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 교수가 원하는 보도가 ‘김종대 때리기’인가

[기자수첩] 그가 원하는 보도는 응급환자가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게끔 도와달라는 것

2017-11-22 18:14       정철운 기자 pierce@mediatoday.co.kr

오늘 하루 종일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오르내린 단어는 ‘김종대’와 ‘이국종’이었다. 두 사람간의 갈등은 물론 기사로 쓸 수 있다. 하지만 두 사람 중 누구 한 사람을 탓해야 끝나는 사건은 아니다. 인권감수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선악의 문제인가. 하지만 오늘 언론보도 타임라인을 보면 두 사람의 갈등을 키우는데 언론이 혈안이 된 것처럼 비춰진다. 기다렸다는 듯이 소수 진보정당에 대한 색깔론과 과도한 비판이 뉴스를 덮었다.

“말이 말을 낳고 낳은 말이 행동으로 이어지지를 못하면서 말의 잔치가 돼버리는 그런 복잡한 상황 속에서 저희는 그걸 헤쳐 나갈 힘이 없습니다.” 22일 기자회견 자리에서 이국종 교수가 한 말이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에 대한 서운함도 있었겠지만 쓸데없이 갈등을 부추기는 언론보도에 대한 부담을 드러낸 부분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무슨 말을 하고 싶었을까. 그가 언론에게 정말 하고 싶었던 말을 그대로 옮겨본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지금 바로 제가 여기 오기 30분 전부터 아주대학교병원 중증외상센터에서는 환자를 더 수용하지 못해서 소방방재청에 바이패스를 걸었습니다. 바이패스는 뭐냐 하면 우리가 더 수용할 수 없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밀고 들어온다고 합니다. 밀고 들어오는 환자들은 받을 수가 있지만 중환자실이 단 하나도 없습니다.”

▲ 2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학교병원에서 이국종 교수가 총상을 입은 채 귀순한 북한군 병사의 회복 상태 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환자가 다치고 나서 주한 미8군의 더스트 호프팀들이 저희 병원까지 사고 현장에서 이송해 오는 데 30분, 정확히 30분이 걸렸고요. 그 환자가 저희 병원에 도착해서 응급처치를 마치고 수술방 들어가는 데 30분 걸렸습니다. 이게 제가 배웠던 미국과 영국과 일본에서의 스탠더드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온몸이 만신창이가 돼서 넘어온 북한 군인이, 이제 대한민국의 청년이 한국에서 살면서 기대하는 삶의 방향은, 삶의 모습은 자기가 어디서든지 일하다가 내지는 위험한 곳에서 위험한 일을 당해서 다쳤을 때 30분 내로 헬기로 오든 그라운드 앰뷸런스로 오든 30분 내에 중증외상센터에서 적절한 치료가 벌어지고 그리고 사선을 넘어서 병원에 도착하고 30분 내로, 아니면 적어도 1시간, 골든아워 내에 환자의 수술적 치료가 이루어지는 나라에 살려고 여기를 넘어왔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아는 끈이 없어서 병원에 전화 한통 할 데가 없어서 응급실에 처 깔려 있다가 허무하게 생명을 잃는다면 이 사람이 여기 왜 넘어왔겠습니까?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세상은 저는 그런 방향이 돼야 된다고 생각하고 거기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 주셔야 되는 분들이 바로 이 자리에 계신 언론인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간곡히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