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마의 외침 “나의 꿈을 기억해주길”

이용마 MBC해직기자, 두 아들을 위한 책 ‘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 펴내

2017-11-04 10:48       정철운 기자 pierce@mediatoday.co.kr

그는 복막암 말기 판정을 받은 두 아이의 아버지다. 그는 언젠가 아버지 없이 살아갈 두 아들을 위해 이 책을 썼다. 아버지는 아이들에게 살면서 평생 가슴에 새겼던 문장을 전한다. “‘무엇이 될 것인가’보다 ‘어떻게 살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

그는 무너진 공정방송을 살리기 위해 독하게 싸운 언론노동자다. 2012년 3월19일 MBC에서 해고 확정 통지를 받았다. 170일 파업을 이끌었던 노조 홍보국장은 결국 김재철을 몰아내지 못했다. 이대로 업무에 복귀하면 동료들이 다칠 거라고 생각했지만 더 싸울 수 없었다. 몇몇 조합원은 이용마 기자를 탓했다. 그의 극단적인 투쟁이 화를 불렀다고 했다. 그는, 동료들이 징계를 받고 비제작부서로 찢겨나가며 일상의 모멸감을 견뎌내며 내뱉었던 모든 단어를 가슴 속에 떠안아야 했다. 그렇게 그의 몸속에선 암세포가 자라났다.

▲ 지난 10월25일 MBC 파업 콘서트에서 김민식 MBC PD(왼쪽)와 함께 김장겸 MBC 사장 퇴진을 외치고 있는 이용마 MBC 해직기자. ⓒ이치열 기자
그는 MBC기자다. 경제부 기자 시절엔 삼성을 괴롭혔고, 문화부 기자 시절엔 안티조선운동 보도에 적극적이었다. 누구보다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을 바랐다. 그는 김재철 전 사장을 언급하며 이렇게 촌평했다. “이런 사람들의 공통점은 어떤 정권이 들어서든 항상 여당이 되는 탁월한 능력을 갖췄다는 것이다. … 선배들 중에 기자로서 사명감을 갖고 입사한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그는 사회적 다수를 대표하면서도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시각을 가지는 것이 언론인으로서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는 지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략가다. 사회개혁의 중심이 되는 검찰과 언론을 바로잡기 위해 국민에게 인사권을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추첨을 통해 뽑힌 101명의 국민대리인단을 통해 공영방송 사장과 검찰총장을 뽑자고 한다. 한때 민주당이 밀었고, 현재 자유한국당이 입법논의를 요구하고 있는 일명 ‘김재철방지법’을 두고선 ‘국회선진화법’과 유사하다고 평가한다. 특별다수제를 통해 뽑히게 될 “여야 모두의 동의를 받을 만한 사람”은 기회주의자이기 쉽다는 것. 김재철방지법이지만, 김재철을 뽑을 수 있는 법안이란 의미다. 그는 “정치권이 공영방송 임원진 선임 과정에서 완전히 손을 떼야한다”고 거듭 강조한다.

▲ '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 이용마 저. 창비.
신간 ‘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는 아버지이자, 기자이자, 정치학박사였던 그의 모든 삶이 담겼다. 아버지가 막 성년이 된 아들과 술 한 잔 기울이면서 자신이 살아온 일생을 들려주는 느낌이다. 때론 포근하고, 때론 정겹다. 살아가면서 필요한 삶의 팁 또한 진솔하게 담겨있다. 그리고 가난했던 유년시절, 군사정권이던 고교시절, 민주화 항쟁 당시 대학시절, 그리고 MBC기자로서의 시간들…. 한국사회의 굴곡이 담긴 그의 삶은 두 아들에게 담담하게 전달된다. 아버지는 그렇게 아들에게 자신의 발자취를 남기고 의지를 계승한다.

그는 두 아들을 위해 다음과 같은 문장을 남긴다. “나는 항상 꿈을 갖고 살았다. 그 꿈을 옆에서 지켜보는 너희 엄마가 있어서 나는 행복했다. 너희들 역시 평생 꿈을 갖고 살았으면 좋겠다. 너희들이 나와 똑같은 꿈을 가질 필요는 없다. 아빠 엄마가 심어준 꿈이 아니라 너희들 스스로 찾은 꿈이라면 무엇이든 좋다. 마지막으로 너희들에게 부탁이 하나 있다. 나의 꿈을 기억해주기를 바란다.” 꿈은 기억되고, 의지는 계승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