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현 “펜스 듣기 싫은 말 하면 안보 금간다? 구시대적 발상”

[인터뷰] 더불어민주당 의원, 조선일보·야당 ‘펜스 곡하러 온다’ 비난에 반박 “펜스-아베야말로 결례”

2018-02-07 16:47       조현호 기자 chh@mediatoday.co.kr

펜스 미 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의 대북 강경발언에 이석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잔치집에 곡하러 온다’, ‘제집 굿할 심산’이라고 풍자하자 조선일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 신보라 자유한국당 의원이 일제히 비난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석현 의원을 향해 안보위기를 부추긴다거나 ‘북에는 그토록 아부하고 미일 정상급 인사는 무례하다’ ‘무책임한 정권’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이들은 평창올림픽 북한팀 참석으로 조성되고 있는 평화분위기에 펜스 미 부통령이 ‘전략적 인내의 시대는 끝났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러’ 방한하는 것이라는 발언에 대해서는 문제삼지 않고 있다.

이석현 의원은 펜스 부통령이나 아베 총리의 발언이야말로 모처럼 조성된 평화분위기에 결례되는 표현인데도 야당이나 언론이 아무런 지적도 하지 않아 한마디 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부통령 등에 듣기 싫은 얘기한다고 한미동맹과 안보에 금이 간다는 주장이야말로 구시대적 발상이라고 이 의원은 반박했다.

이 의원은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평화로 가는 길은 왜 이리 험난한가”라며 “펜스 부통령은 잔치집에 곡哭하러 오고 아베총리는 남의 떡에 제집 굿할 심산! 평창 끝나는즉시 한미연합훈련 하라니 내정간섭까지, 헐!”이라고 풍자했다. 야당에 대해서도 이 의원은 “절벽 끝에 평화의 끈 하나 붙잡았는데 야당 발길질은 그럼 전쟁하잔 말?”이라며 “북한 열병 한다는데 야당 염×! 정신좀 차립시다!”라고 썼다.

이를 두고 조선일보는 7일자 사설 ‘천안함부터 찾고 탈북자 만나는 美 부통령’에서 “김정은은 비핵화협상이 아니라 핵무장을 방해하는 대북제재를 무너뜨리려 오는 것”이라며 “김정은을 비핵화 협상에 끌어내려면 북 정권을 무너뜨릴 정도의 강력한 제재 압박이 필요한데도 이 의원이 잔칫집에 곡하러 온다고 했다. 이게 정부의 본심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조선은 “이러면 대북제재 무용론이 다시 나온다”며 “그 다음은 무엇일지 짐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의 주장이나 인식이 미국으로 하여금 제재를 넘어 군사적 행동을 하게 한다는 주장으로 받아들여지는 사설이다.

조선일보 비판을 시작으로 바른정당과 자유한국당도 비난에 동참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이 의원의 SNS 글에 대해 7일 오전 국회의원·원외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문재인 정부와 집권여당이 북한에 대해서는 한없이 아부하고 미국과 멀어지기로 작정했다면 평창 이후는 어떻게 해결하겠다는 것인지 정말 무책임한 정권이 아닐 수 없다”고 비난했다.

유 대표는 “제가 오래 전부터 지금 남북관계가 문제가 아니라 한미관계가 문제라고 주장했고, 한미관계의 신뢰회복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전쟁을 막기 위해서 한미관계가 중요하고, 북핵미사일 문제 해결하기 위해서 한미관계가 중요하다는 말을 제가 수도 없이 했는데 지금 자꾸 타이밍을 놓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평창 올림픽 이후에 미국과 북한의 충돌이 어떤 안보위기를 초래할 지 매우 불확실한 그런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보라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동맹국 미국의 부통령과 이웃나라 총리에 대해 모욕적인 언행을 서슴지 않으면서까지 북한을 두둔하는 모습이 기가 막힐 지경”이라며 “현송월은 여왕처럼 극진히 대접하면서 곧 한국을 방문하는 미국과 일본의 정상급 인사에게는 이렇게 무례해도 되는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대한민국 국민과 전 세계가 우려하고 있는 북한 건군절 열병식에 대해서는 찍 소리도 못하면서 그것을 대신 지적하는 제1야당에게 ‘염×’한다며 막말을 던지는 사고방식이 경악스러울 따름”이라고 비난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이석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후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과연 자신들의 조국은 어디인지 헛갈리는 사람들이라며 반박했다.

이 의원은 “그동안 한반도를 둘러싸고 미국 입장이 좀 석연치 않았다”며 “우리가 늘 한반도에 평화가 있어야 한다고 보고 문재인 정부가 앞장서서 북한을 평창 동계올림픽에 동참시켜 평화분위기를 조성해 내는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말했다. 그는 “평창올림픽이 평화올림픽으로 치러지도록 마음을 모으는 분위기가 끝나기도 전에 아베 총리는 ‘한미연합 훈련해야 한다’고 간섭하는가 하면, 펜스 부통령은 ‘전략적 인내는 끝났다’고 언급했다”며 “이는 어렵게 조성한 평화올림픽에 대해 큰 결례가 되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그런데도 국내 야당은 남의 나라 얘기하듯이 ‘평양올림픽’이라 비난하며 자꾸 고춧가루를 뿌리기만 할 뿐 도와주지는 않고 있다”며 “그래서 한마디 안할 수 없었다.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의 한 사람으로써 대한민국의 자존심에 관한 문제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야당이 자성은 안하고 거꾸로 자신의 조국이 어느 나라인지 헛갈리는 사람이 상당히 있다”며 “국민이라면 평창올림픽이 남북대화 국면으로 잘 이어지도록 축원하고 협조해야지 마치 그렇게 될까봐 고춧가루 뿌려서 되겠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그런데도 (펜스와 아베의 발언에 대해) 한마디 비판하는 사람이 없다”며 “청와대나 정부도 말을 못하니 내가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의 주장과 같은 인식이 미국으로 하여금 대북제재 다음의 더 강경한 대응을 하게 할 것이라 짐작된다는 조선일보 주장에 대해 이 의원은 “안보위기라고 하는데, 안보는 소중한 것이고, 그래서 우리는 평화의 끈을 잡고자 노력하는 것”이라며 “그렇다고 미국 부통령 등에 듣기 싫은 소리를 하면 안보에 금이 간다는 것은 구시대적 발상”이라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아베 총리의 경우 한반도 문제와 대북 강공 발언으로 자신의 정치적 지지도를 올린 사람이라는 점을 거론하며 “그런 면에 대해 내가 표현을 한 것”이라며 “언론에서도 자존심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런 시각으로 주장하는 건 좀 그렇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