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8시30분 암초 침몰 추정” 소방상황실 문건나와

박완주 의원 국감서 공개 “청와대‧소방청, 해경보다 먼저 세월호 침몰 인지” 해수부 장관 “특조위 방해, 비공식 조사중”

2017-10-31 16:13       조현호 기자 chh@mediatoday.co.kr

세월호 참사 사고시각이 기존에 알려진 것과 달리 8시30분에 침몰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문건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가 세월호 사고에 대해 해양수산부와 해양경찰청보다 더 먼저 인지했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1일 국회에서 열린 해양수산부·해양경찰청 대상 종합 국정감사에서 세월호 사건 경위를 시간대 별로 재구성하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특히 박 의원은 ‘119소방상황실’이 2014년 4월16일 09:25에 작성한 ‘인천→제주 여객선 침몰사고 소방상황관리’ 보고 문건을 공개했다.

이 자료를 보면, 사고일시는 ‘14. 4. 16(수) 08:50경(최초 해경상황실 신고접수)’라고 기재돼 있으나 사고내용에는 “2014년 4월15일 21:00 인천항을 출항하여 제주 09:00 도착 예정인 ㈜청해진해운 ‘세월호’가 2014년 4월16일 08:30분 전남 진도 관매도 해상 1.7km 지점에서 안개로 인한 암초에 침몰될 것으로 추정”이라고 쓰여 있다. 탑승인원은 모두 471명(안산 단원고등학교 342명 및 여행객)으로 적혀있다.

박완주 의원은 31일 국감에서 “세월호 사건을 시간대별로 재구성하면서 내린 결론은 청와대가 해수부나 해경보다 훨씬 이전에 세월호 침몰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첫 신고가 8시52분에 들어와 9시27분경 소방청이 국정원 등에 전파했다. 8시55분에 세월호의 이준석 선장이 제주VTS에 연락해 구조를 요청하면서 ‘배 넘어가고 있습니다’라고 했다. 고장도 아니라 배가 넘어간다는 것”이라며 “또 9시5분에 전화하자, 진도VTS는 ‘해경한테 통보했구요, 통화중입니다. 잠시 대기해주십시오’라고 한다”고 전했다.

▲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1일 공개한 세월호 참사 당일 119소방상황실이 작성한 문건. 사진=박완주 의원실
또한 박 의원은 해양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세월초 최초 상황보고서’에 따르면 해경은 오전 9시30분 첫 상황보고서를 청와대에 제출했다며 그러나 같은 시각 청와대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오전 8시35분경 세월호 침수와 구조작업 중이라는 보고를 했다고 지적했다.

이후 청와대는 오전 9시20분 해경 상황실로 세월호 조난 신고 여부를 파악하고 곧이어 건 전화에서는 세월호 승선원의 숫자도 먼저 언급했다는 점을 박 의원은 소개했다. 해경이 제출한 ‘청와대-해경 녹취록’에 따르면 청와대는 해경에 “진도에서 그 여객선 조난 신고 들어왔습니까”라고 묻고, 9시22분 전화에는 “세월호에 500명이 탔고요”라며 인원수까지 확인하는 것으로 나온다. 대화내용은 다음과 같다.

BH : 아 예 실장님 지금 그 입수된 시간이 어떻게 되지요? 신고시간이

해경청 : 예 신고시간이 8시58분에 연락이 왔네요

BH : 8시58분요 그리고 배 이름이

해경청 : 세월호요 세월호

BH : 어이자 세자 울

해경청 : 예 세월 세월

BH : 아 세월 세월호요 500명 탔고요

해경청 : 아 480명 정도 되네요

BH : 480명

해경청 : 예 지금까지 파악된 것으로는요 승객 승색 450에 승선원 24명요

BH : 승선원 23명 24명 474명이고 해상은 어떻습니까? 현재

박 의원은 해경 최초보고가 이뤄진 9시30분 이전에 청와대는 이미 세월호 침몰사실과 대략적인 승선원 숫자까지 파악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MBC 뉴스도 당일 09시01분에 입력된 날씨기사에 세월호 침몰 사실을 언급한 것도 나온다. 박 의원이 공개한 MBC 뉴스 ‘서울 올 들어 첫 ‘미세먼지 주의보’ 발령’(인터넷뉴스)에 보면, 기사입력 시간이 ‘2014-04-16 09:01’으로 기록돼 있고, 최종수정 시간은 ‘2014-04-16 12:23’으로 기재돼 있었다. MBC는 이 기사에서 “현재 여객선 침몰 사고가 발생한 전남 목포 앞 해상은 약간 흐리지만 시정이 18km까지 트여있으며, 물결은 1m 안팎으로 잔잔한 상탭니다”라고 보도했다.

이를 두고 박 의원은 이날 국감장에서 “MBC 어떻게 알았을까요”라며 “합리적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언론 가운데 가장 먼저 보도한 곳은 YTN으로 당일 9시19분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 지난 2014년 4월16일 오전 9시1분에 입력된 MBC 뉴스 온라인 날씨기사. 사진=MBC 뉴스홈페이지, 박완주 의원실
김기춘 당시 비서실장과 김규현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국회 운영위원회와 세월호 침몰사고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서 세월호 침몰사실을 9시19분 방송보도를 통해 알았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많은 정황들이 청와대가 세월호 침몰 사실을 사전에 인지했다고 지목하고 있음에도, 정작 청와대 관련 당사자들은 이를 부인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세월호 사고 최초보고자와 보고시간을 반드시 밝혀내야 한다”며 “세월호 사고의 진실규명을 위해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와 해경의 협조가 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국감장에서 “지난번 청와대에서 밝힌 문서에 보면, 보고시각을 9시30분에서 10시로 수정했는데, 사고시각은 8시35분에 일어난 것으로 나온다”며 “누군가 알려줬으니 8시35분이라고 썼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소방상황실에서 9시25분에 작성한 문서에도 나온다. ‘청해진 해운 세월호가 관매도 해상 1.7km 지점에서 암초에 침몰했을 것으로 추정’으로 나온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그러나 해경이 최초로 청와대에 서면전파한 시각은 9시33분이며, 청와대 위기관리실, BH경호센터, 사회안전비서관실 등”이라며 “그 전에 청와대 보고한 일이 있었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박경민 해양경찰청장은 “없었습니다”라고 답했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은 “경위는 설명해주신 대로 이해가 갑니다”라며 “초기에 인명 구조할 황금 시간 놓치고 지휘 제대로 못한 것만은 분명하다”라고 밝혔다.

박경민 해경청장은 “정확히 말하기 어렵고, 진상조사에서 자세히 밝혀질 것이고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해수부가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를 방해한 행위를 제시한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대해 김영춘 장관은 “진실이 무엇인지 밝히기 위해서, 해수부 명예회복과 새출발 위해서라도 (해수부의) 관여가 어느 정도인지 밝혀내야 하며, 현재 비공식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해수부 공무원들이 상부 지시에 의해 행위 했을 것이라 보지만, 위법행위나 부적절한 언행이 있다면 밝혀내고 상응하는 책임을 지게 하겠다”고 밝혔다.

▲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팩트TV 영상 갈무리
▲ 세월호 선저 선미 인양 당시 모습. 사진=이치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