홍익대 용역업체 ‘노조’ 탄압도 인수인계

현장 관리소장 포섭…“민주노조 교섭권 방해는 부당노동행위”

2013-01-24 08:54       강성원 기자 sejouri@mediatoday.co.kr

최근 신세계 이마트가 노조 설립을 막기 위해 직원들을 광범위하게 사찰해 논란이 된 가운데 홍익대에서도 민주노총 소속의 노동조합의 무력화를 위한 고용주의 개입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현장 관리소장을 포섭해 부당노동행위를 부추긴 것으로 밝혀졌다.

23일 공공운수노조 서울경인지부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일자로 새롭게 선정된 홍익대 용역업체 국제공신(주)은 민주노총 소속 노종조합의 세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노무법인과 파트너십을 맺고, 이전 용역업체 관리자와도 접촉을 시도했다.

국제공신 대표이사와 홍익대 전 용역업체 관리부장과의 미팅 내용을 기록한 이 회의록에는 민주노총 노동조합의 세력 약화와 복수노조 관리를 위해 현장 관리 소장에게 업무추진비 명목으로 55만원을 지급했다는 사실이 기재돼 있다. 또 상급노조 주요 간부들의 성향과 해고 대상 조합원 명단 등이 자세히 서술 돼 있다.

이 회의록에는 현장 관리 소장을 국제공신에서 끌고 가야할 이유에 대해 “현재 홍경회(홍익대 복수노조) 노조원이 38명인데, 홍경회가 과반수 노조원을 구성하게끔 물밑으로 힘을 쓴 게 현 소장”이라며 “현 소장이 홍경회 노조원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있으니 참고하시라. 용진실업은 현 소장에게 급여 외에도 매월 업무추진비 명목으로 55만원을 지급했다”고 기록돼 있다.

또한 “한국노총 소속 노동조합과 파트너십을 중심으로 민주노총 소속 노동조합의 세력 약화에 초점을 맞춰 노무관리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며 노조와 상대 시 대응원칙도 구체적으로 상술돼 있다.

회의록에 따르면 용진실업 관리부장 오모씨는 국제공신 대표이사에게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에서 만나자고 하면 미루면서 안 만나는 게 좋지만, 현실상 안 만날 수는 없다”며  “만약 만나게 되더라도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쳐 복수노조 대표가 선정되기 전까지는 절대 문서로 서면합의는 하지 마라”고 조언했다.

오씨는 “노조 상대 시 대표이사가 직접 나서지 마라. 대표이사는 말 그대로 회사를 대표하기 때문에 대표 말 한 마디가 노조원들에게 유리할 수 있다”며 “우리 용진실업이 처음에 내용을 모르면서 만나서 서면합의를 해 그걸 빌미로 관리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오씨는 국제공신이 경계해야 할 이른바 ‘블랙리스트’에 대해서도 민주노총 홍익대분회 조합원 4명의 실명을 거론하며 “반드시 해고해야 할 사람”이라고 지목했다.

아울러 상급노조 간부들을 상대하는 요령과 노하우도 전수했다. 오씨는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모 간부에 대해 “이 사람과는 노사관련법 등 아무리 법에 대해서 이야기해도 대화가 안 되고 무조건 점거농성하면 된다고 하는 사람이다”며 “아주 질 나쁘고 악질 인간이다”고 폄훼했다.

신지심 법무법인 ‘함께’ 노무사는 이번 문건 공개로 드러난 용역업체의 노조 탄압 행위에 대해 “복수노조·창구단일화에 있어 비노조원이 개입해 노동조합을 조직화하고 그 노조가 과반수로 교섭대표가 된다면 민주노조의 교섭권을 방해한 것”이라며 “이는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라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더군다나 창구단일화 문제에 있어서 과반수의 여부가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교섭대표의 결정은 노조 간에 이루어져야 하고, 제3자가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한편, 미디어오늘을 국제공신 측 관계자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담당자가 자리를 비웠거나 연락이 되지 않았다. 홍익대 관재팀 관계자도 통화가 여의치 않다며 전화를 끊었다.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홍익대 분회는 이날 오전 홍익대 본관 앞에서 ‘홍익대 민주노조 기획 탄압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오후에는 사용자인 학교 측에서 용역업체의 부당노동행위에 즉각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하는 연좌농성을 벌였다.

홍익대 분회는 오는 15일 ‘민주노조 기획탄압 규탄 결의대회’를 열 예정이다. 이와 함께 국제공신과 용진실업을 부당노동행위로 고소·고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