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진 “천안함 비밀접촉 폭로… 조선, 날 북추종자로 왜곡”

[인터뷰] 군 적폐청산위원 거론 전 국회의원 “기밀유출 엠바고위반은 허위보도 판명…확인않고 쓴 사설, 기본도 안돼”

2017-09-15 18:21       조현호 기자 chh@mediatoday.co.kr

조선일보가 군내 정치중립 위반 사건 등을 규명할 국방부 적폐청산위원회 위원들을 “좌편향 돼 있다” “이들이 오히려 군내 적폐를 쌓는 것”이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특히 위원으로 거론된 김광진 전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전신) 의원의 과거 트위터 글 등을 문제삼기도 했다.

김 전 의원은 조선일보의 주장에 대해 사실확인도 제대로 않고 쓴 사설이라며 일기장에 쓰기에도 부끄러운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조선일보는 15일자 사설 ‘결국 ‘이명박’ 표적 적폐 청산, 軍엔 “北 더 신뢰” 인물까지’에서 김광진 전 의원이 군 적폐청산위원회 위원으로 거론되는 것을 두고 “과거 ‘(천안함 폭침 문제에) 북한이 더 믿음이 간다’고 했던 정치인을 포함시킨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그는 군 기밀 유출 논란도 불렀던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이밖에도 군내 동성애를 옹호하거나 주한 미군 철수를 주장했던 재야 단체 출신도 포함돼 있다는 점을 들어 조선은 “이런 사람들이 모여 청산한다는 ‘적폐’는 과연 무엇인가”라며 “이들이 우리 군에 정말 무서운 적폐를 쌓는 것은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적폐 청산 대상에 국정원 블랙리스트와 이명박 전 대통령 수사 언급이 나오는 것을 두고 조선은 “과거 국정원이 국내 정치·사회·문화계에 개입해 한 치졸한 짓을 보면 한심할 따름”이라면서도 “그러나 이 수사는 노무현 대통령 자살에 대한 보복이라는 성격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보복의 악순환이 한 번 더 쳇바퀴를 돌리려 한다”며 “늘 그랬듯이 이 정권도 5년 뒤엔 같은 일을 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선은 “정권 임기 5년이 긴 시간이 아닌데도 새 정부 출범 후 ‘미래’라는 말은 거의 들어본 적이 없고 온통 ‘과거’ 뿐”이라고 덧붙였다.

▲ 김광진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사진=김광진 공식사이트
이날 사설과 전날(14일) 기사에서 거론된 김광진 전 의원은 자신에 대해 사실과 달리 왜곡해서 평가한 사설이라고 비판했다.

김 전 의원은 15일 오후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자신이 ‘북한이 더 믿음이 간다’고 언급했다는 것과 기밀유출 논란을 벌였다는 조선 주장에 대해 “기밀 누설과 관련한 보도는 정정보도까지 나왔다”며 “북한이 더 믿음이 간다는 발언의 경우 당초 없다던 남북간 비밀접촉을 한 것으로 북한이 밝혔고, 실제로 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니 그렇게 쓴 것인데, 조선일보는 의도적으로 이를 왜곡해서 내가 북한을 추종하는 것처럼 썼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신문 사설을 이런 사실도 확인하지 않고 쓰는 것은 기본이 안 돼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기밀유출 사건의 경우 한 인터넷매체가 지난 2015년 북한의 지뢰도발 사건과 관련해 김 전 의원이 엠바고 요청을 받고도 이를 SNS에 공개해 국군의 사기에 나쁜 영향을 끼쳤으니 책임지라는 기사를 썼으나 언론중재위 조정에 의해 정정보도하는 것으로 결론이 난 사건이다. 경제풍월이라는 매체는 그해 9월2일 기사 ‘[DMZ 지뢰도발] ‘전투복 입고 돌아 오라’’에서 김광진 국회의원이 “DMZ 지뢰도발 사건에 관한 사전 ‘엠바고’ 요청을 받고도 이를 SNS에 공개하며 DMZ 방어망이 뚫렸다고 빈정거렸다”, “국방위 소속으로 민감한 군 관련 정보를 보고를 통해 취득한 것을 제멋대로 악용하는 김광진 씨는 국군의 명예와 사기에도 나쁜 영향을 미쳤으니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썼다. 이 매체는 그해 9월10일 “그러나 사실확인 결과 김광진 의원은 DMZ 지뢰도발 사건 관련 사전 ‘엠바고’ 요청을 받은 적이 없었다는 사실을 확인하여 이를 바로잡습니다”라고 보도했다.

김 전 의원이 엠바고 요청을 받고도 SNS에 올렸다는 것은 허위사실로 판가름난 것이다. 그런데도 조선은 이런 사실은 빼놓고 기밀유출 논란을 불렀던 정치인으로만 규정했다고 김 전 의원은 지적했다.

▲ 지난 2015년 9월10일 경제풍월이 실은 정정보도.
또한 천안함 사건 관련 ‘북한이 더 믿음이 가’라는 글의 경우 김 전 의원이 지난 2011년 6월1일 트위터에 올린 글로, 천안함 사건 관련 베이징 남북 비밀접촉 사실을 북한이 폭로한 내용을 보고 평한 것이다.

