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인 “조중동 주장대로 부동산 움직이지 않았다”

[인터뷰] 용인시장 출마하는 선대인경제연구소장, “용인시 난개발 세금누수 막을 것…KBS 블랙리스트로 하차해 많이 아팠다”

2018-01-27 15:58       조현호 기자 chh@mediatoday.co.kr

선대인 선대인경제연구소장이 최근 오는 6·1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용인시장 후보로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선 소장은 부동산 경제 전문가이자 조세재정 전문가로서 용인시의 난개발과 세금 누수를 막겠다며 출사표를 냈다.

선 소장은 25일 저녁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정부 부동산 정책과 조중동 경제지 등의 부동산 보도, 용인시 시정의 문제점과 개선 방향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그는 강남집값 상승의 원인이 정부의 부동산 규제 대책으로 인해 공급이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보도하고 있는 중앙일보 등 기성언론의 주장에 대해 “규제해서 공급을 줄인다니까 집값이 뛴다는 주장인데 틀린 얘기”이라며 “새 정부의 대책으로는 공급을 줄인 여파가 바로 나타날 수가 없다. 주택공급에는 2~3년 걸리고, 재건축 사업과정은 보통 10년 이상 걸린다. 더구나 최근 서울시의 주택 공급은 예년보다 더 늘었다. 강남 아파트도 입주물량도 늘고 있는데 공급 부족 때문에 집값이 뛴다는 조중동의 논리는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선 소장은 “조중동이나 경제지 주장 대로 공급이 부족해서 집값이 뛰었다면 박근혜 정부 때 재건축허용연한완화, 초과이익환수제 유예 등으로 강남 아파트 공급을 늘리겠다는 신호를 줬을 때 집값이 가라앉았어야 했다. 하지만 정반대로 엄청 뛰었다”고 지적했다. 선 소장은 “강남과 서울이라는 지역은 면적이 한정돼 있고, 주택 공급은 공산품과 달리 비탄력적이라 늘리고 싶다고 단기간에 확 늘릴 수 없다”며 “이명박 정부 시기인 2009년 10월부터 2012년 말까지 강남 집값은 하향세였다. 이때는 오히려 공급물량이 늘지 않았었다. 재건축사업이 제대로 추진되지도 않았다. 조중동 주장대로라면 공급이 줄었으니 부동산 가격이 올라야지 왜 떨어지나”라고 반문했다.

이를 두고 선 소장은 결국 “기득권 언론 논리와 주장대로 부동산 시장이 움직인 것이 하나도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금 강남 집값 급등의 원인은 공급이 아니라 투기수요”라며 “어차피 제한된 지역에 주택 공급을 한꺼번에 늘릴 수가 없게 돼있다. 그러니 정작 중요하게 관리해야 할 것은 수요”라고 판단했다.

박근혜정부 당시 재건축 공급을 늘리겠다는 이유로 사업성을 좋게 만들어주니 투자 가치가 높아져 투기적 가수요가 일어난 것이 주택 가격이 상승한 주요인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부동산 수급의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수요가 늘어나 공급이 부족한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지, 실제 공급이 부족해서 집값이 뛴 게 아니라고 선 소장은 분석했다. 그는 “투기적 가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라며 “그러므로 투기적 가수요를 잡아야 한다. 그런 면에서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대책 방향은 근본적으로 옳다”고 평가했다.

최근 서울과 강남 집값은 여전히 오르고 있는 것을 두고 선 소장의 예측이 틀린 것 아니냐는 일부 불신론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도 선 소장은 해명했다.

