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9시30분 청와대 보고문건, 추가 발견 잇달아

박남춘, 해경상황보고서 공개 ‘청 위기관리센터 등 전파’…진선미, 중대본 10시 상황보고서 내놓아

2017-10-30 15:28       조현호 기자 chh@mediatoday.co.kr

세월호 참사 당일 오전 10시에 대통령에 첫 보고했다는 박근혜정부 청와대 주장에 대해 그 이전에 보고됐을 것으로 보이는 문건들이 추가로 발견되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박남춘 더불어민주당 의원(인천 남동갑)이 세월호 사건 당일(2014년 4월16일) 해양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해경은 최초 상황보고서를 2014년 4월16일 9시30분에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NSC)와 사회안전비서관실에 전파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30일 밝혔다.

박 의원이 공개한 ‘목포, 침몰선박(여객선) 발생 보고(통보)’라는 제목의 해경의 상황보고서는 발송일시가 ‘2014. 04.16.(수) 09:30’으로 찍혀있고, 전파처에 18개 주요 정부부처 상황실 및 대응기관이 나열돼 있다. 이 가운데 청와대의 경우 사회안전비서관실과 BH경호상황센터, 청와대위기관리센터 등이 전파처 목록에 포함돼있다.

보고서를 보면, 접수경로는 신고자가 08:55에 목포해경서로 했으며, 보고내용으로 일시 및 장소는 참사 당일 08:58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방 1.8해리(Fix 34-11N, 125-56E)였다. 선박의 제원은 SEWOL호(여객선, 6647톤, 승선원 450명 승무원 24명, 인천→제주)였다.

신고내용으로 인천에서 제주로 항해중인 세월호가 침수중 침몰위험이 있다고 신고한 사항으로 적혀있다.

이밖에 당시 안전행정부(현 행정안전부)가 제출한 답변서를 보면, 안행부가 최초 상황 인지 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구성 여부 등을 논의한 ‘최초 상황판단회의’를 9시35분에 소집한 결과 9시45분에 중대본을 가동하기로 결정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 박남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공개한 세월호 참사 당일 해경이 작성한 상황보고서. 사진=박남춘 보도자료
박남춘 의원은 이를 두고 “지난 12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밝힌 내용과 종합해 보면, 당시 최초 세월호 사고 발생 직후 해경은 상황인지 후 최초 상황보고서를 9시30분에 청와대 위기관리센터와 사회안전비서관실 등에 전파했고, 이를 보고받은 위기관리센터는 대통령과 비서실장, 경호실장 등에 재차 보고·전파한 것”이라며 “안행부와 중대본도 즉시 중대본 가동 여부 등 대책회의를 개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기춘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과 김규현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국회 운영위원회와 국정조사 등에 출석해서 박 대통령 보고 시점이 10시라고 거듭 증언했다. 박남춘 의원은 “당시에도 청와대와 정부(전 안전행정부)가 상황인지 시점에 대해 계속 부인해 왔으나, 최근 확인된 문건들을 종합해 재검토하면서 당시 주장이 거짓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었다”며 “이제라도 행정안전부와 청와대는 올바른 진실이 규명될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하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지난 2014년 5월 당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상황보고서를 들어 진선미 의원은 박근혜 당시 대통령에게 세월호 사고 최초 보고시각이 10시 이전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진 의원은 지난 29일 아침 보도자료에 첨부한 ‘진도해상 여객선 침몰사고 상황보고’에 대해 “지난 2014년 5월 행정안전위원회 세월호 참사 현안보고를 위해 당시 안전행정부가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라고 소개했다.

이 보고서엔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단 1명의 인명피해도 없도록 구조에 최선을 다할 것, 객실 엔진실 등 철저히 수색해 누락되는 인원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지시했다고 적혀 있다. 이를 두고 진 의원은 “상황보고에 적힌 ‘대통령님 지시’가 거짓으로 꾸며진 것이 아니라면 박근혜 대통령은 적어도 10시 이전에 상황을 인지한 것”이라며 “박근혜 정부 청와대 관계자들은 그간 박 전 대통령이 10시에 최초 보고를 받고 10시 15분에 전화로 최초의 지시를 했다고 주장해왔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당시에도 9시19분 경 첫 언론보도가 나왔는데 대통령이 10시에 인지한 것이 상식적이지 않다며 많은 질타가 있었다고 진 의원은 전했다.

진선미 의원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일일상황보고가 거짓이거나, 청와대가 헌법재판소와 국회에 제출한 내용이 거짓이거나 하는 상황이다. 거짓말과 거짓말이 겹쳐 있는 거짓말 정권”이라고 말하며 “행정안전부와 청와대는 2기 세월호진상규명위원회에 최대한 협조해 이제라도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진 의원이 공개한 이 자료는 이번에 새롭게 나온 자료는 아니다. 참사 직후 정부가 이미 미디어오늘을 비롯해 여러 언론에 공개했던 자료이며, 이를 토대로 그해 7월 열린 국회 국정조사 특위에서 우원식 의원이 청와대의 거짓말 의혹을 추궁했었다.

당시 우 의원은 “청와대가 지금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박 대통령이 10시15분 유선전화를 통해 ‘한 명의 인명피해가 없도록 하라’는 취지의 지시는 이미 10시에 중대본 상황보고서에 기재된 말”이라고 지적했다. 우 의원은 “10시에 보고하고, 15분에 전화 지시했다는데, 10시 중대본 상황보고서에 어떻게 나올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기춘 당시 비서실장은 “그것은 10시에 문서작성하기 시작해 완성됐을 시간이 적혀있어야 하는데 나오지 않아 생긴 착오”라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해 진선미 의원실 담당 비서관은 30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당시 대통령이 10시15분에 지시했다고 했는데, 10시에 작성된 보고서에 대통령 지시사항이 적혀있다는 것은 단순히 실무적 실수라 볼 수 없고, 이 자체가 왜곡”이라며 “김기춘 실장의 당시 해명은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청와대가 일찍 보고했던 늦게 보고했건 자신들끼리 모순이 발생한다”며 “그때그때 임기응변으로 거짓말을 해왔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 미디어오늘이 세월호 참사 직후 입수한 '진도해상여객선 침몰사고 상황보고' 문건. 진선미 의원은 지난 29일 이 보고문건을 보도자료로 내놓았다. 사진=조현호 기자
▲ 박남춘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박남춘 블로그
▲ 진선미(왼쪽)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진선미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