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검찰·전두환 자택 앞 “전두환을 재수사하라”

정치권·대학생들도 “학살자 다시 법정에 세워야”… 한국당만 전두환 처벌 언급 없어

2018-05-18 18:29       강성원 기자 sejouri@mediatoday.co.kr

5·18광주민주화운동 38주년을 맞은 18일, 일 년 중 이날이 가장 불편할 사람은 바로 1980년 광주 민간인 학살 책임자인 전두환씨다. 매년 5월18일이 되면 시민들이 찾아가는 대표적인 두 장소가 있다. 광주 망월동 5·18 묘역과 서울 연희동 전두환씨 자택이다.

이날 오전 전두환 자택을 찾은 김종민 정의당 서울시장 후보는 전씨의 구속 수사 및 사법부의 엄중한 재판을 촉구하는 골목성명을 발표했다. 김 후보가 전씨의 구속 수사까지 주장하는 이유는 최근 공개된 미국 국무부 비밀문건에 전씨가 최종 진압작전 지시를 결정했으며, 5·18민주화운동을 왜곡하는 ‘북한군 투입설’을 처음 퍼뜨린 사람도 그였음이 드러나서다. 

김 후보는 “전두환씨는 지난 1995년 골목성명을 통해 ‘12·12를 포함한 모든 사건에 대한 책임은 제5공화국을 책임졌던 저에게 모두 물어달라’고 발표한 바 있다. 지금이야말로 그 말을 책임질 때가 왔다”며 “중대한 범죄 앞에서 검찰당국의 구속 수사와 사법부의 엄중한 재판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김종민 정의당 서울시장 후보(왼쪽에서 두 번째) 등 정의당 관계자들이 18일 오전 서울 연희동 전두환씨 자택 앞에서 전두환 구속 수사 및 사법부의 엄중한 재판을 촉구하는 골목성명을 발표했다. 사진=정의당 제공
김 후보는 전씨가 △5·18 시민군 최종 진압 결정 △계엄군 집단 성폭력 △북한군 투입설 조작 △5·18 헬기 사격 지시 △고 조비오 신부 명예훼손 등 5가지 범죄 행각에 책임이 있다면서 “국가의 헌정질서를 문란케 한 범죄자이자 과거를 전면 부정하며 거짓말을 일삼고 있는 전씨는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 순리”라고 말했다.

광주 민간인 학살을 지시했다는 전두환 재수사를 촉구하는 목소리는 이날 전국 각 지역 검찰청 앞에서도 울려 퍼졌다. 특히 한국대학생진보연합과 5·18대학생검사단은 지난 17일 광주를 시작으로 18일에는 서울과 춘천, 부산 등 검찰청에서 전씨의 재수사 필요성을 강조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고발장을 접수했다.

이들은 최근 국방부 5·18 민주화운동 특별조사위원회 조사 결과와 지난해 8월 5·18기념재단이 공개한 5·18 당시 군 발포 명령을 담은 내부 문건, 최근 해제된 미 국무부 비밀문건 등을 통해 해롭게 밝혀진 사실과 정황으로 볼 때 전씨가 진압 작전의 책임자이며, 1980년 5월27일 이전에도 학살을 지시했다는 합리적 의심이 크다고 주장했다.

전씨는 5월27일 광주 재진입 작전만 내란죄와 살인죄가 인정됐지만, 지금까지 밝혀진 바에 따르면 5월21일 발포 명령과 헬기 사격 지시도 내란죄와 집단 살해죄 등 범죄 혐의를 적용해 처벌할 수 있다는 것이다.

5·18 대학생검사단은 “새롭게 밝혀진 진실을 바탕으로 전두환을 다시 법정에 세워 법의 심판을 받게 하려고 3월 말부터 지금까지 현장 조사 활동과 증거 조사, 서명운동과 공동 고발인단 모집, 청와대 국민청원 운동을 진행해 전두환 재수사의 국민 여론을 높이기 위한 활동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한국대학생진보연합과 5·18대학생검사단 소속 대학생들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5·18 학살자 전두환의 재수사를 위한 고발장’을 접수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민중의소리
아울러 국회에서도 전씨가 저지른 범죄 행위의 철저한 재수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계엄군의 집단 발포와 헬기 사격, 집단 성폭행 등 전두환 군부독재 정권이 저지른 죄상이 낱낱이 밝혀지고 있는데도 당사자인 전씨는 여전히 ‘나는 5·18과 무관하다’고 주장하며 반성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의의와 역사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라도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통한 추상같은 단죄가 필요하다”며 “오는 9월부터 시행되는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위한특별법을 통해 5·18 광주의 역사적 진실이 밝혀지고 책임자 처벌이 분명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17일 민주평화당 최경환 대변인도 “당시 계엄군이 자행했던 반인륜적인 만행들을 철저하게 밝혀내야 한다. 민간인 학살, 암매장, 부당한 공권력 행사로 발생한 사망·상해·실종사건을 비롯해 최근에 밝혀지고 있는 여성들에 대한 성폭력과 고문 사건들에 대해서도 낱낱이 밝혀내야 한다”고 5·18 진상 규명을 위한 정치권의 협력을 당부했다.

김동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17일 원내정책회의에서 전씨를 ‘신군부의 수괴’라고 지칭하며 “최종 진압 작전 지시를 한 전두환과 전두환의 명령을 따랐던 계엄군이 저지른 성폭력 만행에 대한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은 18일 5·18민주화운동 38주년을 기념하고 민주 영령들의 명복과 유가족들의 아픔을 위로한다는 정태옥 대변인 논평이 나왔지만 전두환 등 광주 민간인 학살 책임자 처벌을 언급하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