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인 “강남 집값 폭등 언론이 더 선동 왜곡하는 것”

조선·동아·한경등 “정부대책 실패, 똑똑한 한 채 선호·자사고 폐지탓” 정부 “집값 올리려는 주장들에 불과”

2018-01-17 19:01       조현호 기자 chh@mediatoday.co.kr

최근 강남을 중심으로 집값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원인에 대해 조선일보 동아일보 한국경제 등 주류언론이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연일 비판하고 있다.

이를 두고 정부는 말도 안되는 주장이라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선대인 선대인경제문제연구소장은 강남 집값이 정부대책 탓에 올랐다는 보도는 언론이 집값을 더 뛰게 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16일자 1면 머리기사 ‘강남을 때렸는데, 지방이 쓰러졌다’에서 “정부가 서울 강남 집값 잡기에만 골몰한 사이 지방 부동산 경기는 역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며 “충청·경상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금이 속절없이 떨어지면서 ‘부동산 경기가 파탄 직전’이라는 위기감이 치솟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선은 “값을 내려도 사겠다는 사람이 없자 초조한 집주인은 가격을 더 내리는 악순환”이라며 “비수도권 주민에게 일주일 사이 아파트 값이 수천만원에서 1억원씩 오르는 서울 강남 분위기는 그야말로 ‘딴 세상 이야기’”라고 썼다.

이 신문은 같은 날짜 사설에서도 지난주 강남·서초구의 집값 상승률 1.52%와 1.31%가 2012년 이후 가장 높았다며 “서민층과 지방 주민들의 상실감도 커진다”며 “청년들 사이엔 평생 강남에 진입하기 어렵다는 자조가 흘러나온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특히 “강남 집값도 정부가 오히려 급등세를 조장하는 역설적 결과를 냈다”며 “다주택자에게 칼을 들이대자 ‘똑똑한 한 채’를 찾는 수요가 강남권에 집중됐다”며 “여기에다 자사고 폐지 방침이 ‘강남 8학군’의 기대 심리를 확산시켜 기름을 끼얹은 격이 됐다”고 분석했다. 조선은 “강남 주민들이 문재인 정부의 최대 수혜자라는 얘기마저 나온다”며 “폭등과 경착륙으로 가는 노무현 정부의 실패 코스를 그대로 밟고 있다”고 예언했다.

▲ 지난 14일 서울시 송파구 잠실동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앞. 사진=연합뉴스
조선일보는 17일자 사설에서도 “강남 집값 폭등은 현 정부 부동산 정책이 부른 반작용”이라며 “정책의 실패를 다른 극단적 정책으로 대응하는 것이 어떤 부작용을 부를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조선은 “시장(市場)은 고무공 같아 이쪽을 누르면 저쪽이 튀어나온다”며 “이 현상은 어떤 정부도 막지 못한다”고 했다.

이 같은 분석은 같은 날짜 동아일보에서도 나타난다. 동아는 경제(B) 2면 머리기사 ‘강남 원정 투자 기승… 4채중 1채, 非서울 거주자 매입’에서 “전국 부동산 시장의 지역별 양극화가 심해진 주된 원인으로는 재건축 매매거래를 제한한 정부 규제가 꼽힌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 조치로 재건축 아파트의 ‘매물 품귀현상’이 심해지면서 투자 수요가 일반 아파트 등으로 옮아 붙었다는 게 부동산 업계의 해석”이라며 “오는 4월부터 서울, 부산 등 청약조정대상지역에서 2주택 이상을 보유한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가 이뤄진다는 점도 강남권 쏠림현상의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동아 역시 “지방 아파트 여러 채를 팔고 강남권 등 유망 지역의 ‘똘똘한 1채’를 사려는 경향이 뚜렷해졌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한국경제는 17일자 사설 ‘부동산 시장 안정시킬 ‘큰 그림’ 빨리 공개해야’에서 강남 집값 급등의 원인을 두고 “가장 큰 원인은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라며 “2016년 기준으로 서울 주택 보급률은 96%에 불과하다. 생활여건이 뛰어난 강남의 희소성은 더 높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정부가 자사고와 외고 신입생 선발권을 폐지키로 하면서 학군이 우수한 강남 아파트 수요를 부채질했다”며 “정부의 ‘교육 평준화 정책’과 강남 집값 안정책이 충돌하는 ‘정책 구성의 오류’도 강남 집값 상승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를 두고 정부는 지난해 정부의 8·2 부동산 대책의 실패라는 언론보도는 말도 안되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17일 오후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지난해 대책 이후 극히 일부 지역만 오른 것을 제외하고 부산, 세종, 경기 등이 대부분 안정됐다”며 “지방 집값 둔화는 지난 2013년부터 주택시장 규제 완화로 인해 공급물량이 급증해 2016년부터 하락세가 나타났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양극화라는 주장에 대해 이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이런 추세가 이어지다가 8.2대책이후 (거의) 안정된 것”이라며 “그런데 (조선일보 등이) 양극화라고 호도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강남 집값 급등 원인이 정부의 ‘다주택 중과세’ 대책 탓에 똑똑한 한 채 보유하려고 강남에 몰렸다는 조선 동아 한경 등의 주장에 대해 “그 얘기가 성립하려면 지방에도 집을 갖고 있고, 강남에도 집을 갖고 있는 사람이 지방의 집을 팔고, 지방 사람이 강남 집을 사야 한다”며 “그러나 지방의 집값이 폭락하지 않았다. 지방 집값은 약보합세 수준이고, 일부 하락한 것은 신규 공급물량이 과잉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매매는 주로 강남지역 사람들끼리 이뤄졌으며, 지방에서 온 사람들의 비율은 7% 미만으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 조선일보 2018년 1월16일자 1면
자사고 폐지가 강남 8학군으로 몰리게 한 요인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이 관계자는 “학군에 의해 실거주 수요가 움직이려면 전세수요가 먼저 나타나야 하나, 전세 값이 오르지는 않았다”며 “이는 부동산 업자들이 집값을 올리기 위한 수단이자 논리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다만 강남 집값의 상승에 대해서는 여러 원인을 종합적으로 분석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선대인 선대인경제문제연구소장도 언론의 강남집값 상승 보도에 대해 이견을 제시했다.

