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혜리 중앙 논설위원 ‘정현 칼럼’은 과도한 트집잡기”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 “언론이 스포츠마저 부풀려 정쟁 수단 이용” 비판

2018-01-26 08:08       조현호 기자 chh@mediatoday.co.kr

호주오픈 단식 4강에 진출한 테니스 선수 정현의 ‘보고 있나’라는 세리머니에 대해 한 신문사 논설위원이 문재인 정권과 그 지지자를 향해 한 말로 해석해 도마에 오르고 있다. 평창올림픽의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문제에 빗대어 한 주장이다.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과도한 해석에 의한 트집잡기라며 언론이 스포츠마저 부풀려 정부 공격과 정쟁에 이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안혜리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지난 24일자 칼럼 ‘[분수대] 보아라 이게 스포츠다’에서 정현 선수가 지난 22일 16강전에서 조코비치를 꺾고 카메라렌즈 위에 ‘보고 있나?’라고 쓴 것을 두고 이같이 해석했다. 그는 ‘함께 고생했던 옛 감독을 위한 이벤트’라는 정현의 설명에 대해 ”하지만 나는 어쩐지 스포츠가 무엇인지 전혀 모른 채 오로지 정치적 논리로만 평창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에 일방적 희생을 강요한 문재인 정권과 그 지지자를 향한 경고의 메시지로 읽혔다“고 주장했다.

안 위원은 정현의 승리를 불가능에 가까운 기적이나 마찬가지라며 “랭킹에 주눅 들지 않고 결국 자신의 우상을 넘어선 과감한 도전, 그리고 진정한 챔피언만이 보여줄 수 있는 위대한 스포츠맨십에 전 세계 스포츠 팬은 감동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안 위원은 “특히 한국에선 ‘단일팀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렸다’며 정부의 평창올림픽 단일팀 강행에 빗댄 글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며 “비인기 종목 테니스에서 나온 경사를 보고 있자니 똑같은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겪다 못해 올림픽을 코앞에 두고 불공정한 룰의 희생양이 된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의 모습이 겹쳐졌기 때문일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안 위원은 정부에 대해 “‘평화’를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정치적으로 유리한 ‘좋은 그림’을 만들기 위해 비인기 종목, 그것도 상대적으로 약자인 여자 선수의 희생을 당연시한 걸 국민은 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메달권도 아니라느니, 단일팀 이벤트 덕분에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씻어 낼 것이라느니, 개최국이 아니었으면 출전도 못했을 것이라고 함부로 말하는 정부와 여당 인사들에게 정현의 ‘호주대첩’은 말한다. 보아라, 이게 스포츠다”라고 썼다.

하지만 이를 두고 자의적이고 주관적인 해석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 정현이 지난 22일 호주오픈 테니스 16강전에서 조코비치에 승리한 후 카메라에 보고 있나?라고 쓴 세리머니. 사진=JTBC 영상 갈무리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는 유은혜 의원은 25일 오후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안 논설위원의 너무나 자의적이고 주관적인 해석”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남북 단일팀 구성 과정에 대해 “단일팀을 만드는 과정에서 선수들과 감독이 사전에 논의하지 못한 소통의 문제가 없다고 볼 수는 없다”며 “충분히 이해를 구하고 함께 했어야 하지 않았느냐는 데 대해 부족함이 있었다고 지적할 수는 있으나 그렇다고 정부와 여당이 비인기종목을 무시하거나 함부로 대하면서 폄훼해서 그런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비인기종목이어서 남북 단일팀을 만들면 오히려 아이스하키 종목에 더 관심을 불러일으키는데 기여할 수도 있고, 출전하는 수(빈도)가 줄어들 수는 있으나 빠지는 선수들 없이 기회를 주도록 운영하겠다는 방침으로 안다”며 “그러므로 기회를 원천적으로 박탈당했다거나 비인기 종목이어서 불이익을 받고 차별당했다는 식으로 접근할 문제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평창올림픽 개최가 우리 정부만이 아닌 지난 정부에서도 추진했던 점 등을 들어 “성공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국제적인 행사이고, 상생하는 올림픽이 되어야지 정치적 공격 대상으로 삼는 것 자체가 상식을 벗어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단일팀 결정 과정에서 절차가 매끄럽지 못하고, 선수들과 상황을 공유하는데 부족함이 있지만, 단일팀 자체가 올림픽 취지를 훼손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런데 정현의 세리머니를 과도하게 자의적으로 해석해 정치적으로 공격하고, 정부에 대한 비난으로 삼는 것 자체가 ‘평창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바라는 국민의 마음과 다른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유 의원은 “한반도의 평화에 기여할 올림픽이 되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지 대립을 고조시켜서는 안될 일”이라며 “그런데 그것을 갖고 (정현의 승리에 빗대어) 트집잡기 식으로 쓰고, (문재인 정권과 지지자에 한 말이라는) 팩트가 있는 것도 아닌데, 그렇게 주관적인 해석으로 평창올림픽을 흠집내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들이 다들 올림픽이 잘 되도록 바라고,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보완하려는 노력을 해야지 정치적 공격 소재로 삼으려는 의도가 뭔지 의문스럽다”고 강조했다.

▲ 중앙일보 1월24일자 31면.

정현의 호주대첩이 ‘이게 스포츠다’라고 정부여당인사에게 말한다는 안혜리 위원 주장에 대해 유 의원은 “비인기 종목이고, 경쟁력이 부족하다면 이번 기회를 통해 아이스하키의 관심을 불러와 선수들의 사기도 높이고 실업팀도 구성하도록 하는등 아이스하키 종목 자체의 관심과 지원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하면 되지 않느냐”며 “이런 표현에 선수들이 상처를 입지 않도록 의사전달이 됐으면 좋았겠지만, 그렇다고 선수와 종목을 폄훼하거나 무시하고 한 말은 아니었을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해를 구하고 좀더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방식으로 해석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도 “그런데도 이것을 자꾸 말이 말을 불러서 정쟁처럼, 여야의 공방인 것처럼 비춰지게 하는 것은 팀이나 선수에게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안 위원의 칼럼에 대해 “과도하게 부풀리거나 본질을 흐리는 해석으로 정치적으로 악용하거나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이 칼럼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간사). 사진=유은혜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