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사 지시가 MB 통치행위?…조선은 찢어진 신문인가”

김현 더민주 대변인, 조선일보 보도 반박 “이미 정치개입 밝혀져”…조선일보는 답변안해

2017-11-10 13:45       조현호 기자 chh@mediatoday.co.kr

군사이버사령부 군무원 증원에 ‘이명박 전 대통령이 우리 사람을 뽑으라’ 지시했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이 전 대통령의 불법 정치댓글활동 개입 지시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하지만 일부 언론이 이런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조선일보는 사이버사 활동 및 군무원 증원 보고와 지시가 대통령 통치행위 일환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김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미 군 사이버사의 불법 정치개입 사실이 밝혀졌고, 호남인 기용 제한 발언까지 했다는데 무슨 통치행위냐며 오래된 ‘찢어진 신문’(시간이 오래 지난 신문을 비유하는 말) 같은 소리를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조선은 이 같은 반론에 대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조선일보는 10일자 10면 머리기사 ‘MB 등 뒤로… 검찰이 바짝 다가섰다’에서 검찰의 MB 수사와 관련해 “전직 대통령에 대한 조사여서 검찰도 조심스러운 입장”이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이 전 대통령까지 사법 처리를 할 경우 나올 수 있는 여론의 역풍을 우려하는 눈치”라고 썼다.

특히 이 신문은 “무엇보다 대통령이 사이버사 활동과 군무원 증원을 보고받고 지시한 것이 대통령 통치 행위의 일환으로 볼 수 있으며 여기에 사법적 잣대를 들이대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며 “이 경우 검찰이 적폐 청산을 국정 과제 1호로 내세우는 현 정권의 눈치를 보느라 무리하게 수사했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조선일보는 “그럼에도 이 전 대통령을 소환 조사해야 한다는 현 정권의 의지가 강해 결국은 검찰이 그렇게 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고 내다봤다. 조선은 “현 정권 핵심 인사 중에는 노무현 대통령의 자살을 이 전 대통령 탓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는 검사장 출신 변호사의 말을 옮기기도 했다.

▲ 이명박 전 대통령. ⓒ 연합뉴스
김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10일 오전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검찰이 조심스러워하고 역풍을 우려한다는 주장에 동의하기 어렵다”며 “검찰이 과거 잘못된 적폐 청산을 하는데 주저함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사이버사 관련 보고를 받고 지시한 것이 통치행위라는 조선일보 해석에 대해 “그것이 MB 초기인 2008년이나 2009년 또는 (처음 드러난) 2013년이면 이해할 수 있겠으나 이미 다 (불법 정치댓글 활동한 것이) 드러났는데 무슨 ‘찢어진 신문’ 같은 소리를 하고 있느냐”고 주장했다. 그는 “찢어진 신문이란 날짜가 한참 지난 신문이라는 뜻”이라며 “지금 시기를 수년 전 하는 말로 착각하고 있기 때문에 하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조선일보가 저런 해석을 하는 것은 검찰에게 그렇게 하라고 사주하는 시그널이자 검찰이 제대로 수사하면 안된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 것”이라며 “나쁜 프레임으로 가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현 정권 인사가 노무현 전 대통령 죽음을 이 전 대통령 탓이라 보기 때문에 이 전 대통령을 소환조사 할 것이라는 조선일보 보도에 대해 “어불성설에 악의적인 인용으로,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반박했다. 김 대변인은 “그런 정도로 국정운영 안한다. 이미 MB야 말로 정치보복을 했다. 우리는 그런 MB 식의 정치보복을 안한다. 법을 위반한 전 대통령과 전 정부 사람들의 불법에 대해 법치주의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정치보복은 머리 속에 있지도 않으며, 정치를 개혁하고 바로잡고 바로세우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기사를 쓴 조선일보 기자는 10일 “기사에 대해 기자가 개인 답변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경영기획실 관계자는 “편집국 기사에 대해 경영기획실에서 답변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 김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사진=이치열 기자
한편, 이 전 대통령이 “나라가 과거에 발목 잡혔다”는 주장을 한 것으로 알려지자 더불어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지난 9일 저녁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말한 뒤 이 전 대통령이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온라인 여론조작 활동에 대한 보고받은 게 아니냐는 논란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특히 이 전 대통령 측은 “김 전 장관으로부터 보고받은 것은 북한의 사이버전에 대응하기 위해 군의 사이버사령부의 조직을 강화하라는 것”이라면서 “이는 대통령이 반드시 해야 할 업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현 대변인은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언론플레이하듯이 언론에 얘기하지 말고, 입장을 명료하게 밝혀야 한다”며 “박근혜의 전철을 밟지 말라”고 비판했다. 그는 “재직시절에 국민들에게 솔직하고 본인이 진솔한 얘기를 했다면 자신을 뽑았던 지지자들에게 그렇게 극도의 실망을 안겨주지는 않았을 것이고, 구속되지 않았을 수도 있을 것”이라며 “MB는 자꾸 ‘적폐 청산이 뭐냐’, ‘못알아듣겠다’는 식으로 말하는데, 당시 관련자가 구속되거나 수사를 받고 있는데 너무 뻔뻔한 태도”라고 말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명박 정권이 국정원과 국군사이버사령부 등 국가정보기관을 동원해 여론 조작과 정치 공작을 폈다는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각계각층의 다양한 노력이 전개되었음에도 그 실체가 규명되지 못했으나, 마침내 그 실체가 밝혀지고 있는 것”이라면서 “그런데 이명박 전 대통령의 반응이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추 대표는 “사욕과 탐욕으로 나라의 미래를 망친 분이 ‘나라가 과거에 발목 잡혔다’고 한다는 것은 이 어려운 상황에서 염치조차 없는 것이라 할 것”이라며 “전직 대통령으로서 지금이라도 뉘우치고 나라의 미래를 위해서 솔직하게 고해성사하는 것이 먼저일 것”이라고 촉구했다.

▲ 조선일보 2017년 11월10일자 1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