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보도는 중앙이 해놓고 MBC 허위보도 지켜보겠다니”

[인터뷰] 김보슬 PD 등 ‘광우병’ PD수첩 제작진, 이상언 중앙 사회부장 칼럼 반박

2017-12-21 17:47       조현호 기자 chh@mediatoday.co.kr

최승호 사장이 취임한 MBC에 대해 중앙일보 사회부장이 PD수첩 광우병 보도를 들어 앞으로 과장허위보도를 하는지 지켜보겠다고 경고하는 글을 썼다.

이를 두고 당시 체포되고 기소됐다가 무죄판결을 받은 김보슬 MBC PD 등이 반박하고 나섰다. PD수첩 관련 허위보도로 손해배상까지 한 중앙일보가 PD수첩에 허위보도를 거론할 처지가 아니라는 것이다. 적반하장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이상언 중앙일보 사회2부장은 21일자 서소문포럼 칼럼 ‘PD수첩은 무죄였다, 그러나 ‘사실’은 아니었다’에서 MBC PD수첩 미국산쇠고기 위험성 편으로 무죄판결이 난 사건을 거론했다. 이 부장은 판결 내용을 들어 ①다우너 소 ②아레사 빈슨 ③MM형 유전자 ④특정 위험 물질 ⑤정부 협상단의 실태 파악 가운데 앞의 세 가지에 대해 허위결론을 냈다며 “5대 핵심 쟁점 중 세 개가 허위로 결론이 났지만 무죄 선고가 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라며 그 내용을 소개했다.

이 부장은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려는 의도로 방송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과장이 있다 하여 허위 사실을 작출(作出)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까지 인정할 수는 없다.’ ‘보도의 내용은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에 관한 것으로서 피해자들의 명예와 직접적인 연관을 갖는 것이 아니다’ 등 재판 요지를 전했다. 그는 “고소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과 차관의 명예를 훼손하겠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요지”라고 썼다.

이 부장은 7년 전 일을 다시 꺼낸 이유에 대해 “최승호 전 PD가 최근 MBC 사장이 됐기 때문”이라며 “그는 PD수첩으로 유명해진 방송인”이라고 주장했다. 이 부장은 “그가 사장이 된 뒤 광우병 보도로 기소됐던 제작진이 요직에 중용되기도 했다”며 “‘PD수첩의 승리다’는 말도 나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부장은 최 사장이 2010년에 출간된 ‘PD수첩 진실의 목격자들’이라는 책에서 ‘쇠고기 수입 협상이라는 사안이 터졌을 때 ‘PD수첩’이 취재를 할 수밖에 없었던 거고, 당시 옳다고 생각하는 사실들을 방송했던 거다’라고 설명한 점을 주목했다. 이 부장은 이렇게 경고했다.

“그(최 사장)는 ‘옳다고 생각하는 사실들’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그래서 나는 그가, 또는 MBC가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실들을 애써 외면하거나 ‘옳다고 생각하는’ 사실들을 위해 9년 전처럼 과장이 섞인 허위를 대중에게 전달하는지를 지켜보려 한다.”

▲ 지난 2008년 4월 MBC PD수첩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편 방송을 진행하던 송일준 PD. 사진=MBC 방송 화면 갈무리
한마디로 MBC가 허위과장이 섞인 방송으로 유명해진 PD가 사장이 됐고, 앞으로 또 그렇게 할 가능성이 있으니 주시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시 제작진은 허위왜곡 과장이 섞인 방송이라는 것을 인정하지도 않을 뿐 아니라 정작 허위왜곡 보도를 한 중앙일보가 할 말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당시 PD수첩 ‘미국산 쇠고기 위험성’ 편을 연출했던 김보슬 MBC PD는 이상언 부장 칼럼과 관련해 미디어오늘에 보내온 반박문 ‘중앙일보 이상언 기자의 칼럼에 대한 생각‘을 통해 이 부장 글을 비판했다.

