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삼성·현대 다스 소송비 대납 수사로 대기업 위축?

정치권 “MB가 몸통, 박근혜 국정농단 뛰어넘는 중대 범죄”… 한국당, 평창올림픽 후원했으니 봐주자?

2018-02-19 15:21       강성원 기자 sejouri@mediatoday.co.kr

검찰이 삼성뿐만 현대자동차도 다스 소송비를 대납해줬다는 단서를 잡고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권도 이명박 전 대통령을 둘러싼 혐의를 엄정히 수사해달라고 촉구했다.

지난 17일 KBS 보도에 따르면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은 2009년 이건희 회장 사면을 대가로 다스의 미국 소송비 40억 원을 내줬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의 소송비 대납은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의 요구로 이뤄졌고, 그 과정에서 이건희 회장의 승인도 있었다고 이 전 부회장이 시인했다는 것이다.

이 전 부회장은 자수서에 이명박 청와대의 ‘사면 대가’나 삼성의 ‘사면 청탁’을 구체적으로 적시하진 않았지만, 조사 과정에서 ‘이건희 회장의 사면을 기대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이 회장의 사면과 이 전 대통령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검찰은 삼성이 이 전 대통령 측의 요구를 들어주는 대가로 이 회장 사면에 대한 묵시적 청탁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19일 한겨레가 삼성에 이어 현대차도 다스의 미국 소송 과정에서 거액을 지원한 단서를 잡고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고 보도하면서 이 전 대통령의 ‘뇌물’ 수수 의혹은 더욱 커지고 있다.

▲ 지난 17일 KBS ‘뉴스 9’ 리포트 갈무리.
더불어민주당은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삼성 측에 다스 소송비 대납 요청을 한 것도 결국 이 전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임이 분명해지고 있다며 검찰에 철저한 수사를 요구했다.

박범계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현안 브리핑에서 “‘다스의 미국 소송에 관여한 바가 없다’는 이 전 대통령의 해명은 ‘해명’이라기보다는 이제 더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는 자기고백처럼 들린다”며 “이 전 대통령이 다스 미국 소송의 몸통 아니냐”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다스가 김경준씨를 상대로 제기한 투자금 140억 원 반환 소송에서 미국 법원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백준 전 기획관이 다스와 한 몸이며, BBK와 MAF펀드의 소유주라고 주장한 김경준씨의 주장을 증거로 채택했다”며 “이후 이 소송이 취하되고 투자금이 반환되는 과정에서도 당시 청와대의 그림자가 너무도 짙게 드리워져 있다”고 말했다.

민주평화당도 “(삼성 등이) 헌법에 보장된 대통령의 사면권을 돈을 주고 샀다면 이 또한 박근혜 최순실의 국정농단을 뛰어넘는 중대 범죄”라며 “검찰은 성역 없는 철저한 수사로 관련자를 엄벌에 처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최경환 대변인은 “MB는 평창 동계올림픽 초대는 물론 사무실, 경호팀, 비서관 등 전직 대통령으로서 모든 예우를 누리고 있다”며 “MB는 검찰의 초대장을 받기 전에 지금이라도 전직 대통령으로서 모든 예우를 당장 포기하라. 그것이 국민과 역사 앞에 자숙하는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진정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이 전 대통령 측이 삼성의 다스 소송 대납에 MB가 관여한 바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마치 (국정농단을) 박근혜는 모르고 최순실이 다했다는 얘기와도 비슷하다”면서 “박근혜·최순실 사태의 정점은 누가 뭐래도 박근혜이고, 마찬가지로 다스 사태의 중간에 누가 있다고 한들 책임은 MB의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 원내대표는 “상황이 이러한데도 전 대통령에 이어 전전 대통령까지 사법처리하는 것은 정치보복이라는 주장이 있다, 한심한 얘기”라며 “범죄가 밝혀졌는데도 전직 대통령이라는 이유로 사법처리에서 벗어난다면 성실하게 법을 준수해온 국민에 대한 정치보복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이냐”고 질타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대기업의 다스 소송비 대납 관련 검찰의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 움직임에 대해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와 개최에 기여한 대기업을 위축시켜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송석준 한국당 정책위 부의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삼성은 IOC에 2000억 원 이상 후원했고, 특히 롯데는 올림픽 공식 파트너로 신동빈 회장은 대한스키협회장을 맡고 있다”면서 “그런데 이번에 올림픽 와중에도 적폐청산이라는 프레임에 갇혀서 우리 기업들은 신나게 이번 올림픽을 통해서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는커녕 지금 공포에 떨고 있는 형국”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