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턱밑까지 들어온 수사… 불법 후원금 MBC 집중보도

30일 뉴스데스크 톱뉴스로 보도, 경찰은 31일 압수수색…“이쯤되면 사퇴 결단 뿐”

2018-01-31 14:04       조현호 기자 chh@mediatoday.co.kr

KT가 5년 만에 경찰 압수수색을 당하면서 KT 임원들을 동원한 이른바 상품권깡 수법의 불법 후원금 수사가 황창규 회장을 향해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경찰의 압수수색이 나오기 전날인 30일 저녁 MBC가 후원금 쪼개기 불법 후원 로비 관련 뉴스를 톱뉴스로 집중 보도하는 등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MBC는 30일 저녁 메인뉴스인 ‘뉴스데스크’ 톱뉴스 ‘KT, 임원 수십 명 동원 후원금 쪼개기…불법후원 로비’에서 “대표적인 통신사 KT가 국회의원들에게 전방위 로비를 한 것으로 보이는 물증과 증언을” 확보했다며 “황창규 KT 회장이 국감 증인으로 채택되지 않도록 하려는 시도였고, 실제로도 그렇게 됐다”고 보도했다.

MBC가 이날 공개한 20대 국회 상반기 상임위원회와 소속 의원 몇 명의 이름이 적힌 문서에 의원 이름 옆으로 20여 명의 일반인 이름이 나란히 등장하는데, 이들이 모두 KT 상무 이상 고위 임원들이라고 전했다.

방송 인터뷰에 나오는 KT 관계자는 “사장급 이하 임원 40여 명이 동원이 됐어요. 그중에 사장급 전무급 부사장급이 제일 많아요”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문건이 임원 개인 계좌를 통해 의원들에게 보낸 후원금 내역을 정리한 거라고 밝혔다고 MBC는 보도했다. 더구나 “그렇게 조직적으로 회사 임원들이 다 동원이 돼서 그런 규모로 한 거는 보기 드문 일”이라고 KT 관계자는 털어놨다. 임원의 개인후원인 것처럼 꾸민 것이라는 설명이다.

MBC는 후원금 기부 방식은 3백만 원, 5백만 원, 1000만 원 씩 기부했으며, “의원 1명을 후원하는 데 여러 명을 동원한 건 역시 법망을 피하기 위한 ‘쪼개기 수법’이라고 했다”고 보도했다. 방송에 나오는 KT관계자는 “공개를 해야 되는 고액 후원자의 명단을 공개해야 하는 그 기준선이 3백만 원”이라며 “그걸 피해가기 위해서 쪼개기로 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KT 내부 인사도 “회사에서 임원에게 돈을 주고, 현금을 주든 입금을 하든 알아서 하라”고 지시했다며, 후원 자금은 회삿돈이었다고 확인했다고 MBC는 전했다.

이 같은 후원을 한 이유에 대해 MBC는 후원금 로비가 시작된 건 2016년 9월, 국정감사 바로 직전이었다는 점을 들었다. KT 관계자는 “첫 번째 미션은 CEO, 그러니까 (황창규) 회장의 국정감사 증인 출석이 안되도록 하라는 거 하나 하고…”라고 말했다.

MBC는 “가장 많은 후원금이 집중된 곳은 국회 정무위원회였다”며 “당시 정무위에는 KT가 인터넷 전문은행 K뱅크의 지배주주가 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법안이 계류 중이었다”고 했다.

MBC는 이어진 ‘상품권 깡으로 현금 마련 해당 의원들 “모른다”’ 리포트에서 KT가 후원금을 제공한 방식이 이른바 ‘상품권 깡’이라고 불리는 것이었다고 보도했다.

MBC는 “KT 계열사가 접대비 등 각종 합법적인 명목으로 상품권을 대량 사들인 뒤, 이를 다시 현금으로 바꿔 본사에 보내면 본사는 임원 이름으로 후원금을 내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방송인터뷰로 나오는 KT 관계자는 “좀 부지런한 사람(임원)은 자기 돈으로 먼저 하고 사후에 보전받는 걸로. 업무가 바쁜 사람들은 그 자금 가지고 (후원을)했을 수도 있죠”라고 말했다.

해당 임원들은 “아 그거는 KT 쪽에 물어보라. 제가 얘기할 게 아닌 것 같다”(임원 A) “얘기하기가 좀 어렵다. 일단 홍보실에다가 얘기를 좀 해달라”(임원 B)고 말했다. 이는 자신의 의사대로 한 것이었다고도 밝히지 못한 것이다.

이에 대해 KT 안팎에선 이미 한 달 전에 연합뉴스 등 언론에서 다뤘던 것을 MBC에서 다시 보도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MBC 보도는 기부자 문건의 내역과 기부한 임원 당사자들의 육성 및 내부고발자 증언이 추가됐다.

KT 관계자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수사 중인 사안이라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KT 새노조는 31일 논평을 통해 “시점으로 보나, 회사 돈을 쪼개서 개인 후원금처럼 위장한 방식으로 보나, 황창규 회장 개인의 자리보전을 위해 권력층에게 은밀하게 회사의 조직과 자금을 제공한 악질 범죄라 할 것”이라며 “재작년부터 시작된 황창규 회장 국정농단 연루 논란이 2018년이 된 지금까지 KT를 괴롭히고 있다”고 비판했다.

KT 새노조는 “회사는 망가지고 황 회장 본인만 살아남는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KT내부에서 거세게 제기되고 있다”며 “경찰 수사로 ‘상품권깡’으로 회사 공금을 비자금으로 조성하여 국회의원들에게 로비를 하는 지경까지 사실로 확인된 이상, 이제 어떤 국민도 황창규 회장의 KT를 국민기업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쯤 되면 황창규 회장 스스로 결단해야 한다”며 “ 황회장 스스로 사퇴의 결단을 내릴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