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출신 강효상, 방상훈 사장에 “양상훈 주필 파면하라” 편지

방상훈 사장에게 공개편지 띄우고 31일자 양상훈 주필 칼럼 비판 “한겨레신문 보고 있는지 깜짝 놀랐다”, “좌파정권 북핵 인식 동조” 양 주필 파면 요구

2018-05-31 15:19       정철운 기자 pierce@mediatoday.co.kr

박근혜 정부때 조선일보 편집국장과 TV조선 보도본부장을 맡았던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이 31일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께 보내는 공개편지’란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양상훈 조선일보 주필을 파면하라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양상훈 주필의 31일자 칼럼을 가리켜 “한겨레신문을 보고 있는지 깜짝 놀랐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의 협박에 굴복한 조선일보”라며 원색적인 비난을 해 배경이 주목된다. 양상훈 주필은 강효상 의원보다 먼저 조선일보 편집국장을 역임한 강 의원의 입사 선배다.

강효상 의원은 “양상훈 칼럼은 그럴듯해 보이지만 패배주의자들의 말장난이고 속임수다. 북미회담을 코앞에 앞두고 백악관 등 미국 정부는 조선일보의 논설이나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의 주장 등 한국 보수의 입장을 살펴보고 이를 협상에 감안한다. 이럴 때일수록 완전한 비핵화가 아니면 안 된다는 강한 압박을 해서 협상의 지렛대로 써야 되는데, 이렇게 항복문서 같은 칼럼이 나오면 김정은과 청와대만 웃게 된다”고 주장했다.

▲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 사진=이치열 기자
강 의원은 양 주필 칼럼을 가리켜 “그동안 북한의 핵 공갈에 겁먹은 한국사회 일각의 논리와 판박이다. 전쟁이냐, 평화냐, 단순 이분법적 사고로 좌파정권들이 계속 퍼주기를 해왔고, 그 결과 북한 정권이 연명해왔다”며 “좌파들이 또 속이고 장난치고 있는데 다른 언론도 아니고 보수언론을 대표하는 조선일보가 이에 동조하고 지지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는 백여년 간 조선일보를 지탱해 온 독자에 대한 배신이자 기만”이라고 맹비난했다.

강효상 의원은 “공교롭게도 청와대가 공개적으로 조선일보를 협박한 이틀 뒤에 이런 칼럼이 실렸다”며 “이건 마치 조선일보가 청와대에 백기 투항을 한 것과 같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의 이번 조선일보 비난 논평은 그냥 나온 것이 아니다. 북미회담을 앞두고 조선일보를 겁박해서 길들여, 강력한 비판세력을 제거하려는 고도의 술책”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방상훈 사장을 향해 “과거 김대중 정부의 탄압으로 영어(囹圄)의 몸이 됐을 때 사장님께서 보여주셨던 용기와 기개를 우리는 모두 기억하고 있다. 청와대가 이런 협박을 하면 더 강하게 반발하는 게 그동안 조선일보의 상식이다. 사장님이 변한 건가 양상훈이 오버한 건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양 주필을 향해서도 “양상훈의 기회주의적 행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중인격자를 두고 있으면 조선일보도 이중인격자라는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다. 이런 거짓보수는 당장 파면해야 조선일보의 명예를 지킬 수 있다”고 맹비난했다. 

▲ 조선일보 5월31일자 양상훈 칼럼.
앞서 양상훈 주필은 ‘역사에 한국민은 전략적 바로로 기록될까’란 제목의 칼럼에서 “北의 비핵화를 믿으면 바보라지만 때로는 바보가 이기는 경우도 있다. 북한 땅 전역에서 국제사회 CVID팀이 체계적으로 활동하게 되면 그 자체로 커다란 억지효과가 있다. 북이 지금처럼 대놓고 서울 핵폭발 위협은 하지 못한다”고 적었으며 北이 사실상 핵보유국이 되더라도 정보, 자유, 인권이 스며들어 체제에 근본적 변혁이 올 수 있다고 언급하며 “그렇게 되면 한국민은 전투에서는 져도 전쟁에서 이기는 전략적 바보가 될 수 있다”고 적었다.

앞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29일 이례적인 입장문을 내고 “우리는 지금 하늘이 내려준 기회를 맞고 있다. 하지만 바람 앞의 등불처럼 아슬아슬한 것도 사실”이라며 “일부 언론 보도가 그 위태로움을 키우고 있다. 특히 최근 조선일보와 TV조선의 보도가 심각하다”고 공개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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