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링크,아웃링크 아닌 네이버 독점과 책임강화 논의해야

미디어오늘 공동주최 포털 토론회, “인링크 유지하면서 공적 역할 강화” 제안… “알고리즘 공정하다는 건 착각, 규제보다 사회적 합의 필요”

2018-05-04 11:42       금준경 기자 teenkjk@mediatoday.co.kr

“네이버는 갑도 아니다. 공손한 척하는 신이다.”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말이다. 정치권과 언론사의 대책 없는 아웃링크 요구나 막연한 규제론은 문제다. 그렇다고 지금의 포털이 괜찮다는 뜻은 더더욱 아니다. 지난 2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신경민·박광온·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미디어오늘이 공동주최한 토론회에서 이에 대해 생산적인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고 그 방향은 ‘네이버의 공적책무 강화’라는 점이 확인됐다.

1. 인링크·아웃링크 양자택일만이 답은 아니다

아웃링크 논쟁의 출발점은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논란이다. 정치권과 한국신문협회는 댓글조작의 원인이 네이버의 독점이라서 집중도를 낮추려고 포털에서 기사를 클릭하면 언론사 홈페이지로 이동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러자 네이버는 “언론사에 지급해온 전재료를 없애겠다”고 압박하며 제휴 언론에 아웃링크를 찬성하는지 물었다. 양자택일에 몰린 언론사들은 득실을 계산하기 바빴고, 조중동 등 종합일간지의 닷컴사가 소속된 온라인신문협회는 의견을 내지 않기로 했다.

▲ 지난 2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신경민·박광온·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미디어오늘이 공동주최한 토론회에서 신경민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최근 논쟁은 ‘아웃링크 찬반’에 집중되고 있지만 본질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정환 미디어오늘 대표는 “문제는 인링크냐 아웃링크냐가 아니라 네이버의 높은 점유율에 있다”면서 “네이버에 집중된 엄청난 규모의 트래픽은 네이버 스스로도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다. 기사 한 건에 1000만 명이 넘게 읽는 상황은 여론 다양성 측면에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분산해야 할까. 이정환 대표는 장기적으로 아웃링크 방식으로 가되 당장은 인링크를 유지하면서도 네이버의 공적 역할을 강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구글 AMP나 페이스북 인스턴트 아티클처럼 인링크 방식을 선보이면서도 언론사에 트래픽·광고매출을 배분하는 방식 △인링크 방식을 유지하면서 언론사의 브랜드가 더욱 돋보이는 뉴스편집과 구성 △개별 언론 사이트로 쉽게 넘어갈 수 있는 인터페이스·디자인 조정 등이다.

그는 또한 “최고의 후원은 트래픽과 영향력”이라며 ‘좋은 콘텐츠를 더 많이 선보이기 위한’ 네이버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너써클’인 기성 제휴매체 뿐 아니라 ‘비제휴매체’를 노출하는 등 좋은 콘텐츠의 트래픽을 늘리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정환 대표는 “네이버의 외부를 키우고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며 핀란드의 스트로슬처럼 언론사들이 모여 만든 플랫폼과 중국의 진르터우탸오, 독일의 업데이 같은 뉴스추천 서비스는 국내에서도 시도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덧붙였다.

2. 규제법안이 최선? 법으로 해결 못한다

정치권은 네이버를 겨냥한 규제 법안을 쏟아내고 있다. ‘아웃링크 강제’ ‘댓글 폐지’ ‘인위적 뉴스배열 금지 및 자동화’ 등의 방안이 나오지만 문제 해결과는 거리가 있고 역효과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아웃링크법이나 댓글을 금지하는 법이 있는데, 법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법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면 굳이 토론회를 열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손지원 오픈넷 변호사는 정치권의 개입이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양할 수 있는 공론장의 방식을 제한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라는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것”이라며 “아웃링크 여부 역시 포털과 언론사 간의 계약에 따라 해결할 문제이지, 서비스 형식을 사전적으로 의무화하는 것은 정부의 지나친 개입”이라고 지적했다.

손지원 변호사는 “문제가 터질 때마다 사회적 합의를 통한 해결보다 규제 만능주의로 흐르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라며 “국민을 훈육대상으로 보고, 국가가 후견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정부후견주의에서 나오는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알고리즘을 통한 뉴스배열을 강제하는 법안에 관해 이정환 대표는 ‘알고리즘에 의한 뉴스배열’이 공정하다는 건 “환상이고 착각”이라며 “알고리즘 편집 역시 설계자의 의도를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카카오가 뉴스배열에 루빅스 알고리즘을 도입했지만 하루 2만개 가량의 포털 송고 기사 가운데 알고리즘 추천 풀에 들어갈 500개 기사를 여전히 사람이 선택하고 있고, 그 가운데서도 통신사 등 일부 매체의 비중이 높은 상황이다. 흥미성 콘텐츠 위주인 카카오 채널의 알고리즘은 ‘다양성’ ‘공공성’보다는 ‘체류시간 확대’라는 상업적 목적에 충실하다는 점을 드러낸다는 지적이다. 

▲ 이정환 미디어오늘 대표. 사진=이치열 기자.

정부도 규제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최영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터넷융합정책국장은 “댓글 폐지는 정부에서 강제할 수도 없다”면서 “기본권 침해 소지가 적은 사후처벌 강화, 자율규제를 고려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김성일 문화체육관광부 미디어정책국장 역시 “신문법상에는 기사와 독자 의견이 혼동되지 않도록 구분하라는 조치 외에 다른 조치는 없다”고 말했다.

3. 댓글 효과는? 조작의 기준은? 따져볼 문제들

댓글은 과연 어느 정도의 효과를 갖고 있는가. 이대호 성균관대 인터랙션사이언스학과 교수는 “댓글이 여론에 미치는 영향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댓글이 영향력이 크다는 결론을 내놓은 연구들은 실험자가 댓글을 읽은 다음 조사에 응한 방식인 반면 댓글의 영향력이 크지 않다는 결론이 나온 연구들은 설문조사 방식이라는 차이에 주목했다.

▲ 이대호 성균관대 인터랙션사이언스학과 교수. 사진=이치열 기자.

이대호 교수는 “댓글의 영향력을 평가하는 것과 댓글읽기의 영향력을 평가하는 건 다른 개념”이라며 “댓글을 읽은 다음 질문을 한 연구는 실험에 참여한 사람이 댓글을 실제로 읽는 사람인지 아닌지 확인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설문 방식으로 조사한 2008년 연구(김정기, 김달환)에 따르면 ‘여론탐색’을 위해 댓글을 읽는다는 응답은 7.45%에 그치기도 했다.

그는 “처음 SNS가 나왔을 때, 좋은 곳에 여행 가는 사진을 보며 ‘나 말고 모두 저렇게 사네’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이들이 행복을 가장한다는 사실을 안다. 댓글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조사가 10년 전에 이뤄졌다. 지금 조사를 한다면 여론에 미치는 영향은 훨씬 적다고 본다”고 밝혔다. 

손지원 변호사는 국회에 제출된 법률안과 드루킹 사건에 형사처벌을 해야 한다는 주장에 필요한 전제조건부터 모호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죄형법정주의에 따라 위법한 행위의 개념이 명확해야 하지만 현재 나온 법안들은 여론이 무엇인지, 조작의 기준이 무엇인지, ‘여론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가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