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 언론통제, 은행법·김영란법 위반 가능성 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금융정의연대 “회장 3연임 준비 시기 폭등한 광고비 의혹도… 금감원·사법당국 철저히 조사해야”

2018-01-14 18:43       강성원 기자 sejouri@mediatoday.co.kr

대주주에 대한 비판 기사를 쓴 언론사와 기자에게 억대의 광고협찬비와 자회사 임직원 자리를 제안한 하나금융지주가 은행법과 청탁금지법(김영란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위원장 허권)은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을 준비하던 시기 KEB하나은행의 광고비 지출이 13배 이상 증가한 점에 대해 은행법 위반 및 업무상 횡령죄·배임증재죄가 성립할 수 있다며 금융감독원에 조사를 요청한 상황이다.

앞서 미디어오늘은 지난 11일 하나금융지주 임원이 비판 기사를 쓴 언론사와 기자를 고소하기 전에 2억 원의 광고협찬비와 자회사의 임직원 자리를 제안하며 비판적 기사를 쓰지 말 것을 회유한 정황이 담긴 녹취록을 입수해 보도했다.

(관련기사 : [단독] 하나은행의 ‘특별한’ 제안 “2억 줄게, 기사 쓰지마”)

이와 관련해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와 금융정의연대는 14일 논평을 내고 “김정태 회장이 하나은행의 광고비를 자신을 위한 언론통제에 사용했다면, 은행의 이익에 반해 부당하게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은행법 위반 가능성이 크다”며 “또한 김 회장의 행위는 그 대상이 언론인이었다는 점에서 언론인에게 부당한 금품 제공, 또는 그러한 의사표시를 금지한 김영란법을 위반한 혐의도 있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 등은 “만일 김 회장의 행위가 은행법 및 김영란법 위반으로 밝혀지면 양벌규정에 따라 하나은행과 하나금융지주에 대해서도 벌금형이 불가피하다”며 “이런 점을 충분히 고려해 금융감독당국은 △제기된 하나금융지주의 언론통제 의혹에 대해서 철저히 조사하고, 그 결과에 따라 △관련자에게 필요한 금융감독상의 제재 조치와 △필요시 이들을 검찰에 고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사진=하나금융그룹 홈페이지
또한 닐슨코리아가 매년 은행별 매체광고비를 추정한 자료(노출 매체별 표준단가 적용)에 따르면 지난 2016년 하나은행이 지출한 신문 광고비는 17억여 원, 광고비 총액은 85억 원이었다. 그런데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하나은행 신문 광고비는 227억 원, 광고비 총액은 283억 원으로 1년 사이 약 200억 원 증가했다.

참여연대 등은 “지난해는 김정태 회장이 3연임을 준비하던 시기로,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은 기사 삭제 또는 변경을 요구하는 압력으로 거액의 자금과 간부 지위 제안과 같은 회유책을 통해 언론통제를 시도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하나은행의 급속도로 증가한 광고비 등을 통해 합리적으로 의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는 하나금융그룹과 김 회장에게도 의혹이 계속 불거졌던 시기였다. 2016년 10월경부터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가 하나은행으로부터 거액의 특혜성 외화 대출을 받은 데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이상화 하나은행 전 독일법인장의 고속승진 등에 대한 언론보도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와 금융정의연대는 지난해 6월 최순실·정유라의 범죄 행위를 도운 이상화 전 독일법인장에 대한 특혜 승진 의혹과 관련해 김정태 회장과 함영주 하나은행 은행장 등을 은행법 위반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특정경제범죄법(배임)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이들은 “이번 금융노조의 문제제기를 통해 김 회장 등이 하나은행의 광고비를 지렛대로 해 언론에 대한 압박과 회유 등을 통해 언론을 통제하고 유착 관계를 맺고자 했음이 드러났다”며 “은행의 공공성을 언급하기 이전에 은행의 대주주로서 은행의 이익에 반하는 행위가 반복된다는 점은 묵과할 수 없다. 사법당국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