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딪힌 기분” “차에 박은듯” 천안함 생존자 증언 의문점 있다

[8년 재판 증언 분석] 외부근무자·절단면쪽 휴식자 증언, 어뢰폭발 충격 맞나…추적60분팀 천안함 수습자 인터뷰

2018-03-28 08:16       조현호 기자 chh@mediatoday.co.kr

천안함 사건 당시 충격에 대해 생존자들의 증언이 어뢰폭발로 인한 것이라 볼 수 있느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지난 8년 가까이 동안 법정에 출석한 천안함 생존장병 가운데 선체 실외에 있던 근무자, 절단면에 가장 근접한 곳에서 휴식 및 취침준비를 하던 생존자 등은 “몸이 붕떴다 떨어졌다”, “뭐에 퉁 부딪힌 기분”, “차에 박은 듯했다”고 증언했다. 특히 배 바깥에서 좌우 견시업무를 보던 근무자들은 아무도 폭발에 따른 섬광이나 물기둥을 보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천안함 8주기를 맞아 천안함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재판을 받고 있는 신상철 전 민군합동조사위원의 1심 법정에 출석한 생존자들의 증언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좌현 견시병이었던 황보상준 일병(당시 계급)은 2012년 8월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 심리로 열린 신 전 위원의 명예훼손 사건 공판에 출석해 ‘100m 이상 올라온다는 물기둥을 못봤느냐’는 검사 신문에 “물기둥은 보지 못했는데, 물이 튀었다고 진술했고, 그 당시 방한복과 헬멧을 착용하고 있어서 얼굴에만 분무기로 물을 뿌린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답변했다.

황보씨는 또한 “(사고직후) 생활관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을 때 전혀 모르는 어떤 해군 장교로부터 전화가 와서 ‘어뢰가 폭발하면서 물기둥이 아닌 물보라가 일어날 수 있다’는 설명을 한(들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물기둥과 물보라의 차이에 대해 황보씨는 “물기둥이었다면 물을 뒤집어쓰고 다 젖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고, 분무기로 뿌린 것처럼 증인의 얼굴에 뿌려졌기 때문에 물보라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분무기로 물을 뿌린 듯한 시점에 대해 황보씨는 “쾅 소리가 나 몸이 떴다가 떨어질 때 그런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물이 하늘에서 쏟아지는 소리도 듣지 못했다고 답했다.

그는 사고순간 함미 쪽에서 섬광이 퍼지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증언했고, 하늘이나 바다 빛이 환해지는 것도 못봤다고 말했다.

황보씨는 사고순간 충격에 대해 몸이 붕 떴다가 떨어지면서 옆쪽 난간에 무릎이 부딪혀 인대가 파열됐다고 주장했다.

사고 순간 침실에 누워있었다는 견시병 전준영 병장(당시 계급)은 사고 순간 몸이 살짝 뜬 기분이었다고 증언했다.

전씨는 지난 2014년 12월22일 법정에 출석해 사고순간 몸이 붕 떴느냐는 변호인 신문에 “예 떴다고 할 정도로 느꼈다”고 말했다. ‘몸이 침대 윗칸까지 닿았느냐’고 묻자 전씨는 “살짝 떴다는 기분만 들었다”고 답했다.

이에 반해 사고순간 천안함 우현에서 견시업무를 하던 공창표 하사(당시 계급)는 몸이 떠오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공씨는 2012년 7월9일 같은 법정에 출석해 사고직후 충격에 대해 “순간적으로 충격이 있어서 왼손으로 창문 밑에 있는 봉을 잡고 있었고, 발로 나무 난간을 밟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충격이 있었을 때 몸이 떠오르는 것을 느꼈느냐’는 신문에 공씨는 “느끼지 못했다”고 답했다. 그는 “오른쪽 무릎 인대파열이 있을 정도였다”고 주장했다.

