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계가 좋다’ 김성주에 적십자 노조 “반대 안한다” 왜?

외부에선 박근혜 측근 낙하산 비판 쇄도, 내부에선 “실리추구” 이기주의?

2014-09-26 09:47       금준경 기자 teenkjk@naver.com

18대 대선 때 새누리당 공동선대위원장 출신으로 대한적십자사 총재로 선출되어 ‘보은인사’ 논란을 빚은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에 대해 정작 대한적십자사 노조에선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혀 그 배경에 의문을 낳고 있다.

최경진 보건의료노조 대한적십자본부 지부장은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실리를 추구한다”며 김 회장의 대한적십자사 총재 선출에 반대하지 않았다. ‘보은인사’ 라는 비판에 대해 최 지부장은 “대한적십자사 총재는 대통령이 임명하기 때문에 늘 낙하산 총재가 온다”며 “총재가 바뀔 때마다 들고 일어나기에는 내부 현안 문제가 많다”고 했다.

최 지부장은 “민주노총 조합원으로서는 새 총재에 반대하지만 이익집단인 노조의 이익을 위해 반대만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김 회장이 적십자사 업무와 무관한 이력만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기업가 출신이 일을 더 잘하는 경우도 있다”며 “임명 후에 문제가 있으면 싸우겠다”고 말했다. 임명 후에 벌어질 수 있는 문제에 관해 최 지부장은 “우리는 총재보다 사무총장 임명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새 총재가 사무총장을 정부관계자로 앉히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 밝혔다.

이에 반해 정호희 민주노총 선정홍보실장은 김 회장의 대한적십자사 총재 임명에 대해 “막장 보은인사”라고 비판했다. 정 실장은 “자니 윤에 이어 아무런 전문성과 관련성도 없는 인사를 낙하산으로 임명을 강행한 조폭식 국정운영”이라고 비판했다. 대한적십자사 노조와는 크게 배치되는 평가였다.

노동계 뿐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박수현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25일 현안 브리핑에서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 운영과 이산가족 상봉과 같은 인도주의 사업 운영은 분명히 다르다”며 “김 회장이 남북관계를 원만하게 풀어가기 위한 사회적 신임과 덕망을 갖췄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했다. 박 대변인은 김 회장이 새누리당 공동선대위원장 당시 했던 “경제민주화를 강제로 하는 것은 역사에 역행하는 것", "나는 영계를 좋아한다" 발언을 언급하며 “자질 면에서도 적합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김종민 정의당 대변인은 “눈만 뜨면 ‘보은인사’ 잔치”라며 “박근혜 정권의 보은인사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니 낙하산 철폐니 관피아 청산이니 내뱉던 말들이 이제는 모두 공염불”이라고 비판했다. 홍성규 통합진보당 대변인은 “인도주의의 상징인 대한적십자사마저도 거리낌 없이 논공행상의 대상으로 전락한 현실이 개탄스럽고 분노스럽다”며 “대선 시절 스스로 ‘트러블 메이커’를 자임했던 김성주 회장은 이제 진짜 ‘트러블 메이커’가 되었다”고 했다.

한편 주희조 대한적십자사 대외협력팀과장은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김 회장의 ‘보은인사’ 논란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미디어오늘은 김 회장과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김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성주재단의 박효은 매니저는 “(김 회장이) 현재 외국 출장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김성주 신임 대한적십자사 총재지명자는 지난 2012년 10월 24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당 사무처 2030 당직자와 간담회에서 “요새 박 후보, 우리 그레이스 언니(자신이 붙여준 별명)도 빨간 옷을 많이 입으시더라. 빨간립스틱까지 정말 짱이었다. 칭찬해드려야 한다”고 말한 뒤 당직자들이 선물로 꽃다발을 주고 사진촬영을 하자 “내가 ‘영계’를 좋아하는데 가까이 와서 찍자”고 말했다고 뉴스1, 한겨레 등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