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하키 인터뷰 시점조작한 채널A 법정제재

박상규 부본부장, 방통심의위 의견진술에서 “조작 의도 없었지만 명백히 잘못”

2018-05-18 11:07       정철운 기자 pierce@mediatoday.co.kr

박상규 채널A 보도본부 부본부장은 연신 고개를 숙여야만 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원회(위원장 허미숙. 이하 소위원회)가 지난 17일 채널A ‘뉴스특급’ 오보와 관련해 의견진술을 진행했다. ‘뉴스특급’은 지난 1월17일 방송에서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논란을 다루는 과정에서 지난해 7월 당시 국가대표 선수들의 인터뷰 영상을 최근 인터뷰한 것처럼 내보내 시청자가 논란 당시 선수들 심경이라고 잘못 판단하게 만들었다. 심의위원들은 이날 전원합의로 법정제재인 ‘주의’ 의결을 건의했다.

해당 프로그램에서 김종석 채널A 앵커는 패널 토크 도중 “이들(선수들)의 목소리를 들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선수들은 이렇게 얘기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한 뒤 인터뷰 화면으로 넘어갔다. 그러자 엄수연 선수가 “아이스하키를 원래 모르셨던 분들이 통일 하나만으로 갑자기 아이스하키를 생각하시고 저희를 이용하시는 것 같은데, 지금 땀 흘리고 힘들게 운동하는 선수들 생각 한 번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는 인터뷰가 나갔다.

▲ 채널A 1월17일자 보도화면 갈무리.
하지만 관련 인터뷰는 지난해 7월5일 채널A가 보도한 내용이었다. 당시에도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가능성이 거론됐는데, 이에 대한 선수들의 비판적 입장을 전한 내용이었다. 당시 인터뷰가 끝난 뒤 김종석 앵커는 “눈빛과 말투가 상당히 간절하다”면서 “아이스하키팀은 여러 가지 울분을 토로하고 있는데, 사실 이 울분의 기폭제 그러니까 기름을 부었다고 할 만한 발언이 어제 이낙연 총리 입에서 나왔다”며 사실과 다른 주장을 펼쳤다.

이날 의견진술에 나선 박상규 부본부장은 “당시 선수단과 인터뷰할 처지가 아니었는데, 그런 사실을 해당 제작진이 몰랐던 것 같다. 그래서 이 인터뷰가 과거의 것인지 최근의 것인지 이를 확인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박상규 부본부장은 “명백한 잘못”이라며 의견진술 내내 거듭 사과한 뒤 “앵커, CP, 본부장까지 전부 인사위원회에 회부해 중징계 받았다. 해당프로그램은 종결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조작 의도는 없었지만, 현재 인터뷰처럼 내보낸 것은 명백히 잘못”이라며 재차 사과했다.

‘뉴스특급’은 1월22일 사과방송을 내보낸 뒤 4일 뒤 폐지했다. 채널A는 특정  프로그램이 문제를 일으키면 심의제재 수위를 낮추기 위해 프로그램 폐지를 반복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와 관련 심영섭 심의위원은 “왜 이렇게 프로그램 폐지가 반복되는가”라고 물으며 채널A의 대응을 비판하기도 했다.

채널A는 2015년 5월 ‘김부장의 뉴스통’에서 2008년 6월 28일 광우병 촛불집회 사진과 2003년 농민집회 사진을 ‘세월호 시위대의 경찰 폭행사진’으로 내보내고 “폭력이 난무한 세월호 시위를 합리화 할 수 있나”라고 주장했다가 조작 사실이 알려진 뒤 프로그램을 폐지했다. 2013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두고 “북한군 특수부대가 개입해 일으킨 폭동”이라는 주장을 내보냈던 ‘김광현의 탕탕평평’ 역시 논란이 일자 폐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