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KBS 천안함 보도에 팩트체크했지만 허점 투성

추적60분 상대 “7~8미터 산화된듯 없어져”? 가스터빈 뭔가 “명백한 거짓…팩트체크 자격도 안돼” “백서에 나온 것…비유적 표현”

2018-04-02 17:20       조현호 기자 chh@mediatoday.co.kr

해군이 8년 만에 방송된 KBS 추적60분의 천안함 의혹에 대해 반박하면서 사실과 다른 주장까지 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밖에도 추적60분 방송의 5가지 쟁점을 반박한 내용은 대부분 8년 전 국방부가 발표했거나 합조단 보고서 및 백서에 나온 내용을 재탕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해군은 지난 1일 온라인 해군 사이트 해군사진갤러리에 ‘천안함 피격사건의 진실을 알려드립니다’라는 카드뉴스를 올렸다. 해군은 “3. 28 모 매체가 ‘8년 만에 공개, 천안함 보고서의 진실’ 제하 방송으로 제기한 5가지의 의혹에 대해 팩트를 체크해 드린다”며 5가지 방송 내용에 대해 자문자답 형태로 반박했다.

해군은 우선 천안함 선저 스크래치가 있고, 절단면이 일정한 방향이고 폭발흔적이 없으니 좌초로 침몰한 것 아니냐고 자문한 뒤 “천안함 침몰 해역에는 암초가 없었으며, 좌초시 발생하는 진행방향으로 찢기는 형태도 나타나지 않았다”며 “배에서 가장 낮은 부분, 소나돔과 프로펠러도 멀쩡했다. 스크래치는 침몰 후 또는 인양시 바닥에 쓸려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답변했다.

해군은 선체 3차원 영상 사진을 제시하면서 용골이 크게 변형된 것을 두고 “충격파와 버블효과 인한 침몰의 결정적 증거이며 좌초로는 이러한 현상이 발생할 수 없다”고 답했다.

해군은 유증기 폭발사고가 났던 선박 두라3호의 희생자와 천안함 전사장병의 시신상태가 다르다는 추적60분 방송내용에 대해 “당연히 다르다”며 “두라 3호는 유증기로 인한 ‘내부 폭발’이 사고의 원인이었고 천안함은 어뢰로 인한 ‘비접촉 외부폭발’로 침몰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해군은 사체 검안 결과 희생자 사인이 익사였으며 파편상 화상의 현상이 발견되지 않았으며 골절과 열창이 관찰되는 등 어뢰로 인한 충격파 및 버블효과 현상과 일치했다고 주장했다.

해군은 2~2.5 파고에도 천안함 CCTV 복원 영상 속 흔들림이 적은 이유에 대해 “함정은 파도가 높아지면 너울, 조류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기동해 파도의 영향을 줄일 수 있다”며 “후타실은 함미에 위치해 구조상 흔들림이 가장 적은 장소”라고 주장했다.

TOD 영상에 등장하는 검은색 물체에 의문을 제기한 추적60분 방송내용에 대해 해군은 전준영 예비역 병장이 TV조선에 출연해 “군함에서 비상이함시 쓰는 구명정”이라고 주장한 내용을 옮겨 적었다. 그러면서 해군은 “실제로 함정에는 위와 같은 구명정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당시 현장에 있던 생존자의 증언보다 정확한 것은 없다”고 주장했다.

해군은 흡착물질에 대해 여러 학자들의 견해가 다른 이유를 두고 “실험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결과 또한 다르다”라며 “합동조사단은 다른 학자들과 달리 실제 폭발과 가장 유사한 환경을 조성하여 실험하였고, 그 결과 어뢰추진체와 함체에서 발견된 흡착물질이 폭발로 발생한 ‘알루미늄 산화물’임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해군은 좌초설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들에게 좌초시킨 암초를 제시하라고도 요구했다. 해군은 특히 “군함의 선체 가운데 7~8m 부분이 공중으로 산화되듯이 없어진 현상이 과연 좌초를 통해서도 나타낼 수 있는지 과학적으로든, 과거의 사례이든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해군의 주장 가운데 명백히 사실 관계가 다른 부분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배에서 가장 낮은 부분, 소나돔과 프로펠러도 멀쩡했다’는 해군 주장 가운데 프로펠러는 멀쩡하지 않다. 함미 우현의 프로펠러는 모두 앞쪽 방향을 향해 휘어져 있었다.