김 PD는 “이상언 기자의 칼럼은 PD수첩을 왜곡방송으로 만들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던 검찰의 논리와 맞닿아 있는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김 PD는 “(칼럼의 내용은) PD수첩 방송이 옳았다는 최승호 사장이 MBC를 제대로 끌고갈 수 있을까라는 것”이라며 “그렇다면 PD수첩의 ‘미국산 쇠고기 협상 비판’ 방송은 하지 말았어야 할, 제작진이 의도적으로 사실을 왜곡하고 국민을 호도한 방송이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대법원 재판부가 허위라고 판단한 3가지 쟁점은 1심에선 허위라 판단하지 않았지만 2심 재판부부터 허위사실이라고 판단했다”며 “세 가지 쟁점을 살펴보면 ‘가능성이 있다’고 한 보도를 ‘가능성이 많지 않아 허위’라고 판단했다는 점에 있어서 차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PD는 “방송에 대한 재판부의 전체적인 인상이 판결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며 “나는 1심 재판부의 무죄판결 후 검찰과 정권이 엄청 분노했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다. 그리고 2심 재판부의 판단이 그러한 분위기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했을 거라고 믿는다”라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김 PD는 “PD수첩을 왜곡 방송으로 만든 데에는 검찰과 정권과 더불어 보수 언론의 PD수첩 비판 보도도 굉장히 큰 역할을 담당했다”며 “중앙일보 또한 PD수첩에 대한 허위 보도의 당사자였다”고 비판했다.

▲ MBC PD수첩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편 제작진들이 지난 2010년 12일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명예훼손 혐의 무죄판결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앞줄 맨왼쪽부터) 이춘근 PD, 조능희 전 CP, 송일준 PD.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특히 중앙일보 박유미 기자가 검찰이 PD수첩 제작진 기소를 하기 직전인 2009년 6월 ‘빈슨 소송의 재판기록에서 아레사 빈슨의 유족이나 의료진 모두 vCJD(인간광우병)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한 것을 대표적으로 문제삼았다. 하지만 아레사빈슨의 소송기록엔 의료진이 인간광우병 진단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앙일보 기사내용이 사실과 달랐던 것이다. 결국 이 기사는 허위로 판명돼 대법원은 지난해 11월10일 제작진에 모두 40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확정판결했다. 중앙일보는 검찰 관계자로부터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는 멘트를 듣고 작성한 기사였음이 재판 결과 드러났다고 김 PD는 전했다.

김 PD는 “소장과 재판기록을 직접 확인하지도 않고 ‘소장과 재판기록에 의하면’이라고 허위 기사를 내보냈다”며 “결국 중앙일보는 PD수첩에게 거액의 손해배상금을 물어줘야만 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당시 검찰 출입기자였다는 이상언 기자도 매우 잘 아는 사실일 것”이라며 “정권과 결탁해 PD수첩을 왜곡 보도로 몰아가는데 일조했음을 스스로 고백하기를 바라지는 않겠다. 하지만 이 칼럼을 빠르게 정상화의 길을 걷고 있는 MBC를 향한 중앙일보의 진심어린 충고라고 하기엔 뭔가 석연치 않다”고 비판했다.

다른 PD수첩 제작진 관계자도 21일 미디어오늘과 전화통화에서 “PD수첩 방송이 옳았다”며 “적어도 30개월 미만을 수입해야 한다고 했던 것이 결국 옳았다. 방송 이후 미국에서 두 번이나 광우병 소가 발견됐고, 특히 올해도 발견됐는데, 모두 30개월 이상 된 노령소에서 발견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옳지 않은 것은 검사가 기소하기 위해 만들어낸 PD수첩 방송 내용 중 자질구레한 몇가지로, 우리는 허위라고 인정할 수 없다”며 “소송자료에서 이미 아레사빈슨을 광우병으로 진단했다는 기록이 나왔고, 그 당시 제작진이 취재할 때만 해도 미국 내에서도 대부분 광우병으로 사망했다고 알려져 있었다. 이것이 어떻게 허위인가”라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적폐청산 대상이 되어야 할 정치검사를 옹호하면서, 검사들과 공모해 여론을 호도한 중앙일보가 반성하고 국민 앞에 사과하기는커녕 적반하장으로 나온 것”이라며 “허위과장 왜곡보도라는 말은 중앙일보가 할 말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검찰의 과거사진상조사위원회에서 PD수첩 수사 사건을 재조사하게 되면 중앙일보와 검사간의 커넥션이 드러날까 우려해 먼저 PD수첩에 흠집을 내는 방식으로 선수를 친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해석하기도 했다.

