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나섰어도…해경, 또 불거진 늑장구조 논란 왜?

인천해경서장 “민간선박, 양식장 산재, 보트 고장 탓 구조대 늦어”…이종인 “일찍왔으면 더 살렸을 것, 안타까워”

2017-12-04 17:15       조현호 기자 chh@mediatoday.co.kr

인천 영흥도 앞바다 낚싯배 전복 사고와 관련해 해양경찰이 늑장대응했다는 지적이 또다시 나오고 있다.

언론의 늑장대응 지적이 나오자 해경은 수중수색 장비를 갖춘 구조대가 산재한 양식장과 신형 보트 고장 등의 이유로 출동이 늦었다고 해명했다. 사고해역에서 가장 가까운 영흥파출소 해경 역시 민간선박을 치우느라 33분이 걸렸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여전히 해경의 구조 시스템이 개선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SBS는 사고 당일인 지난 3일 저녁 메인뉴스(8뉴스) ‘“33분만에 도착”…잠수인력은 1시간 뒤에’에서 “최초신고로부터 33분이 걸렸다”며 “쾌속정이라면 넉넉히 5분이면 갈 거리”라고 지적했다. SBS는 “가장 먼저 도착한 고속단정에는 수중 구조능력이 없었다”며 “수중 구조능력을 갖춘 해경 평택구조대는 오전 7시 17분에야 도착했고, 수중 구조의 골든 타임인 1시간을 이미 넘긴 뒤였다”고 비판했다.

서울신문도 4일자 2면 ‘20분 거리 1시간 걸려…해경 수중요원 ‘늑장 출동’ 논란’에서 “해양경찰청의 수중 수색 전문구조대가 늑장 출동해 골든 타임을 놓쳤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며 “2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를 1시간 가까이 걸려 도착, 더 구할 수 있는 생명을 살리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비판했다.

서울신문은 “7시43분쯤 전복된 선체 ‘에어포켓’에서 구조를 기다리던 3명을 구했다”며 “이 때문에 전문 구조대가 좀더 일찍 출동했다면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7시17분에 도착한 구조대가 7시43분에 3명을 구조했다는 것은 좀 더 일찍 도착했다면 더 구조할 수 있었던 것 아니냐는 것이다.

▲ 4일 오후 인천시 중구 인천해양경찰서 전용부두에 예인된 낚싯배 선창1호에서 영흥도 낚싯배 전복사고 희생자 유가족들이 부서진 선체를 살펴보고 있다. 선창1호는 3일 오전 영흥면 영흥대교 인근 해상에서 급유선과 충돌해 전복됐다. 사진=연합뉴스
이 같은 지적이 나오자 황준현 인천해양경찰서장은 4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사고 당시 출동 시간과 관련해 일부 논란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구조대의 지연출동 경위를 설명했다.

황 서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영흥파출소 구조보트 출동 시간이 지연되어 33분이나 걸렸다’는 SBS 서울신문 등의 지적에 대해 “상황실로부터 출동 지시를 받고 6시13분경 직원 3명이 구조보트 계류 장소에 도착하였으나 주위에 민간 선박 7척이 함께 계류돼 있어 이를 이동 조치하고 6시26분경 출항하였다”고 해명했다.

황 서장은 “당시 해역은 일출 전으로 어둡고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리는 상태였으며 파출소 구조보트는 야간 항해를 위한 레이더가 없어 가다서다를 반복하면서 육안으로 이동하였다”면서 “사고 현장까지 평균 7.5노트로 이동하여 6시42분경 도착하였다”고 설명했다.

민간선박 7척이 계류돼 있어 이를 이동시키느라 늦었으며, 야간항해 레이더가 없어 지연 도착했다는 것이다.