▲ 선대인 선대인경제연구소장이 지난 25일 저녁 미디어오늘 사무실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그는 “박근혜 정권 때 최경환 부총리가 부임한 이후 빚내서 집을 사라고 할 정도의 무지막지한 규제완화 정책을 폈을 때 저는 정상이 아니라고 봤다”며 “이런 상태로 2~3년간 집값이 오를 수 있겠으나 금리가 오르거나 입주 물량이 많아지면 집값 하락할 때 무리하게 빚내서 집 산 사람은 위험할 수 있다고 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선 소장은 “국민경제 차원의 위험한 도박과 비정상적으로 투기를 조장하는 정책을 비판해야 한다”며 “가계부채에 힘입어서 집값이 뛰었기 때문에, 집값이 떨어지면 위험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한 것이다. 그러니 무리하게 빚내서 집 사지 말라고 한 것이지, 돈 있는 사람이 사려는 것은 안 말린다고 했다. 나는 부동산을 투자 관점에서 얘기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선 소장은 “정부의 투기 조장책에 편승해서 주변에서 몇 억의 돈을 쉽게 벌었다고 하니 집을 못 산 사람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심할 것이다. 저를 원망해서라도 그런 박탈감이 해소될 수 있다면 얼마든지 욕해도 좋다. 저는 욕받이가 되는 것을 감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선 소장은 자신이 미국 유학에서 귀국한 이후 한 번도 자신이나 가족 명의로 집을 보유해본 적이 없는데도 강남에 집샀다더라, 각종 신도시로 진출한다더라 등의 허위사실을 퍼뜨리는 경우는 사라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선 소장은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 용인시장 후보 출마선언을 한 계기에 대해 “원래 정치를 직접한다는 생각을 거의 안했다”면서도 지역의 난개발과 예산낭비를 목격하면서 도전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애가 다니는 초등학교 주변부터 난개발이 심각하다”며 “2년 반만에 최고 39층 높이의 3000세대 아파트 숲으로 초등학교가둘러싸였다. 우리 주변 뿐만 아니라 용인시 곳곳에서 난개발로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다. 박근혜 정부 때 몇 년간 개발규제 완화와 경사도 조례 완화 등으로 용인시에서 2차 난개발이 확산됐다”고 말했다.

그는 “2조 원이 넘는 막대한 용인시 예산을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쓰는 것이 아니라 치적성 과시성 사업에 엉뚱하게 쓰고 있다”며 “나름대로 난개발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조세 재정 전문가로서 이런 현실을 보고 가만히 있을 수 없어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선 소장은 용인시에 소재한 삼성 등 일부 재벌 대기업의 건물과 토지에 대한 공시지가의 시세반영율이 매우 낮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를 현실화해 이들로부터 재산세를 제대로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건설사간 담합을 막아 공사비로 누수되는 재정을 절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 소장은 지난 2016년 9월 KBS 아침마당에서 분양시장 과열양상을 경계하는 설명을 했다가 부당하게 하차 당한, 이른바 경제판 블랙리스트 논란의 피해자였던 것에 대한 심경도 밝혔다. 그는 최근 당시 사장이었던 고대영 전 사장이 KBS 사장에서 해임된 것을 두고 “비정상적이었던 MBC와 KBS 사장이 해임돼 정상화되는 계기가 됐다”며 “경제판 블랙리스트로 피해 봤던 사람으로서 국민을 위한 방송으로 자리잡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기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방송 종사자들이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고 보도할 수 있다면 종사자 뿐 아니라 국민들에게 정말 좋은 일이 될 것”이라며 “KBS 기자 PD 기술직 종사자가 합심해서 과거 정권의 하수인들의 속박에서 벗어나 국민에게 유익한 방송을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선대인 선대인경제연구소장이 지난 25일 저녁 미디어오늘 사무실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다음은 지난 25일 저녁 선대인 선대인경제연구소장과 미디어오늘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 일문일답 요지이다.

(용인시장 출마)

-용인시장에 출마하겠다고 나선 계기는.

“원래 정치를 직접한다는 생각을 거의 안했다. 2016년 총선 때도 민주당에서 세차례 영입제안을 받았지만 길게 생각하지 않고 응하지 않았다. 직접 정치를 하기보다 저자이자, 연구자, 강연자로서 대중들을 만나면서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랬는데, 지난해 5월 대선 후 숨을 돌리면서 지역 상황을 보니 생각이 달라졌다. 우리 애가 다니는 초등학교 주변부터 난개발이 심각하다. 2년 반만에 3000세대 아파트 숲으로 초등학교가 둘러싸였다. 우리 주변 뿐만 아니라 용인시 곳곳에서 난개발로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다. 박근혜 정부 때 몇 년간 개발규제 완화와 경사도 조례 완화 등으로 용인시에서 2차 난개발이 확산됐다.”

-난개발이 가장 큰 출마이유였나.

“용인시가 2조2000억 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갖고 있으면서도 제대로 쓰고 있지 못한 것도 마음이 아팠다. 용인 경전철 때문에 가뜩이나 빚더미인데, 종합경기장을 3200억 원을 들여 짓고 있다. 완공단계인데 용인시는 생활체육공간은 턱없이 부족하고, 100만 도시에 국공립 단설유치원이 하나밖에 없다. 돈을 엉뚱한데 쓰고 있다. 삶의 질을 위해 쓰는 것이 아니라 치적성 과시성 사업에 엉뚱하게 쓰고 있다. 돈이 많아도 삶의 질을 위해 쓰지 못하면 부자동네여도 남아나지 못한다. 나름대로 조세 재정 전문가로서 이런 현실을 보고 가만히 있을 수 없어 나서게 됐다.”