▲ MBC 'PD수첩' 광우병 편을 제작했다가 검찰 소환을 당한 PD들이 2009년 당시 열린 조합원 비상총회에서 소환에 결코 응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는 모습. 제작진 가운데 한 명인 김보슬 PD는 발언 도중 말을 잇지 못한 채 눈물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이에 대해 칼럼을 쓴 이상언 중앙일보 사회2부장은 제작진의 반박에 일일이 재반박을 할 입장에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상언 부장은 21일 미디어오늘과 전화통화에서 “그분들(제작진)의 주장에 맞다 안맞다 가타부타 얘기할 입장에 있지 않다”면서 “나는 당시 취재해서 기사를 쓴 후배기자가 재판과정에서 취재원 보호를 위해 취재경위를 정확히 밝힐 수 없는 상황 때문에 재판결과가 그렇게 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장은 “그 조사(검찰의 PD수첩 수사사건 진상조사)가 이뤄진다고 해서 우리 중앙일보 기자의 취재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답했다.

다음은 21일 김보슬 MBC PD가 미디어오늘에 보내온 중앙일보 칼럼에 대한 반박문 전문이다.

▲ 중앙일보 2017년 12월21일자 32면
중앙일보 이상언 기자의 <서소문 포럼 - PD수첩은 무죄였다, 그러나 ‘사실’은 아니었다> 칼럼에 대한 생각

이상언 기자의 칼럼은 PD수첩을 왜곡방송으로 만들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던 검찰의 논리와 맞닿아 있는 느낌이다. PD수첩의 방송이 옳았다는 최승호 사장이 MBC를 제대로 끌고갈 수 있을까 라는 것. 그렇다면 PD수첩의 <미국산 쇠고기 협상 비판> 방송은 하지 말았어야할, 제작진이 의도적으로 사실을 왜곡하고 국민을 호도한 방송이었는가?

지난 2009년, 검찰은 내부 비판을 억누르고 세계적으로 유래가 없는 언론사에 대한 형사 기소를 이끌어냈다. 제작진을 체포하고 2년 간 법정에 서게 함으로써 범죄자의 이미지를 덧씌웠다. 이 모든 것이 검찰 수뇌부의 억지기소였다는 것이 최근에서야 드러나고 있다. 작전은 이러했다. 다툼의 여지가 있는 방송 내용의 사실 여부를 부각시키고, 방송이 본래 말하고자 했던 정부의 쇠고기 협상 비판은 사라지도록 만들었다. 모두가 PD수첩을 “광우병 방송”이라고 부르고 “미국산 쇠고기 협상 비판”보도라고 부르지 않게 된 데에는 이러한 프레임 전략이 매우 주효했다고 본다.

결국 3가지 쟁점에 있어서 1심 재판부와 달리 2심 재판부는 허위사실이라고 판단하였다. 세 가지 쟁점을 살펴보면 “가능성이 있다”라고 한 보도를 “가능성이 많지 않아 허위”라고 판단했다는 점에 있어서 차이점이 있다. 방송에 대한 재판부의 전체적인 인상이 판결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나는 1심 재판부의 무죄판결 후 검찰과 정권이 엄청 분노했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다. 그리고 2심 재판부의 판단이 그러한 분위기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했을 거라고 믿는다.

그리고 PD수첩을 왜곡 방송으로 만든 데에는 검찰과 정권과 더불어 보수 언론의 PD수첩 비판 보도도 굉장히 큰 역할을 담당했다.

중앙일보 또한 PD수첩에 대한 허위 보도의 당사자였다. 특히 중앙일보의 박유미 기자는 ‘빈슨 소송의 재판기록에서 아레사 빈슨의 유족이나 의료진 모두 vCJD(인간광우병)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는 허위 보도를 하였다. 검찰 관계자로부터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라는 멘트를 듣고 작성한 기사라고 재판 결과 드러났다. 소장과 재판기록을 직접 확인하지도 않고 “소장과 재판기록에 의하면”이라고 허위 기사를 내보냈다. 결국 중앙일보는 PD수첩에게 거액의 손해배상금을 물어줘야만 했다. 당시 검찰 출입기자였다는 이상언 기자도 매우 잘 아는 사실일 것이다.

정권과 결탁해 PD수첩을 왜곡 보도로 몰아가는데 일조했음을 스스로 고백하기를 바라지는 않겠다. 하지만 이 칼럼을 빠르게 정상화의 길을 걷고 있는 MBC를 향한 중앙일보의 진심어린 충고라고 하기엔 뭔가 석연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