선대인 소장은 17일 오후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의 대책의 효과가 없다는 보도가 많이 나오는데, 효과가 없다고 보지 않는다”며 “박근혜 정부 말, 수도권 전역과 지방에서도 부산 지방 대구 광주 제주 중심으로 상당수 지역 올랐고,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초기에 오름세가 지속됐지만 8.2 대책 후 전체적으로 집값이 정체 내지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분석했다. 부산도 상승세 둔화됐고, 수도권의 경우 서울의 상승세는 가파르게 나타나지만 경기와 인천의 상승세는 많이 둔화됐다고 선 소장은 전했다.

이를 두고 선 소장은 “서울의 경우 강남 재건축 아파트 상승세가 크다 보니 평균을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박근혜 정부 후반에 비해 상승세와 폭도 상대적으로 줄었다. 기대만큼 크게 나타나지 않았을 뿐 약발이 먹히지 않는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집값의 양극화라는 주장에 대해 선 소장은 “양극화라고 부정적으로 몰아가는 측면이 있지만 반대로 정부 대책이 일정하게 효과 발휘하면서 집값이 안정되는 지역이 확산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정상”이라며 “기득권 언론이 정부대책이 효과 없다고 주장하기 위해서는 집값이 양극화되고 있다고 표현을 쓰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재건축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 정책의 효과를 따져보려면 아직 이르다”고 지적했다. 재건축시장의 초과이익환수제는 올해부터 적용될 예정이고, 신 DTI도 올해 1월부터 적용된다. 다주택자 양도소측세 중과세 역시 올 4월부터 적용되기 때문에, 효과가 나타나려면 연말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선 소장은 “똑똑한 한 채를 선호한다는 주장이 대체 근거가 뭔지 모르겠다”며 “강남 4구의 집값은 올랐을지 몰라도 거래량이 특별히 늘었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 거래량 증가 여부도 나타나지 않은 상태에서 ‘똑똑한 한 채’라 말하는 것은 그냥 지어낸 말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 조선일보 2018년 1월16일자 사설

강남 집값이 늘어난 이유에 대해 선 소장은 “부동산 시장이 식는데도 시간이 걸리는데, 부동산 ‘투기’의 열기가 주변부에서는 식어가는데 서울 강남 재건축지역 중심의 경우 아직 열기가 남아있다”며 “더구나 언론의 왜곡보도도 재건축 집값 상승세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선 소장은 “기득권 언론들이 ‘정부가 억누를수록 집값이 더 뛴다’고 보도하니 사람들이 그말에 솔깃한 것”이라며 “똑똑한 한 채를 보유하기 위해 수요가 쏠린다는 말을 듣고 상당수 사람들이 착각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선 소장은 “언론의 선동 보도가 심리를 자극해서 집값을 끌어올리는 것은 하루이틀이 아니다”라며 “언론의 책임이 상당히 크다. 약발이 제한적이지만 분명히 있는 것인데 없는 것으로 표현하면서 정부의 부동산대책을 무력화시키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 선대인 선대인경제문제연구소장. 사진=조현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