-용인시와 연고가 있나.

“출생지는 부산이고 돌 지나고 나서 경북 경산으로 가서 고교까지 다녔다. 부모님 고향과, 선산도 경산에 있다. 용인은 4년 전에 왔다. 미국 유학을 마치고 귀국해 일산과 양평에서 살다가 아이가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용인으로 이사를 오면서 인연을 맺게 됐다.”

-출마선언문에 지역권력 교체가 필요하다고 했는데 무슨 의미인가.

“이중의 지역권력 교체가 필요하다고 본다. 정권 차원에서는 수도권 100만 인구 이상의 도시 가운데 자유한국당이 유일하게 잡고 있는 곳을 탈환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 개혁의 탄력을 받기 위해서라도 지방선거 승리가 중요하다. 그러나 이것이 끝이 아니다. 민주당 후보라도 지역의 유착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이어서는 안된다. 복지와 문화, 교통, 교육 등 시민의 삶의 질을 올리고,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어야 한다.”

-구여권이 지역권력을 차지해 어떤 문제가 있었나.

“역대 시장이 수뢰 등의 혐의로 줄줄이 감옥에 갔다. 그만큼 지역정치가 부패해있었다. 한편으로 지역 이해관계를 가진 조직, 개발세력과 유착관계로 엉뚱한 개발사업이 벌어지면서 시 예산이 잘못 쓰였다. 주민을 위한 곳에 쓰이지 못한 것이다.”

-용인시에 있는 대기업과 재벌 일가 소유 토지 개별 공시지가를 현실화해 재산세 수입을 늘리겠다고 했는데, 그럼 그동안 이 지역에 토지를 가진 대기업 재벌이 세금을 제대로 안냈다는 것인가.

“그렇다. 보유세 강화에 앞서 선행할 것이 재벌의 고가 단독주택 등 부동산 공시주택가격과 공시지가 현실화이다. 대기업 소유 건물이나 토지의 공시주택가격이나 공시지가 시세반영율이 매우 낮다. 공시주택가격이나 공시지가는 재산세를 매기는 과표(과세표준)의 기초이다. 시세 5억 원짜리라면 이것 그대로를 과표로 잡는 것이 아니다. 대다수 중산층과 서민들이 거주하는 수도권 아파트의 경우 공시주택가격은 시세의 70% 정도 선이다. 그러나 박근혜가 팔았던 삼성동 단독주택의 경우 시세 63억 원인데, 공시지가는 23억 원이었다. 40% 수준에 불과했다. 일반 서민은 시세의 70% 수준으로 과표를 잡아 재산세를 내는데, 부동산 부자들의 주택은 훨씬 낮은 비율로 잡고 부과하고 있는 것이다.”

-용인 에버랜드 등 삼성 땅도 그러한가.

“삼성과 이건희 회장 일가가 소유한 용인시 토지의 공시지가를 조사해봤다. 그 주변에 땅이 엄청 많다. 그것도 시세반영율이 30% 언저리 밖에 안된다. 재산세 과표를 적게 잡히기 때문에 부동산 부자인 대기업이 재산세를 제대로 내지 않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부자나 대기업을 때려잡자는 것이 아니라 일반 중산층 서민과 같은 정도로 형평성에 맞게 과표를 잡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재산세는 기초지차체의 세수에 해당한다. 공시지가가 시세에 맞춰 현실화되면 그만큼 지자체의 재산세 수입이 늘어 문재인 정부가 ‘혁명적 지방분권’을 하는데에도 재정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각종 건설사업의 공사비거품을 빼고, 건설업체간 담합을 막아 예산을 아끼겠다고 했는데, 이 지역에 건설업체가 어떤 담합이 있다는 것인가.

