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에 가렸지만 약진한 정의당, 정당투표 3위

광역의원 0명→11명, 정당득표율 3.61%→8.97%… 이정미 “민주당 오만과 독선 안 빠지게 견제”

2018-06-15 21:30       강성원 기자 sejouri@mediatoday.co.kr

이번 6·13 지방선거에선 더불어민주당이 수도권과 부산·울산·경남까지 석권하는 파란을 일으켰지만, 정의당도 야당 중에선 유일하게 선전하며 37명의 광역(11명)·기초(26) 의원을 배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 정의당 당선자는 모두 11명이었다.

정의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 한 명도 당선자를 배출하지 못했던 광역의원을 이번엔 11명(비례 10명)이나 지방의회에 입성시켰다. 비록 기초단체장을 당선시키지 못했어도 인천에서 배진교(22.01%) 남동구청장 후보와 문영미 남구청장 후보(11.23%)가 두 자릿수 득표율을 기록했다.

무엇보다도 전국 평균 정당 득표율이 9%에 근접한 8.97%의 지지를 받으면서 전체 정당 중 3위를 기록한 점도 2년 후 총선을 앞두고 긍정적인 신호다. 이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으로 전국 정당을 표방했던 바른미래당(7.62%)보다도 높은 득표율이다. 자유한국당의 정당 득표율은 27.76%였고 정의당과 함께 국회 교섭단체(평화와 정의의 의원 모임)를 꾸린 민주평화당은 1.68%에 그쳤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14일 브리핑에서 “2014년 지방선거 지지율(3.61%)과 2016년 총선 비례(7.23%) 득표, 2017년 대선(6.17%)에 걸쳐 정의당의 지지율은 꾸준히 상승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최 대변인은 “광역비례에서 10명의 당선자를 낸 것은 괄목할만한 성과다. 특히 경기도의회 비례에서는 진보정당 최초로 2명(이혜원·송치용)의 당선자를 배출했고, 인천(조선희)과 충남(이선영) 지역도 2002년 광역비례대표제를 도입한 이후 첫 진보정당 당선자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정미 정의당 상임선대위원장과 심상정 공동선대위원장, 김종민 서울시장 후보 등이 지난 12일 서울 구로디지털단지에서 집중유세를 펼쳤다. 사진=정의당 제공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날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정의당의 지방 공직자들은 적폐 잔당 한국당의 시대착오적 행위에는 비타협적으로 맞서고, 민주당이 오만과 독선에 빠지지 않도록 제대로 견제할 것”이라며 “이번 지방선거를 발판으로 2020년 총선에서는 반드시 제1야당을 교체하고 한국 정치를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노회찬 원내대표는 “이번 선거는 집권 여당인 민주당 압승으로 귀결됐으나 지방자치에서 정의당의 역할은 여전히 너무나도 중요하다. 지역 토호들보다는 지역의 약자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불투명한 행정을 개선하여 투명한 지방자치를 이끌며, 무분별한 토건개발보다는 주민들의 복지에 더 많은 예산이 배정되도록 하는 역할은 여전히 정의당이 해야 할 주요한 책무”라고 강조했다.

지방선거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었던 심상정 의원도 “정의당은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문재인 대통령에겐 조건 없이 협력하겠다. 다만 비리 국회의원을 감싸고, 가난한 노동자 호주머니 터는 민주당의 기득권 정치에 대해서는 단호히 견제하고 비판하겠다”며 “국민이 확실히 믿고 선택할 수 있는 탄탄한 정치세력으로 성장해 반드시 개헌과 선거제도 개혁을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다만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김종민 정의당 후보가 ‘페미니스트 시장’을 슬로건으로 내세워 진보적 의제를 던졌던 녹색당 신지예 후보보다 낮은 득표율을 기록한 건 아쉽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최종 집계 결과 신지예 후보는 1.67%(8만2874표)를 득표해 원내 정당인 김종민 후보 득표율 1.64%(8만1664표)보다 높았다.

한 정의당 관계자는 “이번엔 박원순 시장이 되는 판이었고 김문수와 안철수로 보수표가 흩어져 정의당에 표를 더 줄 수 있었는데 득표가 많이 안 나온 건 아쉽다. 우리도 인재 풀이 많고 대중적인 정치인이 있으면 좋았겠지만 그러지 못해 막판엔 비례 득표를 올리는 전략으로 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지방선거는 남북·북미 정상회담 이슈가 휩쓸어 쟁점 자체가 없었고, 박원순 시장이 진보적 의제 잘 이끌고 갔다”면서 “우리가 정책으로 승부하려고 보니까 이미 박 시장이 거의 해놓은 거여서 답이 없었다. 그래서 부각이 잘 안 됐던 것 같다”고 술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