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뉴스 잘 만든다고 젊은 시청자 찾아올까

KBS 디지털 전략 소홀 지적, “젊은세대에게 맞는 접근법, 모바일 특화 콘텐츠 고민 필요”

2018-05-27 08:36       금준경 기자 teenkjk@mediatoday.co.kr

“젊은세대는 거실에 가서 TV 틀고 KBS뉴스 시청하지 않는다. 아무도 보지 않는 뉴스는 공익적 가치를 실현하지 못한다.”

주재원 한동대 언론정보문화학부 교수는 26일 서울 성북구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열린 한국언론정보학회 정기학술대회에서 공영방송이 신뢰회복과 더불어 변화한 독자에게 다가가는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세션은 KBS가 후원했다.

그는 “요즘 학생들의 미디어 수용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달라졌다. 그들에게 KBS같은 공영방송보다 넷플릭스, 유튜브, 아프리카TV가 더욱 매력적인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시간이 흐르면 디지털 세대는 점점 많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재원 교수는 BBC의 디지털 전략을 소개하며 KBS가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BBC는 2022년까지 세계 5억 명에게 다가가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모바일퍼스트 △소셜 역량 극대화 △동영상 최적화 △차별화된 콘텐츠 제공 등의 전략을 2014년 세웠다.  한국에서도 BBC코리아가 카카오, 페이스북 등의 플랫폼을 통해 디지털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 BBC코리아의 뉴미디어 콘텐츠. 한국 내 인종차별 문제를 다뤘다.

주재원 교수는 “모바일 앱만 봐도 KBS와 BBC는 차이가 크다. BBC는 동영상과 이미지 중심이고, 알고리즘을 통해 뉴스를 추천하면서도 ‘반드시 알아야 할 뉴스’를 큐레이팅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KBS는 여전히 텍스트 중심이고, PC사이트를 옮겨놓은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BBC는 소셜미디어를 경쟁자로 보면서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단순히 뉴스에서 보도한 영상을 잘라 올리는 데 그치지 않고 페이스북은 물론 인스타그램까지 채널을 만들고 새롭게 기획하거나 가공해 콘텐츠를 내보낸다. BBC는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소식을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에 38초짜리 영상으로 제작해 올렸다.

주재원 교수는 “KBS 뉴스 담당자들이 주목해야 할 점은 BBC는 어린 아이부터 뉴스에 익숙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어린이 타깃의 뉴스에 너무 소홀하다”고 지적했다.

BBC는 CBeebies와 CBBC 등 어린이 채널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CBBC는 6~12세 사이의 어린이, CBeebies는 0~6세가 시청 대상이다. 특히 CBBC는 어린이 대상 뉴스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 BBC의 인스타그램 계정.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영상을 38초로 제작해 올렸다.

주재원 교수는 KBS의 과제로 △인력과 예산을 강화하는 수준이 아닌 디지털 중심의 전면적 뉴스룸 개편 △모바일 세대와 교감이 가능한 세대가 뉴스를 총괄하게 할 것 △디지털에 맞는 기사형식을 개발할 것 등을 제안했다. 그는 “다른 사업자가 수익성만 고민할 때 KBS는 뉴스의 질을 고민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김위근 한국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위원은 “디지털 퍼스트, 모바일 퍼스트, 최근에는 AI퍼스트라는 이야기까지 나오는데, 이들 전략은 결국 ‘이용자 퍼스트’”라며 “지금 필요한 건 거창한 전략이 아니라 이용자 전략이다. 지금 공영방송은 이용자를 모르고 있다. 이용자에 대한 조사와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KBS 내부에서는 어떤 고민을 하고 있을까. 정필모 KBS 부사장은 혁신이 필요하다는 점에 동의하면서도 “다만, 젊은 세대나 플랫폼별로 특화시켜 대응전략을 짜다보면 우리가 상업미디어와 무엇이 다른지 고민이 든다. 공영미디어로서 방향성 설정에 매우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