“대한민국의 대부분의 공공건설 사업 진행 과정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용인에서도) 안써도 될 예산을 쓴다. 예를 들어 용인시 종합경기장의 경우 3200억 원 중 1600억 원이 공사비인데, 턴키(Turn-key:일괄수주계약) 방식으로 발주됐다. 턴키 공사는 대부분 업체들이 짬짜미를 한다. 형식상 경쟁입찰일 뿐 실제로는 경쟁입찰이 아니다. 1000억~1100억 원이면 할 공사를 1600억 원에 하는 식으로 한다. 이 같은 차액 500억~600억 원이 모두 시민의 혈세라는 것이다. 여기 뿐이 아니라 다른 곳도 이런 담합을 당연시한다. 내가 서울시에 근무할 때 맡았던 9호선 2단계 (공사구간)에서 다른 공구에서는 예정가격의 가격낙찰률이 95% 이상이었으나 내가 담합을 깬 공구에서는 67%로까지 내려갔다. 예를 들어 예정가격을 1000억을 써냈더라도 실제 낙찰된 가격은 670억 정도라는 것이다. 공사비 산정의 기초가 되는 예정가격이 얼마나 부풀려져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런데 건설업계나 관련 공무원들은 이것을 비리라고 생각하지도 않는 풍토이다. 이런 공사비 거품을 빼야 한다.”

-지방은 늘 여당이 되면 좋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가.

“그런 경향이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제대로 된 미래비전과 좋은 품질의 정책과 정책을 뒷받침할 기초지자체 살림을 잘 운영할 능력이 있는가가 더 중요하다. 예산규모가 상당한 곳은 예산만 잘써도 지역이 달라질 수 있다.”

(강남 집값 폭등 원인을 부동산 규제 때문이라는 조중동 경제지 논조)

-강남 집값의 원인이 각종 부동산 대책(양도세 중과세, 재건축 초과이익부담금 부활 등)으로 인해 공급이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중앙일보가 사흘 연속으로 보도했다.

“정부가 규제해서 공급을 줄인다니까 집값이 뛴다는 주장인데 틀린 얘기이다. 새 정부가 들어와서 한 것이 투기억제 대책,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새 정부의 대책 때문에 공급이 줄어드는 여파가 바로 나타날 수가 없다. 주택공급에는 2~3년 걸린다. 재건축 사업추진 과정은 보통 10년 이상 걸린다.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한다해도 공급이 줄어서 집값이 뛰는 것이 아니다. 서울시 주택 공급은 최근에 더 늘었다. 강남 아파트도 입주물량도 늘고 있는데 이건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공급 부족 때문에 집값이 뛴다는 조중동의 논리는 이치에 맞지 않는다.”

-공급을 늘리는 것이 해결책이 아니라는 것인가.

“부동산 공급을 일반적인 상품이나 서비스 공급처럼 생각하면 안 된다. 필요하다고 막 찍어낼 수 없다. 지역적으로 제한돼 있고, 지역고착성이 강하다. 서울 강남집을 사려는 수요가 있다고 강남 바깥에서 집을 지어서 강남에 공급이 되는 것이 아니다. 설령 늘린다 해도 3년 가까운 시간이 걸린다. 조중동이나 경제지 주장대로 공급이 부족해서 집값이 뛰었다면 박근혜 정부 때 재건축허용연한완화, 초과이익환수제 유예 등으로 강남 아파트 공급을 늘리겠다는 신호를 줬을 때 집값이 가라앉았어야 했다. 하지만 정반대로 엄청 뛰었다. 서울과 강남이라는 지역은 면적이 한정돼 있고, 주택 공급은 공산품과 달리 비탄력적이라 늘리고 싶다고 단기간에 확 늘릴 수 없다. 반대로 이명박 정부 시기인 2009년 10월부터 2012년 말까지 강남 집값은 하향세였다. 이때 공급물량이 늘어서 집값이 떨어진 게 아니다. 공급은 오히려 안늘었다. 재건축사업이 제대로 추진되지도 않았다. 조중동 주장대로라면 공급이 줄었으니 부동산 가격이 올라야지 왜 떨어지나.”

-조중동 경제지 등 기득권 언론 주장이 다 틀린 것인가.

“기득권 언론 논리와 주장대로 부동산 시장이 움직인 것이 하나도 없다. 지금 강남 집값 급등의 원인은 공급이 아니라 투기수요가 핵심이다. 어차피 제한된 지역에 주택 공급을 한꺼번에 늘릴 수가 없게 돼있다. 그러니 정작 중요하게 관리해야 할 것은 수요이다. 박근혜 정부 당시 재건축 공급을 늘리겠다는 이유로 사업성을 좋게 만들어줬다. 분양가 상한제를 풀어주고 초과이익환수제를 중단하면서 투자의 가치가 높아졌다. 그러니 투기적 가수요가 일어난 것이다. 수요가 100에서 150으로 뛴다. 수급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수요가 늘어나니 공급이 부족한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지, 실제 공급이 부족해서 집값이 뛴 게 아니다. 투기적 가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그러므로 투기적 가수요를 잡아야 한다. 그런 면에서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대책 방향은 근본적으로 옳다.”