수중구조 장비를 갖춘 평택 해경구조대와 인천 해경구조대 출동이 늦은 것에 대해 황 서장은 “평택 해경구조대는 평택항에서 운용하다 2016년 3월 제부도에 전진 배치되어 있는데 제부도에서 사고 지점 간 최단거리에는 양식장이 산재하고 수심이 낮아 저시정(안개 때문에 잘 안보이는 현상)에서 운항이 불가하였다”며 “이에 따라 입파도 남쪽으로 우회하여 평균 19노트로 운항해 7시17분경 현장에 도착하였다”고 설명했다.

황 서장은 “인천 해경구조대의 경우 보유한 보트 두 척 중 야간 항해 장비가 있는 신형은 고장, 수리 중이었고 구형 한 척이 가동 중이었다”며 “당시 기상 저수심에서는 구형으로 사고 해역까지 항해하는 것이 위험하고 장시간 소요될 것으로 판단했고 6시20분경 구조 차량을 이용, 육상으로 이동, 7시 15분경 영흥파출소에 도착하여 민간구조선으로 현장에 도착했다”고 해명했다.

▲ 3일 저녁 방송된 SBS 8뉴스
인천해경구조대는 배 한척이 고장이고, 다른 한척은 저수심 항해가 위험해 아예 영흥파출소로 와서 민간구조선을 타고 현장에 도착하느라 늦었고, 평택구조대는 최단거리 양식장 탓에 우회하느라 늦었다는 것이다.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는 4일 오후 미디어오늘과 전화 인터뷰에서 “저수심 지대와 양식장이 하루아침에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다. 이미 평상시에 다 파악하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구조대가 있는 이유가 뭐냐. 일찍 대응하기 위한 것 아니냐. 양식장이나 장애물은 늘 있는 것이니 그것이 이유가 돼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인천해경구조대 배 두 대를 사용하지 못한 것도 문제”라며 “1년에 쓰는 예산이 얼마인데 보트가 고장이 나 있느냐”고 말했다.

그는 “불과 1.5km 밖에 안되는 거리를 30분 걸렸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대통령도 저렇게 나서서 구조하라고 애를 썼는데, 정작 해경은 왜 못 건졌느냐. 조금이라도 더 일찍 왔으면 더 살릴 수 있는 것 아니었나 하는 생각에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해경 관계자는 더 빨리 가서 더 많은 인원을 구조하기를 바라는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해경 관계자는 4일 오후 미디어오늘과 전화통화에서 “낚시어선의 경우 줄만 대어놓다가 승객을 다 태우고 바로 출발할 수 있지만, 우리의 경우 민간선박 7척과 같이 계류돼 있고 평소에도 다른배 여러 척이 붙어있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며 “지시 받고, 출발하려니 선박이 있어서 풀고, 옮긴 뒤 출발하다보니 시간이 소요된 것”이라고 말했다.

▲ 황준현 인천해양경찰서장이 지난 3일 브리핑하고 있다. 3일 저녁 방송된 SBS 8뉴스. 사진=뉴스영상 갈무리
그는 “다른 경비세력이 늘 있지만, 유동적이고, 어제의 경우 영흥파출소가 사고해역에서 가장 가까웠다”고 설명했다.

더빨리 도착했으면 한 명이라도 더 구조할 수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에 이 관계자는 “더 빨리 가서 많은 인원을 구조했으면 얼마나 나았겠느냐”며 “그래도 우리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더 많은 생명이 생존했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바로 그날 아침 7시17분 수중구조 능력이 있는 구조대가 도착한 이후 곧바로 잠수에 들어간 것이냐는 질의에 대해 이 관계자는 “확인해봐야겠지만 구조대가 와서 장비를 착용하고 들어간 것으로 안다”며 “선내에서 구조한 인원은 14명이었으며 이 가운데 3명이 생존했고, 11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 이후 해경의 인명구조가 나아진 것이 없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 이 관계자는 “그 부분에 대해 공식적으로 답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황준현 총경은 사고 당일 브리핑에서 구조보트가 정박해 있는 장소, 이동지시를 받고 항구를 빠져나와 가는 시간 등을 종합해보면 늦은 시간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