당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그해 같은 날짜 ‘그 어떤 권모술수로도 북남관계를 파탄시킨 책임에서 벗어날수 없다’라는 글에서 국방위원회 대변인 대답을 통해 “리명박 역적패당은 … 올해 4월에 들어서면서 《천안함 침몰사건과 연평도 포격사건에 대하여 더이상 거론하지 않겠으니 제발 〈정상회담〉을 위한 비밀접촉을 가지자》고 거듭 간청하여 왔다”며 “5월9일부터 비밀접촉 마당에 나온 괴뢰통일부 정책실장 김천식, 정보원 국장 홍창화, 청와대 비서실 대외전략비서관 김태효 등은 우리와 한 초기 약속을 어기고 《천안》호 침몰사건과 연평도 포격사건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하여 《지혜롭게 넘어야 할 산》이라며 우리의 《사과》를 받아내려고 요술을 부리기 시작하였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우리측이 우리와 무관한 사건과 정정당당한 자위적조치를 두고 ‘사과’한다는 것 자체가 말도 되지 않는다고 박아주자 ‘제발 북측에서 볼 때는 사과가 아니고 남측에서 볼 때는 사과처럼 보이는 절충안’이라도 만들어 세상에 내놓자고 하면서 우리 측에서 ‘제발 좀 양보하여 달라’고 애걸하였다”고 썼다. 북한은 “저들은 이미 ‘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한 일정을 모두 잡아놓고 있다고 하면서 두 사건에 대한 문제가 타결되면 5월 하순경 ‘정상회담’을 위한 장관급 회담을 열어 합의사항을 선포 … 등을 예견하고 있으니 제발 딱한 사정을 들어달라고 구걸하였다”며 “우리측이 지금처럼 남측에서 반공화국 적대시 정책을 고집하는 한 최고위급 회담 개최는 있을 수 없다고 단호한 입장을 밝히자 ‘최소한 두 사건에 대해 〈유감〉이라도 표시해 달라’, ‘말레이시아에서 다시 만나 이 문제를 결속하자’, ‘그리고 정상회담 개최를 빨리 추진시키자’면서 돈봉투까지 꺼리낌없이 내놓고 그 누구를 유혹하려고 꾀하다가 망신을 당하였다”고 폭로했다.

김 전 의원은 이를 보고 북한이 더 믿음이 간다고 한 것인데 조선은 마치 자신이 북한을 추종하는 것처럼 썼다는 것이다.

▲ 김광진 전 의원이 2011년 6월1일 트위터에 올린 글.
이와 함께 적폐청산위원진이 군에 무서운 적폐를 쌓는 것 아닌가라는 조선 주장에 대해 김 전 의원은 “군내 동성애 문제에 있어서도 인권 측면으로 바라보는 것인데, 조선 주장은 군 인권은 필요없다는 얘기 아니냐”며 “딱 조선일보 (수준)의 주장”이라고 말했다.

김 전 의원과 함께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고상만 인권운동가, 문재웅 제이컴 대표 등 7명 중 4명을 들어 좌편향됐다는 14일자 조선일보 기사에 대해 김 전 의원은 “아직 임원 선임중이며 국방부도 위원들 전체를 발표하지 않았다”며 “조선일보가 보도한 위원명단대로 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전 의원은 “편향이라고 하면 70% 이상은 돼야 하지 않느냐”며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의 상황에서 제도개선이나 개혁위원회와 같은 성격이 아니라 지난 10년 간 집권했던 사람들의 문제를 바로잡자는 것이기 때문에 (이전 정부와) 다른 시각의 사람이 함께 하는 것도 나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현 정부가 5년 뒤 같은 일을 당할 것이라는 조선일보 경고에 대해 김 전 의원은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이야기를 해야 반론을 할텐데, 반론을 할 만한 주장이 못 된다”라며 “본인의 일기장에 써도 부끄러울 만한 주장을 신문지상에 사설이라는 이름으로 싣는 것이 서글프다”라고 비판했다.

한편, 군 적폐청산위원회가 조사할 적폐대상과 관련해 김 전 의원은 △사이버 사령부 대선개입 △기무사 민간인 사찰 문제 △방산비리 관련 정권차원 외압 여부 △군 교육 관련 예비군 훈련장의 편향된 교육 문제 △군 의문사 중 시급하게 다뤄야 할 문제 등을 들었다.

지난 11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군과 민간을 갈라놓으려는 것 아니냐는 일부 기자의 질의가 나온 것에 대해 김 전 의원은 “다른 부처도 적폐청산위원회가 전부 만들어지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 차원에서 하는 것으로 군을 적으로 삼기 때문에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대통령 직속으로 가거나 다른 국가인권위원회 차원에서 한다면 몰라도, 국방장관이 주는 임명장을 받고 이뤄지는 군 내 위원회”라며 “오히려 조사권과 수사권 같은 권한이 없어서 제대로 되겠느냐는 것이 고민”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의원은 “자칫 (적폐대상 사건에) 면죄부를 주는 결과만 낳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아무 것도 밝혀진 게 없으니 결과적으로 아무 문제없는 것으로 비춰지지 않을지가 더 현실적인 염려사항”이라고 덧붙였다. 

위원회의 임기는 오는 연말까지로 한시 운영되며, 결과 발표시 사안에 따라 수사의뢰도 할 수 있다고 김 전 의원은 전했다.

▲ 조선일보 2017년 9월15일자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