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포털, 언론학은 제자리... 댓글 연구 외면

포털 연구 ‘경로의존성’ 비판, “포털환경에 맞는 연구방법 없고, 기존 방식에 의존해 본질 조명 소홀”

2018-05-20 17:44       금준경 기자 teenkjk@mediatoday.co.kr

포털은 새로운 서비스였지만 정작 이를 연구하는 학계는 이론과 연구방법을 개발하지 못하고 기존 관행에 의존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연구팀(신수현, 유의, 이승은, 이준형, 장형우, 최유리)은 지난 19일 오후 부산 경성대에서 열린 한국언론학회 학술대회에서 ‘포털 저널리즘 연구의 경로 의존성과 탈맥락성’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포털 저널리즘’ 관련 논문 58편의 연구주제, 분석대상, 방법론, 이론적 특성 등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포털 저널리즘의 연구들은 독자 영역을 개척하기보다는 기존의 전통 미디어의 저널리즘 연구에 의존해 있었다. 새로운 매체, 매체 영역에 적용하기 위한 새로운 연구방법과 이론 개발이 절실해보였다”고 밝혔다.

▲ ⓒ gettyimagesbank

지금까지 포털 저널리즘 관련 논문에 적용된 이론을 보면 ‘이용과 충족’ 이론이 18.8%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상호작용성(13.7%), 의제설정(12%), 게이트 키핑(10.3%) 순으로 나타났다. 특정하게 적용된 이론이 없는 연구는 27.5%에 달했다.

연구팀은 “기존에 활용하던 이론 등이 별다른 수정 없이 경로의존적으로 많이 사용되었다”고 지적했다. ‘이용과 충족’ 이론은 선형적인 메시지 전달을 전제하고, 의제설정과 게이트키핑 등은 전통 저널리즘 연구 방법이다. 연구팀은 ”별다른 이론을 찾아보기 어려운 논문이 다수라는 점이 문제라며 새로운 매체를 놓고 학계의 설명능력이 아직 개발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연구 방법도 설문조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32.7%로 가장 높았다. 수용자, 생산자의 인식을 분석한 논문들이 설문조사 방법을 적용해 나타난 결과로 보인다. 기존의 연구나 법규 등의 문헌을 통해 연구하는 ‘문헌연구’ 방법은 24.1%를 차지했고 ‘내용분석’(22.4%)이 뒤를 이었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빅데이터 분석’ 논문은 0.06%에 그쳤다.

연구 주제를 분석한 결과 ‘수용’을 주제로 한 논문이 37.9%, ‘생산’에 관한 논문이 25.8%, ‘법 규범’에 관한 논문이 22.4%로 나타났으며 ‘산업’을 주제로 삼은 논문은 13.7%에 그쳤다. 연구팀은 “산업 자체 연구, 즉 포털의 산업 구조나 실체에 접근하려는 문화, 정치경제학적 연구는 비교적 적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제언으로 “포털 매체만의 특성이 뉴스를 편집하고 노출하는 과정 속에서 어떻게 발현되는지, 생산자를 직접 만나거나 생산 구조에 직접 닿으려는 연구를 통해 심도 있게 다뤄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연구팀은 △모바일 중심의 매체 환경을 설명하는 연구 △포털 저널리즘을 생산하고 수용하는 주체에 관한 연구 △뉴스배열 연구를 비롯해 데이터마이닝, 데이터크롤링, 빅데이터 분식 등의 방법을 적용하는 연구 △포털 상황에 맞는 연구방법을 개발하고 이를 적용하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미디어학은 더 나은 저널리즘을 위해, 나아가 사회와 매체의 바람직한 조응을 위해 포털을 잘 설명하고 사회에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 단순히 미디어 현상을 기술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연구자의 학술적인 실천과 관련되어 이루어져야 한다”며 학계의 변화를 주문했다.

드루킹 논란으로 댓글 논의가 활발하지만 정작 기존 연구는 댓글에 주목하지 않은 점도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댓글도 중요한 주제이자 분석 대상”이라며 “미디어학의 연구들은 댓글이 수용자 인식에 미치는 영향력이나 수용자의 댓글 이용동기 등을 주제로 삼는데 그쳤으며 댓글의 정치성과 매체성을 다루는 데에는 무관심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언론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연구팀은 “신문 산업의 전략은 포털을 공격하여 훗날을 도모하는 쪽으로 방향이 잡힌 듯하다”면서 “(정치권과 언론 중심의) 아웃링크와 관련한 최근의 논의들이 포털 저널리즘의 문제를 지적하는지는 의문”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