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는 김경준의 140억 다스 지급에 관여했나

옵셔널캐피탈, 이명박 고발 “우리 줘야할 돈 다스로…MB 직권남용” MB측 “정치공세…나중에 밝힐 때 올 것”

2017-10-20 09:09       조현호 기자 chh@mediatoday.co.kr

BBK를 설립한 김경준씨가 스위스은행에 예치한 140억 원을 다스에 제공한 과정에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재직시절 청와대 등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피해자들의 형사 고발과 함께 검찰수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명박 전 대통령 당선 직후 종결(특검)됐던 이른바 BBK 사건이 거의 10년 만에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됐다.

장용훈 옵셔널캐피탈 대표는 지난 13일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재수 전 LA총영사(MB정부 시절)를 직권남용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 사건을 첨단범죄수사부로 배당해 수사에 착수했다.

고발인인 장씨는 이 전 대통령과 김 전 총영사가 사진의 지위를 이용해 김경준 등으로부터 회수할 손해배상금을 다스에게 지급하도록 해 권리행사를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장씨는 지난 2004년 미국에 있는 김경준 등을 상대로 미국 법원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해 2011년 2월 미 연방 제9순회항소법원에서 배심원들이 장씨를 비롯한 고발인들에게 371억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해 승소를 확정받았다.

그런데 다스 역시 2003년 7월 경 김경준 등을 상대로 투자금 140억 원을 반환하라는 취지의 소송을 제기했으나 다스가 패소한 것으로 안다고 장씨는 주장했다. 그 이후 2011년 2월1일 경 다스와 김경준 등이 극비리에 140억 원 상당을 반환하는 것으로 합의하여 사건을 종결했다는 것이다.

고발인인 장씨가 김경준을 상대로 한 재판에서 승소할 것으로 알려지자 다스와 김경준씨가 합의해 장씨 등에 돌아가야 할 손해배상금이 다스에게로 갔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장씨 등은 다시 주식회사 다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는 졌으나 항소심에서 승소해 현재 상고심 재판 중에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이 때가 이명박 대통령 재직시절이었고, 이 과정에서 김재수 LA총영사와 청와대 행정관 등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는 점이다. 김재수 전 총영사는 LA에서 다스와 대책회의를 두차례 개최해 소송대응을 논의했으며 청와대 행정관을 통해 스위스계좌에 입금된 돈의 동결 등에 대해 검토하도록 하는 문건이 공개됐다. 이 문건을 보면, 김경준의 가족에 대해 범죄인인도 청구 등을 통해 김경준과 비밀합의를 압박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는 등의 행위를 했다고 고발인은 주장하고 있다.

▲ 지난 2007년 12월16일 당시 대통합민주신당 비상대책위원회가 국회 의원회관에서 "2000년 10월 17일 광운대학교 최고경영자과정 특강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그해 1월달에 BBK라는 투자자문회사를 설립을 했다"는 육성동영상을 공개하며 이후보의 사퇴를 촉구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고발인은 청와대 공무원들에게 지시해 다스로부터 관련 사항을 보고받고 필요한 지시를 하도록 하는 방법으로 개입했으며 스위스 계좌 압류 해제 및 미국 몰수재판에서의 유리한 결정 등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문건은 시사인의 주진우 기자가 지난 8월24일 ‘[단독] 다스의 140억 MB가 빼왔다?’에서 공개한 것을 근거로 하고 있다. 시사인이 공개한 문건은 이밖에 다스의 내부 회의록도 있는데, 여기엔 김재수 전 총영사가 2008년 11월10일 미국 LA 소재 찻집 화선지에서 다스 관계자들과 소송관련 대책회의를 한 것으로 나온다.

특히 시사인은 다스의 한 핵심관계자의 말을 빌어 “140억원을 돌려받기 위해 청와대가 직접 나섰다. 청와대와 외교부 그리고 검찰이 나서서 미국과 스위스 정부를 설득해 김경준의 계좌 동결을 풀었다. 다스는 청와대의 지시에 따라 문서를 만들어 보고하고, 다시 지시를 받았다. 청와대 담당자는 민정수석실의 ㅇ 행정관이었다”고 보도했다. 시사인은 외교부 담당자로 김재수 LA 총영사를 들어 “김 총영사는 다스와 만나 회의하고 직접 지시를 내렸다”며 “이 모든 것은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관장했다. 돈 문제만은 하나하나를 직접 챙겼고, 서류가 부족하거나 늦게 도착하면 청와대에서 불호령이 떨어졌다”고 썼다.

시사인은 김 전 총영사가 이 문건 내용과 관련한 기자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으며 지난 8월18일 현재까지도 전화를 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고발인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직권남용 혐의 근거로 보고 있는 것은 시사인에 나오는 이 같은 다스 관계자의 증언이다.

이를 두고 고발인은 이 전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남용해 김재수에게 위와 같은 행위를 지시했고, 청와대 공무원들에게 지시해 주식회사 다스로부터 관련사항을 보고 받고 필요한 지시를 하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전 대통령의 다스 실소유주 논란과 관련해 고발인은 피고발인들의 직권남용의 동기를 설명할 수 있는 중요한 정황이라고 보고 있다. 

다스의 최대 주주는 이 전 대통령의 큰형인 이상은 회장이다. 하지만 다스는 이 회장과 처남 김재정씨가 1985년 매도한 도곡동 토지대금으로 설립했는데, 이 도곡동 토지가 이명박 전 대통령이 명의신탁한 토지라는 의혹이 나왔었다. 최근엔 이 전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씨가 다스의 CFO(최고재무책임자)로 선임돼 의심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현재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언론 창구 역할을 하고 있는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19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현재는 일일이 대응하지 않지만 입장을 밝힐 때가 올 것이라고 전했다.

김 전 수석은 “정치적인 목표를 가진 정략적인 공세라고 보기 때문에 지금 하나하나 의혹이 나올 때마다 대응하는 것도 우스운 것”이라며 “언제가 대응할 때가 올 것”이라고 밝혔다. 시사인의 보도나 고발인의 주장 등의 진위여부에 대해 김 전 수석은 “진위 여부에 대해서는 어떻게 알겠느냐”며 “언론플레이 해서 떠들면 무작정 수사해야 하느냐. 감정의 앙금을 갖고 이렇게 하는 적폐청산은 응징과 보복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에 제대로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수석은 “(이 전 대통령이) 추석 전에 포괄적으로 얘기하겠다고 해놓았기 때문에 제기된 의혹 중에 일정부분은 할 것”이라며 “시기는 두고 봐야겠지만, 이야기할 기회가 올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스위스은행의 김경준 돈 140억 원이 다스로 간 과정에 대해 당사자인 김경준씨는 다른 주장을 펴고 있다. 김씨는 지난달 28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미 법원이 아니라 스위스 법원이 계좌를 잠깐 동결을 했다, MB측이 우려한 것 같이 동결이 풀렸고, 그러자 제가 그 돈을 옮길까봐 MB측이 스위스 법원에 소송 및 고소를 제기하면서 동결을 요청했는데 스위스 법원이 이를 받아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140억원 송금 당시에 계좌를 동결 시킨 당사자가 다스 였기에, 동결을 푸는 것은 다스의 선택에 따라 진행된 것이므로 어렵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씨는 “단 주진우 기자 주장과 같이 외무부 직원(총영사)을 마치 자기 변호사 같이 쓴 것은 MB의 직권 남용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 이명박 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