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마 MBC기자 “방통위, 당장 고영주·이인호 해임해달라”

25일 파업콘서트 참석해 “도둑이 빼앗았던 ‘공영방송’ 재물, 주인인 국민에 다시 돌려줘야”

2017-10-25 21:57       정철운 기자 pierce@mediatoday.co.kr

이용마 MBC해직기자가 25일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열린 ‘MBC 파업 콘서트 다시 만나도 좋은 친구’ 행사에 참석해 공영방송의 빠른 정상화를 위해 방송통신위원회가 적극 대응에 나서줄 것을 호소했다.

복막암 투병중인 이용마 기자가 김장겸 퇴진을 위한 파업 행사에 등장한 건 오늘이 처음이었다. 그는 이날 치료차 서울에 들렀다 예정 없이 콘서트 현장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마 기자는 김민식PD와 함께 “김장겸은 물러나라!”는 구호를 외친 뒤 민주사회를 위해 그 무엇보다 언론의자유와 표현의자유가 중요하다며 국민들에게 공영방송을 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용마 기자는 “한 때 애국시민이란 표현을 좋아했지만 언제부턴가 민주시민이란 표현을 더 좋아하게 됐다. 애국시민이란 표현엔 국가주의가 숨어있다. 국민을 도구화시키는 그런 개념이 숨겨져 있다. 반면 민주시민이라는 말에는 민주주의라는 뜻이 담겨있다. 민주주의는 인류가 발명한 정치제도 중에 가장 훌륭한 제도이다. 그래서 우리가 민주주의를 외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 25일 밤 서울광장에서 열린 MBC파업콘서트에 깜짝 등장한 이용마 해직기자는 '방통위가 고영주 방문진 이사와 이인호 KBS 이사장을 해임해 달라고 촉구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이 기자는 “민주주의가 한 사회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 소수가 의사 결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 다수 의견을 수렴하려면 국민들 의견을 광범위하게 들어야 한다. 국민들 여러 의견을 듣지 않고 듣고 싶은 의견만 듣고 다른 의견이 있는 사람의 말을 못하게 하면 민주주의가 돌아갈 수 있겠나. 그래서 민주주의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언론의 자유이고 표현의 자유다”라고 강조했다.

이 기자는 “영화 ‘공범자들’에서 최승호PD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언론이 질문을 못하면 나라가 망한다’고 외쳤다. 언론이 살아야 한다. 언론이 살아야 민주주의가 살아날 수 있다. 그걸 못하게 막는 게 독재”라고 비판한 뒤 “군사정부 시절엔 사람들을 잡아다 고문하고 때리고 말을 못하게 했지만 지금은 예전처럼 때리고 고문할 수 없어 등장한 게 여론 조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명박-박근혜 시절 국정원과 총리실, 기무사까지 동원해 국민을 사찰하고 비판적 목소리는 전부 차단하고 괴롭혀왔다. 고문만 사라졌지, 과거 박정희 전두환과 무슨 차이가 있었나”라고 반문한 뒤 “독재시절을 우리가 지난 9년 동안 겪었다. 그 과정에서 공영방송은 권력의 나팔수로 전락을 했고 기레기라는 소리를 듣게 됐다. 우리 국민들이 이 사실을 모르겠나”라고 개탄했다.

그는 “박근혜 정권이 말 그대로 국민의 위대한 항쟁에 의해 붕괴됐다. 그런데 도둑이 쫓겨났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 도둑이 빼앗았던 재물, 주인 찾아서 다시 돌려줘야 한다”고 말한 뒤 “공영방송, 누구의 것인가. 국민의 것이다. 국민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그는 공정한 국민대리인단을 구성해 공영방송 사장을 선출하는 지배구조 개선을 주장하고 있다.

▲ 이용마 해직기자(오른쪽)와 그의 동료 김민식 MBC PD가 '김장겸은 물러나라!' 구호를 함께 외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이용마 기자는 현 김장겸 경영진과 자유한국당을 겨냥해 “도적들이 쫓겨나 이제 원래의 주인에게 재물을 돌려주자고 하니 언론장악이라고 한다”며 개탄한 뒤 “이효성 방통위원장은 이제 자신의 권한을 제대로 활용하시기 바란다”며 “이 위원장에게 요구한다. 고영주(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이인호(KBS이사장), 방통위의 권한으로 당장 해임해 달라”고 외쳤다.

MBC와 KBS의 파업이 50일을 넘기며 장기화되는 가운데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쥐고 있는 방통위가 정상화 작업에 미온적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이용마 기자가 직접 방통위원장에게 적극적인 대응을 호소한 것이다. 앞서 이효성 방통위원장은 방통위원장이 되자마자 이용마 기자를 찾아가 그를 격려하고 공영방송 정상화를 약속한 바 있다.

이날 콘서트는 5000여명의 시민과 언론인이 참석했으며, 밴드 혁오·DJ DOC·장기하와 얼굴들·전인권 등이 축하공연으로 자리를 빛냈다. 이날 행사 사회를 맡은 김민식PD는 이용마 기자를 가리켜 “저에게 언론자유의 소중함을 가르쳐준 스승”이라며 “이런 멋진 친구가 있는데 안 싸울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용마 기자는 2012년 MBC 170일 파업 당시 노동조합 홍보국장을 맡았으며, 김재철 경영진에 의해 해직된 지는 오늘로 2061일째다. 그는 MBC정상화의 상징적 존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