-정부 대책은 대체로 본격적인 시행에 아직 들어가지 않았는데, 시행되면 강남 집값도 잡힐 것으로 보는가.

“투기적 가수요를 잡는데도 시간이 걸린다. 투기 에너지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조중동이 집값의 양극화라면서 정부규제의 약발이 없는 것처럼 주장하는데, 서울을 제외하고 대다수 지역이 안정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약발이 있다. 다만 뜨거워진 가마솥의 핵심인 강남 정도가 남아있는 것이다. 그러나 오래 지속되기 힘들 것으로 본다. 거래량이 줄었다. 이달 말일부터 2주택 이상 대출시 대출한도를 줄이는 대출규제가 시행되고,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의 경우 대략 5월쯤부터 부담금 부과사례가 나올 것이다. 양도소득세 중과도 4월부터 시생된다. 아직 규제가 작동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 약발이 없다는 주장은 앞뒤가 안맞는 이야기이다. 일관성 있게 유지하면 강남도 잡힐 공산이 크다.”

-그래도 연일 조선 중앙일보나 경제지는 동일한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프레임이 문제이다. 전국적으로 집값이 잡히고 강남만 남았다고 볼 것인지, 아니면 조중동 처럼 강남집값 상승이 민심이반을 일으키도록 정부와 국민을 이간질시키는 주장이 맞다고 볼 것인지이다. ‘강남 지역은 계속 오르는데 다른 지역은 안오르니 배아프지’라는 식이다. 이는 굉장히 악의적인 프레임이라고 본다. 이들의 주장이 맞는지 정부의 대책이 옳은지는 적어도 상반기를 지나면 알 수 있을 것이다.”

-강남은 교육과 문화, 커뮤니티 등 생활시설도 타지역에 비해 압도적이어서 집값이 오르는 건 당연하다는 것이 중앙일보 주장이기도 하다.

“(강남에는) 공공의 자원을 퍼부어서 도시계획과 도로망을 정비하고 법원과 검찰청을 집어 넣어왔다. 그러나 모든 지역을 다 그렇게 할 수 있느냐. 다른 지역도 강남처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게 한다해도 강남집값이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편의성이 잘 갖춰진 지역이어서 집값이 높다는 주장을 합리화해주긴 하지만 ‘늘 오르고, 늘 올라야 한다, 늘 오를 것’이라는 추세를 다 설명하지는 못한다. 핵심은 투기적 가수요에 있다. 개포주공3단지의 경우 매수자의 70%가 빚을 얻어서 샀으며, 90% 이상이 세입자 끼고 산 사람들이다. 거주목적으로 집을 산 사람들이 아니라는 얘기이다. 결국 규제를 풀라는 것은 투자 투기 목적의 공급을 해달라는 것인데, 이것이 맞는 말이냐. 아니라는 것이다.”

▲ 선대인 선대인경제연구소장이 지난 25일 저녁 미디어오늘 사무실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선 소장은 지난 2016년 9월 KBS ‘아침마당’ 월요일 코너인 ‘고급정보열전’에 출연하다 제작진으로부터 윗선의 지시로 하차 통보를 받는등 블랙리스트 논란의 당사자이기도 했는데, 어떤 기억인가.

“당시 아침마당 프로그램에 담당피디가 나와달라고 부탁해서 나갔다. 현명한 보험은 어떻게 들 것인지, 노인 빈곤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등 인생설계에 관한 얘기를 했다. 그 중 문제가 된 것은 ‘아파트 분양시장과 관련해 과열양상을 보이는데, 무리하게 빚내서 사면 위험할 수 있다, 투기 투자 수요 많아졌는데, 자칫 입주 시점에 금리가 오르거나 물량공급이 많아지면 난처한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정도’의 얘기였다. 시청자게시판이나 시민 옴부즈맨 등 어느 곳에서도 문제삼은 게 없었다. 그런데 KBS 담당 국장이 정체불명의 전화한통화 받고 나서 자르라고 하지 않았나. 당시 많이 아팠다. KBS가 정권을 위한 방송이 아니고, 전파는 공공재이며 공영방송이라면 국민의 공정하고 올바른 눈과 귀가 돼야 한다. 그런데 정부의 부동산 경기부양 정책에 거슬린다고 사람을 자르는 것은 온당하지 못한 처사였다.”

