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 기자는 독자와 함께 탐사보도한다

[서울 에디터스랩] 독자에게 묻고 소통하면서 주목도 높이고 보도까지 풍성하게

2018-04-14 18:57       금준경 기자 teenkjk@mediatoday.co.kr

“무엇을 알고 싶은지 독자들에게 먼저 물어야 한다.”

지난 13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구글 캠퍼스 서울에서 열린 ‘서울 에디터스랩’에서 아이린 리우(Irene Jay Liu) 구글 뉴스랩 아시아태평양 리드와 김익현 지디넷코리아 미디어연구소장은 이용자의 관여도를 높이기 위한 ‘소통 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아이린 리우 리드는 “뉴스도 커뮤니케이션의 일환이다. 이용자의 관여를 높이기 위해 기사의 ‘스토리’를 바꿔야 한다”면서 “커뮤니티와 적극적으로 교류하면서 이들이 어떤 질문을 하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익현 소장은 기존 언론의 소통 방식을 “소개팅 나가서 자기 얘기만 하고 돌아서는 사람과 같다”고 꼬집었다.

▲ 아이린 리우(Irene Jay Liu) 구글 뉴스랩 아시아대평양 리드

독자와 소통을 통해 기사 형식을 바꾼 대표적인 예가 호주 ABC 방송의 뉴스 콘텐츠 ‘큐리어스 캔버라’다. ABC는 캔버라 시민들에게 무엇이 궁금한지 질문을 하고 그들이 궁금해하는 콘텐츠를 만들었다. 적지 않은 시민들이 캔버라 지하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비밀터널’의 존재를 물었고 이를 취재해 영상을 제작했다. 아이린 리우 리드는 “ABC방송사가 페이스북에 올린 비디오 중 가장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데이비드 파렌트홀드 워싱턴포스트 기자는 2016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 시절 참전용사 후원 단체에 거액을 기부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거의 지키지 않았다는 사실을 폭로했더. 파렌트홀드 기자는 취재 과정에서 후원 단체 목록을 트위터에 공개하고 실제 기부 여부에 대해 누리꾼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면서 취재를 했다. 이 보도로 그는 퓰리처상을 받았다.

▲ 데이비드 파렌트홀드 워싱턴포스트 기자의 트위터.

아이린 리우 리드는 “기자들은 탐사보도는 기밀을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이 사람은 다른 접근을 택했다”면서 “그의 팔로어는 5000명 정도였는데 취재가 끝날 때는 1만6000여명으로 늘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익현 소장은 ‘지속적으로 대화하는 저널리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팬이 많고 좋아요가 많으면 된다는 건 독자 참여에 대한 오해”라며 “참여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 김익현 지디넷코리아 미디어연구소장.

2012년 미국 콜로라도 지역의 오로라 극장 총기난사 사건 당시 CNN은 속보를 쓰는 대신 ”과연 오로라에 신이 있었는가“와 같은 글을 쓰며 독자와 소통하기 시작했다. 이런 식으로 이슈가 시들해질 때마다 새로운 주제를 던지고 독자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댓글’도 저널리즘이 될 수 있다는 게 김익현 소장의 견해다. 그는 ”과거 ‘미디어 다음’이 보도행위를 하던 시절 ‘위기의 지방대학 시리즈’가 있었다“면서 ”당시 붙은 댓글들이 더 주목을 받았다. ‘괜찮은 교수가 있어서 수강신청을 했는데 학기 시작하자마자 도망갔다’‘처럼 실제 지방대 학생들의 경험에서 나오는 고충들이 쏟아지면 댓글이 더 풍성한 내용을 담은 콘텐츠가 된 것이다.

유사한 방식으로 2015년 SBS의 뉴미디어 브랜드 스브스뉴스의 ’두시간치 최저임금으로 장보기‘ 기획은 독자의 참여를 확장한 사례로 꼽힌다. 영국에서 최저임금으로 두시간 일하고 받는 돈으로 장을 본 사진이 인터넷에서 화제를 모았다. 최저임금이 높은 덕에 풍성하게 장을 볼 수 있었던 것이다.

스브스뉴스는 개별 국가에 있는 누리꾼들에게 ’최저임금‘으로 장을 보고 인증 사진을 올릴 것을 요청했다. 독일, 영국, 일본, 미국 등에서 인증 사진을 보냈고 이 내용은 SBS 8뉴스에서 리포트로 선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