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당일, 조선일보 “북핵 폐기 못하면 아무 것도 아냐”

[아침신문 솎아보기] 남북정상회담, 단판승부 요구하는 조중동… “정부발표 따르라” 방통심의위 월권 논란도

2018-04-27 08:39       금준경 기자 teenkjk@mediatoday.co.kr

27일,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열린다. 이날 아침신문들은 1면에서 정상회담 소식을 다뤘다. 단계적 평화체제 구축이 추진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보수신문은 ‘단판승부’를 요구하고 나섰다. 조중동은 일제히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정상회담 보도에 대한 사전 ‘권고문’을 배포한 데 대해 ‘언론통제’ 논란을 제기했다. 드루킹 논란을 계기로 네이버에 ‘아웃링크’를 요구하는 기사들도연일 쏟아지고 있다.

다음은 27일 아침신문 1면 머리기사다.

“통일이여 걸어서 오라, 한 걸음 한 걸음 뒤따라 오라”(경향신문)
“이 길에서 평화가 시작된다”(국민일보)
“9시30분 판문점, 비핵화 첫발 뗀다”(동아일보)
“분단 넘어서 평화 새길로”(서울신문)
“분단 5cm 벽 넘어... 남북 평화 새 길 연다”(세계일보)
“25년을 끌어왔다, 북핵 마침표 찍자”(조선일보)
“비핵화 여정... 한반도 빅게임 시작됐다”(중앙일보)
“1953. 7.27 정전 2018. 4. 27 평화”(한겨레)
“남과 북, 모이고 포개졌던 사을 기억해 냈으면”(한국일보)

▲ 27일 한겨레, 경향신문 1면.

회담 성패는 ‘비핵화 의지’

이번 정상회담에서 다뤄질 의제는 크게 비핵화, 한반도 평화구축, 남북관계 등 3개 분야다. 이 가운데 정부와 언론은 비핵화 명문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임종석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은 “뚜렷한 비핵화 의지를 명문화할 수 있다면 더 나아가 이것이 한반도에서의 완전한 비핵화를 의미함을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면 이번 정상회담이 매우 성공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언론은 이번 회담에서의 비핵화 ‘의지’가 명문화 되는지 여부에 따라 북미 정상회담 성공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경향신문은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과 회담에서 현존하는 모든 핵무기에 대한 궁극적 폐기 방침을 분명히 밝히고 이를 토대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회담에 임하게 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한겨레 역시 “남북정상이 비핵화와 평화를 향한 명확한 방향을 제시한다면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미국 내 일각의 우려를 씻어내면서 회담 성공 가능성을 높여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신문도 “남북 정상회담은 그 자체로 역사적이지만 한미, 북미 정상회담으로 가는 과정의 디딤돌”이라고 밝혔다.

▲ 27일 중앙일보 기사.

이 가운데 조중동은 북한이 모호한 합의 문구를 끌어내게 한 다음 순차적으로 경제지원 등을 요구할 가능성을 언급하며 ‘우려’를 부각하기도 했다.

조선일보는 사설을 통해 “많은 사람이 지금 마치 평화가 온 듯 생각하고 있다. 봄 바람이 불 때 얼음이 깨지는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다”면서 “북핵 폐기를 확인하면 성공이고 아니면 아무 것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동아일보 역시 “비핵화를 둘러싼 남북의 인식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비핵화에 합의해도 구체적인 후속조치에는 여러 난관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선언적 의미의 비핵화만 합의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는 내용을 ‘한 외교 소식통’을 통해 전했다.

중앙일보는 사설에서 “주한미군 철수나 핵우산 폐기 노림수가 들어 있는 조선반도 비핵화같은 모호한 합의 문구로 회담의 성공을 내세우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서 “혹여 김정은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천명을 끝내 거부한다면 문 대통령은 의지를 박차고 나올 수도 있다는 결기를 갖고 회담장에 들어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부발표 따르라” 방통심의위 월권 논란

정상회담을 앞두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사전 가이드라인 성격의 권고문을 배포한 데 대해 보수신문은 ‘언론통제 논란’으로 부각하고 나섰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26일 배포한 ‘취재보도시 유의사항’을 담은 공고문을 발표했다. 방통심의위는 △정상회담 기간 동안 특별 모니터링팀을 운영하겠다고 발표하고 △‘유의해야 할 사항’으로 ‘정부의 공식 발표를 토대로 보도할 것’을 요구하고 △언론사가 직접 취재할 경우 확인되지 않은 발언 또는 주장 인용을 지양할 것 등을 권고했다.

조중동은 일제히 권고문의 문제를 지적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조선일보는 “전문가들은 방통심의위의 권고가 언론의 취재, 보도활동을 심각하게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고 전했다. 방통심의위는 민간기구지만 정부여당이 추천하는 위원이 다수로 구성되기 때문에 정부 행사에 부정적인 보도를 막기 위해 지나친 사전개입을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또한 조중동은 26일 ‘사전개입은 명백한 월권’이라는 언론개혁시민연대의 성명을 비중 있게 인용했다. 특히, 조선일보는 “진보 언론단체까지 ‘회담취재 부당한 간섭 중단하라’”는 제목을 통해 진보단체도 문제를 제기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언론개혁시민연대가 지난 정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검열행위 비판, 공영방송 개혁 요구 등에 적극적으로 나설 때 이들 신문이 이처럼 언론개혁시민연대의 입장을 전하는 경우는 없었다.

언론의 ‘아웃링크’ 타령 이어져

드루킹 사건으로 촉발된 네이버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언론사는 아웃링크(기사를 클릭하면 네이버가 아닌 언론사 홈페이지로 이동하는 방식)에 네이버가 소극적이라는 점을 비판하고 나섰다.

매일경제는 “아웃링크 방식 도입이 국회가 해결해야 할 문제가 됐다”면서 여야의 관련 법안 추진 계획을 전했다. 중앙일보는 “해외 주요 포털과 매체들은 이미 뉴스를 클릭하면 해당 언론사 사이트로 연결하는 아웃링크로 뉴스를 제공한다”고 지적했다.

▲ 27일 중앙일보 기사.

앞서 신문협회가 아웃링크 도입을 찬성하는 입장을 내자 24개 신문이 이를 인용해 보도하기도 했다. 언론사 홈페이지 직접 방문 비율이 늘면 수익이 올라가기 때문에 네이버 댓글 논란을 지렛대 삼아 이 같은 주장을 강조하는 것으로 보인다.

드루킹 논란 이후 네이버가 댓글 개편을 했음에도 댓글량에 별다른 차이가 없어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서울경제는 “25일 총 31만 1373개의 댓글이 네이버 뉴스에 올라온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개편 전인) 24일에는 29만 926개의 댓글이 달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