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정부, UAE원전 대가 군 지원 약속했나…커져가는 의혹

국방부 “상호신의원칙 따라” 부인은 안해…SBS 한국일보 “아크부대철수 계획” 보도에는 “오보, 사실 무근”

2018-01-03 17:04       조현호 기자 chh@mediatoday.co.kr

이명박 정부 당시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 계약 과정에서 군사적 지원 약속을 했으며, 박근혜 정부 때 이를 체결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진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분명한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청와대 역시 일일이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국방부가 아랍에미리트에 파병돼 있는 아크부대의 철수계획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했다(한국일보)거나 지난 2006년에 이미 철수계획을 세웠다(SBS)는 보도에 대해서는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3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전화연결에서 최근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UAE 방문 배경 관련 의혹이 계속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최근 이 논란이 불거지면서 다시 일련의 진행 과정을 재검토 해 본 결과 전혀 알려지지 않은 한국-아랍에미리트간의 군사 양해각서가 체결이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갈등이 벌어진 것은 이 양해각서의 이행 여부를 두고 양국 간에 상당한 신뢰에 손상이 갔고 그 결과 갈등이 발생해서 이를 수습하러 임종석 실장이 특사로 아랍에미리트를 방문하게 됐다는 게 제 분석”이라고 추측했다.

김 의원은 UAE와 군사지원에 관한 비밀 양해각서가 체결됐다는 것을 해당 업무를 담당하다 퇴직한 외교부 국방부 관료를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양해각서 체결과정과 관련해 애초 2009년에 UAE가 요구한 것은 ‘상호방위조약’이었으나 국회 비준 부담 때문에 비준이 필요없는 ‘협정’ 형식으로 다시 초안을 교환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이를 국방부 차원에서 추진했으나 외교부 입장에서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내용이어서 양국이 서명을 하지 못했다. 김 의원은 “그래서 그보다 낮은 수준의 ‘비밀 양해각서’로 하기로 해서 원전을 수주하고도 계속 MOU 체결이 지연되다가 박근혜 정부 초기 와서야 겨우 한-아랍에미리트 간에 군수, 군사 지원협정이 체결이 되는데…정확한 명칭조차도 지금 확인이 안 되지만 체결된 사실은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 김관진 전 국방부장관이 지난 2011년 1월10일 UAE 군사협력단(아크부대) 창설 및 환송식에서 파병 장병과 악수하며 격려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UAE와 체결된 MOU 내용에 대해 김 의원은 크게 국군 파병(지금 특전사가 아랍에미리트에 가 있다), 병참물자 탄약이나 장비 지원, 교육훈련(아랍에미리트 군 현대화 교육), 방산기술 협력(군사기술 제공) 등이라며 “이행하기에는 너무 무리한 내용이라 박근혜 정부에서 탈이 났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박근혜 정부 후반기로 올수록 이 협정을 장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이행하기에는 무리가 따르니 UAE 측에서 협정 이행을 촉구하는, 그러면서 양국 간의 어떤 신뢰에 문제가 생겼다는 경보가 이미 박근혜 정부 때 발생이 됐고 그것을 현재 문재인 정부에서 수습하는 형국이라고 보여진다”고 해석했다.

김 의원은 우리가 이란과도 관계를 맺고 있다보니 아랍 분쟁에 연루될 위험이 고조됐고 이 때문에 협정을 이행하기에 문제가 생긴 것 같다고 추론했다.

관련 내용의 유출 의혹을 제기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주장에 대해 김 의원은 “지난 8년간 군사잡지에서 제가 수도 없이 썼던 내용이고 최근에 입수한 내용들은 외교부와 국방부에 이걸 담당했던 사람들이 많이 퇴직했어요. 그러다보면 당시에 이야기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을 통해 확인했느냐는 김현정 진행자의 질문에 그는 “네”라고 답했다. 김 의원은 “UAE와 협상이 어느 정도 봉합되면 그때 가서 국민들의 알권리 차원에서 지나온 과정을 소상히 설명해야 된다”며 “국정조사 뿐 아니라 지금 당장 상임위(라도) 열어버리죠”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UAE 원전수주 대가로 우리 군이 군사지원 약속을 했다는 원전-군사지원 연계설에 대해 현재까지 확실한 답변을 하지 못하고 있다. 원전과 군사적 지원이 전혀 무관하다고 부인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진우 국방부 공보과장(육군 대령)은 3일 김종대 의원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내가 아는 바 없다”고 밝혔다. 현재 국방부가 알지 못하는 것이 공식 입장이냐는 질의에 대해서도 “내가 아는 바 없다”고 답했다.

▲ 레바논에 특사로 파견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현지시간 2017년 12월 11일 오후 1시30분 경 레바논 유엔평화유지군으로 활동중인 동명부대(단장 진철호)를 방문했다. 사진=청와대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아랍에미리트와 우리 정부의) 상호 신의의 원칙에 따라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일보와 SBS가 제기한 아크부대 파병 철수 계획 및 문 대통령 보고설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SBS는 지난 2일 8뉴스에서 “아랍에미리트 원전 수출의 대가 격으로 우리가 현지에 파병했던 아크 부대를 철수하는 계획이 지난 2016년 말 작성됐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아랍에미리트가 우리 정부의 아크부대 철수 의도를 알게 된 게 두 나라 사이 갈등의 한 원인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SBS는 “월남에도 5, 6년 갔었는데 아크부대를 오래 두는 게 부담스러웠고, 어차피 민주당 쪽으로 정권 바뀌면 파병안 동의안 통과 안 될 거라고 생각했다”는 군 관계자 말을 전하기도 했다.

한국일보는 3일자 1면 ‘군, 문 대통령 취임 후 ‘UAE 파병 아크부대 2018년까지 철수’ 보고’에서 “지난해 5월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군 당국이 청와대에 ‘아랍에미리트(UAE)에 파병된 아크부대를 2018년 말까지 철수하는 게 적절하다’는 요지의 보고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한국일보는 정부 관계자 말을 빌어 “국회 국방위원을 지낸 문 대통령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모두 아크부대 파병의 법적 근거가 미흡하다는 생각을 가진 것으로 파악돼 군에서도 만반의 준비를 해왔다”며 “이에 맞춰 군 당국이 문 대통령 취임 후 선제적으로 청와대에 아크부대 철수 방안에 대해 보고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모두 사실이 아닌 오보라고 밝혔다. 이진우 공보과장은 3일 오후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어제(2일) SBS 보도와 오늘 한국일보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오보라고 했고, 사실이 아니라고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공보과장은 “(아크부대 철수에 대해) 검토도 안했고, 보고하지도 않았다”면서 “그 외의 것은 아는 바 없다”고 덧붙였다.

▲ 김종대 정의당 의원. 사진=이치열 기자

윤영찬 청와대 홍보수석은 “청와대가 답변하기에는 적절치 않으며 팩트 하나하나에 대해서도 확인해줄 수 없다는 것이 청와대 공식 입장”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