물기둥 목격여부에 대해 공씨 역시 물기둥을 보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천안함 사고순간 이른바 어뢰 폭발 위치와 가장 가까운 곳에서 취침 준비중이던 전탐장 김수길 상사(당시 계급)는 다른 함정에 부딪혔다고 생각했다고 증언했다.

김 상사는 2014년 10월27일 같은 법정에 출석해 “(사고당일) 21시20분경 취침하러 ‘CPO실(수면하침실)’로 내려와 스탠드를 켜고 누워 있을 때 ‘쿵’ 소리가 나서 어떤 함정에 부딪혔다고 생각하고 침실에서 튀어나왔다”고 밝혔다. 그는 쿵, 쾅 소리를 들었는데, 첫 번째 쿵소리가 났을 때 “(천안함보다) 큰 상선이거나 동급함정에 부딪힌 줄 알았다”며 “(20~30초 후 다시) 그것도 마찬가지로 물체와 부딪히는 소리라고 생각했다”고 증언했다. (법정에서 그는 처음엔 ‘20~30초 후’라고 했다가 다시 ‘3~5초 후’로 번복했다)

몸이 느낀 충격에 대해 그는 “몸이 움직일 정도는 아니었다”며 “작은 함정이 부딪힐 때 ‘퉁’하는 정도의 느낌은 왔다”고 설명했다. 나가 떨어질 정도는 아니었느냐고 하자 김 상사는 “그 정도는 아니었다”고 답했다. 또한 폭뢰의 폭발과 달리 그냥 퉁 부딪히는 느낌이었다고도 진술했다.

사고순간 음파탐지 업무를 하고 있던 천안함 음탐사 김기택 하사(당시 계급)는 뭔가 부딪혔다, 차에 박은 것 같았다고 했다.

김 하사는 2013년 12월9일 같은 법정에 출석해 사고 순간에 대해 “쉽게 설명하자면 차를 운전하고 있는데 옆에서 차를 박았고, 박은 순간은 약간 얼떨떨했지만 바로 정신을 차렸다”며 “그것이 폭발하는 소리인지, 충격하는 소리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당시에는 ‘뭔가 부딪혔다, 뭔가 터졌다’라는 생각은 했다”고 증언했다.

김 하사는 “큰 충격을 받았다고 생각했다”면서도 넘어졌느냐는 변호사 신문에 “넘어지지는 않고, 옆으로 튕겼다…당시 옆으로 밀리면서 골반이 함 벽면에 찍힌 것은 기억한다”고 말했다. ‘의자에 앉은 채로 엉덩이가 계속 의자에 붙어있었다는 것인가’라는 재판장의 신문에 김 하사는 “예”라고 답했다.

이 같은 증언은 100m 이상의 물기둥을 동반하는 폭발 충격을 비교적 근접 거리에 있던 생존자들이 느낀 것이라고 하기엔 여전히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오는 28일 밤 KBS 2TV에서 방송되는 <추적60분> ‘8년만의 공개 천안함 보고서의 진실’ 편에 대해 제작진은 27일 보도자료를 내어 방송내용에 대해 좀더 자세한 소개를 했다. 이들은 “천안함 수습과정에 깊숙이 참여했다는 관계자를 어렵게 만났다”고 밝혔다.

KBS 추적60분 제작진은 “이 관계자가 ‘북한제 어뢰에 의한 외부 수중폭발의 결과로 침몰’됐다는 정부 발표와 달리, 천안함은 절대로 어뢰에 의해 폭파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며 “그는 인양 당시 함체의 선저 부분에서 분명한 스크래치 자국을 목격했다고 주장했지만, 국방부 합동조사결과 보고서에는 ‘스크래치 없음, 선저 상태 양호’라고 기록돼있다”고 지적했다.

제작진은 “반파된 천안함의 인양 직후 모습이나 큰 부상 없이 구조된 생존 장병들의 상태 등 수많은 논란에도, 침몰 원인을 ‘어뢰 피격’으로 단정한 ‘천안함 피격사건 최종보고서’는 과연 믿을 만한 것인가”라고 의문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