또한 ‘군함의 선체 가운데 7~8m 부분이 공중으로 산화되듯이 없어진 현상이 과연 좌초를 통해서도 나타낼 수 있느냐’는 해군 주장의 경우 천안함에서 7~8미터 가량 뜯겨진 부위는 가스터빈실이다. 이는 인양돼 경기도 평택 천안함 해군 제2함대 안보공원에 전시돼 있다.

신상철 전 천안함 민군 합동조사위원은 2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프로펠러가 멀쩡하다는 것은 거짓말”이라며 “프로펠러가 휘어져있는 것을 눈으로 보고 있으면서도 거짓말하는 경우가 어디있느냐”고 비판했다.

신 전 위원은 “천안함 7~8미터가 산화됐다? 가스터빈이 온전하게 발견됐는데 무슨 소리인가”라며 “과연 이 글을 쓴 사람은 펙트체크할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신 전 위원은 해군의 추적60분 천안함 편 팩트체크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사고해역에 암초가 없다는 해군의 주장에 대해 “암초가 없었다고 얘기하는 것은 진실을 호도하는 것”이라며 “천안함이 반파되고 함미가 침몰한 해역은 수심이 47m이니 (여기 암초가 없는 건) 당연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 전 위원은 “(사고 다음날 해군이 유가족에게 설명했던) 해군 작전상황도상에 ‘최초 좌초’라 표기된 지점은 저수심지대로, 모래와 조개무덤으로 구성돼 있다”며 “당연히 여기서 반파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소나돔이 멀쩡해 좌초가 아니라는 해군 주장에 대해 신 전 위원은 “소나돔은 배의 앞부분에 있고, 운항시 배의 앞부분이 들리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소나돔이 멀쩡하다는 이유로 좌초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스크래치가 침몰후 바닥에 쓸린 것이라는 해군 주장에 대해 “상식적이지 않은 주장”이라며 “천안함 함미 인양업체 책임자도 같은 의견”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정호원 88수중개발 부사장(천안함 함미 인양)은 지난해 11월15일 서울고법 형사5부 신상철 명예훼손 사건 항소심 재판에 출석해 “(해저 바닥에) 긁히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증언했었다.

천안함 절단면 손상형태가 버블효과와 충격파에 의한 것이라는 해군 주장에 대해 신 전 위원은 “함수와 함미 절단면 천장의 얇은 철판은 왜 그대로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희생자에 파편상과 화상의 흔적이 없는 것이 어뢰 폭발로 인한 버블효과의 현상이라는 해군 주장에 신 전 위원은 “남기훈 상사의 시신의 경우 절단면에서 발견됐는데도 사인이 익사인 것을 어떻게 설명하느냐”며 “절단면에 가장 가까운 침실에 있던 김수길 상사는 뭐에 부딪힌 줄 알았다고 한 역시 어떻게 설명하느냐”고 반박했다.

함미 후타실의 CCTV 영상 속 흔들림이 없는 것은 구조상 흔들림이 가장 적기 때문이라는 해군 주장에 대해 신 전 위원은 “사고직후 생존자들이 함수에 모여 있을 때 먼저 구조하러 접근한 고속정은 심한 너울 때문에 가까이 오지도 못한 채 해경501함까지 기다렸다”며 “이런 상황에서 아무 이상없이 운동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TOD 동영상에서의 검은 물체에 대해 신 전 위원은 “그것이 구명정이라면 영상에 잡히지도 않을 것”이라며 “(추적60분 방송에서) 사각형 형태의 큰 물체로 판단된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함수 함미와 다른 움직임을 보였다는 것이 어느 정도 동력이 살아있는 미상 물체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해군본부 공보과 장교는 2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프로펠러가 멀쩡하다는 주장은 거짓이라는 비판에 대해 “천안함 백서에 다 있는 내용”이라며 “이를 근거로 카드뉴스를 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군함의 선체 가운데 7~8m 부분이 공중으로 산화되듯이 없어진 현상’이라는 표현 역시 거짓이거나 과장이 아니냐는 주장에 대해 “어뢰 폭발로 인한 현상으로 나타난 것을 설명한 것”이라며 “산화라는 표현을 비유적으로 쓴 것”이라고 말했다.

팩트체크나 반론을 7~8년 전에 나온 내용으로 재탕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이 장교는 “합리적 의문이라는 측면에서 공영방송이 방송했으니 우리는 틀림없는 사실이라는 차원에서 카드뉴스를 제작한 것”이라며 “공영방송이 먼저 했으니 사실과 진실은 이렇다고 해서 만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