-당시 사장이었던 고대영 사장이 해임된 것을 보며 어떤 생각이 드는가.

“비정상적이었던 MBC와 KBS 사장이 해임돼 정상화되는 물꼬 트는 계기가 됐다. 경제판 블랙리스트로 피해 봤던 사람으로서 공영방송이 자리잡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기쁜 일이다. 중요한 것은 고대영 사장의 해임 보다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방송 종사자들이 좋은 프로그램와 보도를 할 수 있다면 종사자 뿐 아니라 국민들에게 정말 좋은 일이 될 것이다. KBS 기자 PD 기술직 종사자가 합심해서 정권의 하수인들의 속박에서 벗어나 국민에게 유익한 방송을 만들어주길 바란다.”

-지난 2008년도부터 선 소장은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을 했으나 여전히 강남을 비롯한 서울 집값이 오른 것을 보고, 인터넷 상에서 일부 이용자들이 불신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선 소장이 나오는 일부 기사에선 ‘선 소장 믿고 집 팔았다’는 불만이 담긴 댓글도 보인다.

“지난 2008년에 세계 경제의 위기가 오기 전에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을 것이라고 경고하는 책을 낸 것은 국내에서 내가 유일했다. 이후 이명박 정부가 4대강사업을 하면서 부동산 경기부양으로 2009년 10월까지 반등하긴 했지만 그때부터 2013년 상반기 정도까지 수도권 집값이 떨어졌다. 이 때까지는 대체로 내 예측이 맞은 것이다.”

-그러면 무엇이 문제인가.

“(내 예측 및 분석과 시장 상황이) 달리 보이는 것은 박근혜 정권 때 최경환 부총리가 부임한 이후 빚내서 집사라고 할 정도의 무지막지한 규제완화 정책을 편 데 기인한다. 정부가 비정상적인 정책을 통해 집값이 오르는데, 이것이 정상인가, 지속가능한 것인가. 저는 정상이 아니라고 봤다. 이런 상태로 2~3년간 집값이 오를 수 있겠으나 금리가 오르거나 입주물량이 많아지면 집값 하락할 때 무리하게 빚내서 집산 사람은 위험할 수 있다고 했다. 국민경제 차원의 위험한 도박과 비정상적인 투기조장 정책은 비판해야 했다. 아파트 분양광고에 목멘 언론들이 잘못된 정책 견제는커녕 아파트 분양 촉진용 기사를 마구잡이로 썼다. 그런 상황에서 나는 가계부채 폭증을 배경으로 집값이 뛰고 있기 때문에, 집값이 떨어지면 위험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한 것이다. 그러니 무리하게 빚내서 집 사지 말라고 한 것이지, 돈 있는 사람이 사려는 것은 안 말린다고 했다. 나는 부동산을 투자 관점에서 얘기한 것이 아니다. 정부의 투기 조장책에 편승해서 주변에서 몇 억의 돈을 쉽게 벌었다고 하니 상대적 박탈감이 심할 것이다. 저를 원망해서라도 그런 박탈감이 해소될 수 있다면 얼마든지 욕해도 좋다. 저는 욕받이가 되는 것을 감수할 수 있다.”

-인터넷에서 일부 과한 주장을 펴는 이들도 있나.

“부동산 재테크 카페 등에서 저를 ‘폭락론자’라는 딱지를 붙여 비난하는 경우도 있었다. 선대인은 틀렸다고 계속해서 왜곡하고 전문가로서의 제 신뢰성을 떨어뜨리기 위해 허위사실까지 지어낸 경우도 있었다. 저는 미국에서 귀국한 2007년 이후 단 한번도 제 명의로 된 집을 소유한 적이 없다. 그런데 ‘선대인은 남들에겐 집 사지말라고 해놓고 자기는 책판돈으로 강남에 집샀다더라’, ‘위례신도시, 세종신도시까지 진출했다더라’라는 주장도 있었다. 모두 허위사실로, 다른 건 몰라도 이런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행위는 자제해주기를 바란다. 최근 몇 년간 수도권 집값이 뛸 때 집을 사지 못해 상대적 박탈감 느끼는 사람들의 심정을 이해하지만, 그 보다 정부가 제대로된 주택정책을 펼 수 있도록 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