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방용훈 “장자연과 밥 먹었지만 누군지 몰랐다”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 ‘장자연 사건’ 관련 첫 입장 표명 “장자연 소개받은 적도 없어”

2018-05-02 17:32       강성원 기자 sejouri@mediatoday.co.kr

2009년 3월 자살한 배우 장자연 씨가 남긴 문건에 등장하는 ‘조선일보 방 사장’과 관련해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이 미디어오늘에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다.

방용훈 사장은 법무법인 영진(대표변호사 송시헌)을 통해 지난 1일 미디어오늘에 ‘장자연 사건 관련 보도 유감 표명 및 재발 방지 요청’이란 제목의 공문을 보냈다. 방 사장이 문제 삼은 기사는 지난달 미디어오늘이 쓴 △장자연 사건의 실마리, 검찰이 밝혀야 할 ‘조선일보 방 사장’(4월3일) △‘조선일보 방 사장’은 어떻게 장자연 사건을 덮었나(4월7일) 두 개다.

방 사장은 두 기사에 “이른바 ‘장자연 문건’의 ‘룸살롱 접대’ 및 ‘잠자리 요구’가 방용훈 사장에 의해 이뤄졌음에도 그에 관한 수사가 이뤄지지 않은 듯한 전체적인 인상 또는 암시를 줘 방 사장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할 구체적인 사실을 적시하고 있다”고 했다.

방 사장은 “미디어오늘이 보도한 ‘중식당 저녁식사 자리’는 장자연 문건보다 1년 전인 2007년 10월에 있었던 것으로서, 그 자체로 문건과 관련이 없다”면서 “미디어오늘 보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당시 위 식사 모임은 주한미대사관 공사, CNN 한국지사장 등이 참석한 매우 정중한 저녁식사 자리로서 ‘룸살롱 접대’, ‘잠자리 요구’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이어 “방 사장은 당시 그 자리에 있었다고 하는 망인(장자연)의 존재 자체를 전혀 알지 못했다”며 “일부 보도처럼 망인을 ‘소개’받은 사실도 전혀 없다”고 밝혔다. 당시 장자연 씨 등이 있던 식사자리에 함께 한 것은 맞지만, 장씨가 누군지 소개받은 적이 없고 그 자리에 있었는지도 몰랐다는 주장이다.

방 사장은 “조선일보 창립자 가계의 혈족이자 신문의 주주이기는 하나 현재 코리아나호텔 사장으로서 신문의 경영에는 어떠한 관여도 하지 않고 있어 ‘공적 인물’이라고 볼 수 없다”며 “미디어오늘이 방 사장의 실명을 집중적으로 거론하고 있는 것은 보도의 공익성 및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내왔다.

▲ 지난 3월27일 KBS ‘뉴스 9’ 리포트 갈무리.
미디어오늘이 확인한 검·경 수사 기록과 법원 공판조서, 그동안 이어진 일련의 장자연 사건 관련 보도에 따르면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에 거론된 조선일보 관련 인물은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과 동생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 방상훈 사장 아들 방정오 TV조선 대표이사 전무, 스포츠조선 전 사장 A씨, 그리고 조선일보 전직 기자 출신의 조아무개씨다.

검·경 수사 결과 방상훈 사장은 장자연 씨와 만난 적이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지만, 방용훈 사장과 방정오 전무, 스포츠조선 전 사장 A씨, 조씨는 실제 장자연과 식사 또는 술자리 등에 합석했다.(관련기사 : “장자연 사건 수사 때 조선일보 압력 있었다”)

검·경은 2007년 10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 중식당에서 당시 신인 배우였던 장자연과 함께 만난 9명 중엔 방용훈 사장도 있었다는 걸 파악했다. 하지만 검·경은 방용훈 사장을 불러 조사하지 않았고 최종 수사 결과에는 이날 스포츠조선 사장과 김종승 대표, 장자연 씨 세 사람만 만난 것처럼 줄여서 설명했다.

스포츠조선 전 사장 A씨의 경찰 참고인 진술과 법정 증언에 따르면 2007년 10월 저녁 식사 자리엔 당시 이아무개 CNN 한국지사장, 윤아무개 주한미대사관공사, 한아무개 광고회사 사장, 고아무개 식당 주인(전직 탤런트), 민아무개 중년 여성, 장아무개 중년 여배우 등이 참석했다. 그리고 이 자리의 식사비는 모임을 주재한 방용훈 사장이 냈다.

KBS는 지난 3월27일 “당시 경찰 관계자는 ‘방용훈 사장이 식사자리에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했지만, 김종승 (장자연 소속사) 대표의 신병 처리에 집중하다 보니 조사를 하지 못했다’며 ‘방 사장’에 대한 핵심 진술을 확보하고도 이를 확인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실토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수사를 지휘했던 한 검사는 ‘경찰이 방용훈 사장과 스포츠조선 전 사장을 혼동한 것을 알고 있었느냐’는 한겨레21의 질문에 “알고 있었다”고 답했다. 이 검사는 “경찰에 방용훈 사장을 수사하라고 수사 지휘를 했지만, 범죄 혐의를 입증할, 범죄를 구성할 근거가 안 나와서 못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