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옥 한국당 대변인 사퇴 부른 ‘이부망천’은?

“이혼하면 부천 가고 살기 어려워지면 인천 간다” 지역 비하 발언 논란… 민주당 “국민에 최소한 예의 갖춰야”

2018-06-09 11:19       강성원 기자 sejouri@mediatoday.co.kr

정태옥 자유한국당 대변인이 인천광역시와 경기 부천시를 비하하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고 지난 8일 대변인직에서 사퇴했다. 정 대변인이 지난 7일 YTN 생방송 뉴스에 패널로 출연해 ‘이혼하면 부천 가고 망하면 인천 간다’는 식으로 발언했다가 여론과 정치권으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논란이 커지자 정 대변인은 8일 저녁 입장문을 내고 “어제 발언 내용은 유정복 인천시장이 시정을 잘못 이끌어서 인천이 낙후된 게 아니라는 점을 설명하다가 의도치 않게 그 내용이 잘못 전달됐다”며 “나의 발언으로 상심이 큰 인천 시민과 부천 시민들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정 대변인이 한 문제의 ‘이부망천’ 발언은 7일 YTN 뉴스 대담 프로그램에서 한국당 패널로 나와 6·13 지방선거 수도권 판세를 분석하다가 나왔다. 정 대변인에 앞서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유정복 한국당 인천시장 후보의 시정을 비판하며 “2014년과 2017년 인천시의 실업률과 가계부채 비율, 자살률이 전국 1등이었다”고 지적했다.

강 대변인은 “인천 하면 굉장히 큰 광역시 시장이고 친박의 핵심으로 유정복 시장이 가서 정말 정부와 대통령이 많이 밀어줬을 텐데, 그런데도 인천 시민의 삶이 이렇게 힘들다는 것은 당연히 ‘유정복 시장이 더 하면 안 된다’라는 여론의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정태옥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지난 7일 방송된 YTN 뉴스에서 “서울에서 잘 살다가 이혼 한번 하거나 직장을 잃으면 부천으로 간다. 부천에 있다가 또 살기 어려워지면 인천으로 간다”고 주장했다.
이에 지난 2010년 7월부터 2013년 4월까지 인천시 기획관리실장을 지낸 정 대변인은 “지금부터 5년 전, 10년 전부터 인천이라는 도시 자체가 그렇다”며 “지방에서 생활이 어려워서 올 때 제대로 된 일자리를 가진 사람들은 서울로 온다. 그렇지만 그런 일자리를 가지지 못하고 지방을 떠나야 할 사람들이 인천으로 오기 때문에 실업률, 가계부채, 자살률 외에도 또 꼴찌가 있다. 이혼율 같은 것도 꼴찌다”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예를 들어 서울에서 살던 사람들이 양천구 목동 같은 데서 잘 살다가 이혼 한번 하거나 직장을 잃으면 부천 정도로 간다. 부천에 있다가 또 살기 어려워지면 인천 중구나 인천 남구 쪽으로 간다. 이런 지역적인 특성을 빼버리고 이것이 유정복 시장 개인의 잘못이라고 생각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 대변인이 “인천에 사는 사람들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다. 생활 수준이 서울에서 살기 힘들어지고 실직하면 부천 가고, 부천에서 또 이혼하면…” 라는 발언을 반복하자 뉴스 앵커는 “해당 지역에 사는 분들의 명예가 있으니까 구체적인 지역 언급은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함께 출연한 김종대 정의당 원내대변인도 “지금 말씀이 조금 지나친 게 듣다 보니까 인천이 사람 살 데가 못 되는 것처럼 들린다”고 지적하자 정 대변인은 “그런 건 아니다”고 말했다.

박범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8일 오후 현안 브리핑에서 “단지 한국당에 대한 지지율이 예전만 못하다고 이 지역 주민들이 갑자기 ‘인생의 패배자’인 것처럼 둔갑한 것이냐”며 “한국당은 인천과 부천 지역 주민에게 정중히 사과해야 한다. 아무리 선거를 포기했다 하더라도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갖춰야 할 것”이라고 질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