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드루킹 사건에 정권 게이트 이름 붙이기 시작했다

[아침신문 솎아보기] ‘종전’ 언급, 평화체제 논의 급물살… 삼성 노조파괴 문건 ‘그룹’차원에서 작성

2018-04-19 08:41       금준경 기자 teenkjk@mediatoday.co.kr

김정숙 여사 묶고 ‘드루킹 게이트’ 이름 붙인 보수신문

19일 보수신문들은 드루킹의 매크로 댓글 조작 의혹을 ‘드루킹 게이트’로 규정했다. ‘현 정권 인사’가 연루돼 있고 ‘지난 대선 기간’ 여론조작이 이뤄졌다는 점을 부각하는 보도도 이어졌다.

18일 김정숙 여사가 드루킹이 주도했던 모임인 ‘경인선’(경제도 사람이 먼저다)을 찾아 격려하는 내용의 영상 내용이 공개되자 조선일보는 “청와대와 여당은 드루킹을 수 많은 자발적 지지자 중 한명에 불과하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이 영상은 다른 진실을 담고 있다”면서 김정숙 여사가 “드루킹을 각별하게 여겼다”는 ‘증거’라고 부각했다. 영상에는 민주당 경선 현장 때 김 여사가 “경인선에 가자”고 하면서 이동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 19일 조선일보 보도.

19대 대선이 끝난 후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서로 고발했던 선거법 위반 건을 취하하기로 합의하는 과정에서 드루킹에 대한 고발 합의도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일보는 “드루킹은 민주당이 국회의원, 당직자들과 같은 우선순위로 신경을 써야 할 대상이었던 셈”이라고 강조했다.

중앙일보는 ‘경공모’의 외부 소개용 자료를 입수해 “안철수는 MB아바타라는 대대적인 공격을 했다”는 경공모측 주장을 전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경고모측은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37%로 급등한 기간 동안 대대적인 댓글 활동을 벌이는 과정에서 ‘MB아바타’라는 프레임을 내세웠다.

▲ 19일 조선일보 보도.

조선일보는 “민주당이 이름도 모르는 당원들의 일탈 행위로 덮고 가려고 했던 이번 사건은 이미 드루킹 게이트라는 이름으로 커져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 역시 “드루킹은 대선 관련 사안이 됐다”며 대선 기간 여론조작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보수야당도 총공세에 나섰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특검으로 가지 않으면 우리는 국회를 보이콧 할 수밖에 없다”며 “여론조작 범죄조직이 드루킹 하나만이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 역시 “워터게이트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면서 “문재인 정권이 과연 국정 수행할 자격이 있느냐는 근본적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종전’ 언급, 평화체제 급물살

‘휴전’이 아닌 ‘종전’이 언급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각) “남북의 종전논의를 축복한다”고 발언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지명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특사로 북한에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난 것으로도 확인됐다.

한겨레에 따르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18일 “꼭 종전이라는 표현이 사용될지는 모르겠으나 남북 간에 적대행위를 금지하기 위한 합의를 포함시키길 원하고 있다”면서 “한반도의 정전협정 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 19일 한겨레 보도.

종전 발언을 가장 적극적으로 부각한 매체는 한겨레다. 한겨레는 “휴전에서 종전으로... 평화체제 급물살” “남북정상 ‘적대해소’ 확인 뒤, 북-미정상 ‘종전 선언’ 수순” “가시권 들어온 역사적인 남-북-미 종전 선언” 등의 기사를 통해 ‘종전’에 강력한 의미를 부여했다.

반면 보수신문들의 1면 기사 제목에는 온도차가 있었다. “폼페이오, 김정은 만나 비핵화 직접 확인했다”(동아일보) “트럼프, 김정은에 1대1 담판하자”(조선일보) 등 사안 자체를 외면하거나 부정적으로 바라보지는 않았지만 북-미 회담 소식 이상으로 ‘평화 협정’과 ‘종전’을 크게 부각하지는 않았다.

그렇다면 진짜 종전이 이뤄질 수 있을까. 신문들은 현실적으로 ‘유의미한 종전 협정’이 당장 이뤄지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국일보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실마리가 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협정 당사자, 주한민군 주둔 근거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아 구두선에 그칠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고 밝혔다. 경향신문도 “종전선언은 그 자체로 법적 효력은 없는 다분한 정치적인 선언”이라며 “평화구축 전망이 밝아지는 것인지 의문부호가 붙는다”고 말했다. 한겨레 역시 기사 본문을 통해서는 “남북만으로는 종전이 어렵다”면서 “정치적 선언 정도로 추진될 듯”이라고 내다봤다.

그럼에도 최근 미국, 북한, 한국 3자의 논의기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유의미한 진전이라는 점은 보수언론도 부정하지 않았다. 중앙일보는 북미 비밀회담이 “분명한 청신호가 아닐 수 없다”고 밝혔으며 동아일보 역시 북한의 핵 폐기를 전제하긴 했지만 “동북아 냉전질서를 바꾸는 세계사적 전환을 가져올 수 있다”고 평가했다.

삼성 노조파괴 문건 ‘그룹’차원에서 작성

몸통은 삼성전자가 아니라 삼성그룹이었다? 한겨레가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확보한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2011년 그룹 싱크탱크인 삼성경제연구소, 삼성인력개발원을 통해 노조 와해 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삼성전자의 노조와해 공작이 보도된 바 있지만 그룹 차원에서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는 점은 드러나지 않았다. 한겨레는 “삼성의 노조와해 공작이 삼성전자를 넘어 그룹 차원에서 이뤄졌을 가능성이 큰 만큼 향후 수사 확대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노동청의 ‘봐주기’도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2011년 노동청이 관련 조사를 하면서 삼성경제연구소, 삼성인력개발원이 핵심적 역할을 한 것으로 파악했으면서도 삼성이 개입하지 않았다는 삼성측 주장을 받아들여 ‘삼성측 개입이 없다’는 결론 낸 바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