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나댄다”던 강연재, 인권위엔 “얍실한 가짜 진보”

‘홍준표 키즈’로 변신한 강연재 ‘페북 정치’ 논란… 지방선거 패배에 “야당 완전히 죽어 일당 독재 됐다”

2018-06-18 20:49       강성원 기자 sejouri@mediatoday.co.kr

6·13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자유한국당 서울 노원병 후보로 출마했던 강연재 변호사가 거침없는 ‘페북 정치’로 입길에 오르고 있다.

강 변호사는 이른바 ‘안철수 키즈’로 정치에 입문해 바른미래당의 전신 중 하나인 국민의당 부대변인 출신이지만, 지난해 대선 이후 국민의당의 ‘문준용 제보 조작 사건’이 터지자 안철수 전 대표와 결별하고 지난 1월 한국당 강동갑 당협위원장에 지원했다.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는 강 변호사를 법무특보로 임명하고 지난달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후보로 전략 공천했다. 하지만 강 변호사는 최종 득표율 14.4%로 3위에 그쳤다. 유효 득표수 15% 이상을 얻으면 선거 비용 100%를 보전받는데, 강 변호사는 50%만 보전받게 됐다.

강 변호사는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날 한국당의 대국민 사과문을 민주당이 “진정성이 결여된 반성문”이라고 비판한 기사를 링크하며 ‘번지수 잘못 찾고 나대는 민주당에 한마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강 변호사는 이 글에서 “이번 선거에서의 민심은 민주당이 좋아서가 아니라 보수야당, 한국당이 바뀌어야 한다는 회초리였다. 국민 각자가 회초리 한 대 때리자 했는데 뚜껑 열어보니 너무 심하게 때린 바람에 이 나라의 야당이 완전히 죽어버린 격이다. 일당 독재, 1인 독재가 돼버렸다”고 주장했다.

강 변호사는 민주당을 향해 “불과 몇 년 전에 지지율 한 자리를 왔다 갔다 하며 곧 숨이 끊어질 듯 온 국민의 외면을 받던 지리멸렬, 무능의 극치 야당이었다. 남의 반성까지 평가하고 입 댈 여유 있으면 본인들이 훌륭한 집권 여당, 정부 견제 가능한 국회인지, 적폐 없는 깨끗하고 공정하고 민주적인 세력인지부터 되돌아보시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 6·13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자유한국당 서울 노원병 후보로 출마했다 낙선한 강연재 변호사가 17일 ‘번지수 잘못 찾고 나대는 민주당에 한마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논란이 되자 ‘번지수 잘못 찾고 나돌아다(니)시는 민주당에 한 마디’로 고쳤다.

그러나 강 변호사의 글에 누리꾼들의 반응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그의 페북 댓글 중 많은 공감을 받은 글들을 보면 “보통 시험 떨어지면 내가 왜 떨어졌을까를 생각하지 남 탓은 안 하는데 본인은 지금 민주당 탓하고 있네요. 왜 표를 적게 받았는지 그것 먼저 생각해보시길”, “나도 민주당이 잘해서 전승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한국당이 이런 지적질 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나? 지금의 한국당은 찍어 줄 독자적인 가치는커녕 민주당이 싫어서 찍어줄 가치도 없는 당”이라고 꼬집었다.

자신의 글에 대한 비판이 확산하자 그는 현재 페이스북 글 제목을 ‘번지수 잘못 찾고 나돌아다(니)시는 민주당에 한 마디’로 고쳤다. 그리곤 또 페이스북에서 “건전한 상식과 양식을 가진 대다수의 침묵하는 국민만 보고 가면 그뿐”이라며 “어디서 좌표 찍고 몰려와서 다 같이 입을 맞춘 듯 비열한 말, 반말, 바로 휴지통으로 들어갈 말 다는 분들은 굳이 오지 말고 자신의 삶에 충실하라”고 덧붙여 누리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강 변호사는 18일 오후에는 국가인권위원회가 세계 인권선언 70주년을 맞아 사형제 폐지와 대체복무제 도입을 추진한다는 기사를 올리며 “이런 꼼수, 얍실한 가짜 진보, 가짜 포장, 이래서 모든 권력에는 견제가 필요했던 것”이라는 독설을 날렸다.

강 변호사는 “61명의 사형수는 전원이 다 어린 아동, 여성들, 노인들을 여러 명 잔인하게 고문, 살인한 자들”이라며 “인권위는 ‘사형 폐지 추진’이 아니라 흉악범죄에 희생된 피해자 및 유가족 지원을 현실화하지 않는 국가에 위헌 의견과 인권 침해를 선언해야 옳다”고 주장했다.

강 변호사는 대체복무제 도입에도 “시기상조”라며 “국민적 합의, 전문가 집단의 심도 깊은 협의, 국방부가 주체가 되도 말 많고 탈 많을 일인데 특히나 이 일은 인권위가 나서서 할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는 지난달 1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영입 인사 환영식을 열고 강연재 변호사를 노원병 재보궐 선거 후보로 추대했다. 사진=강연재 변호사 페이스북
강 변호사는 홍 대표가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뒤에도 ‘홍준표 키즈’임을 자처하면서 “내 페이스북 대문에 걸린 홍준표 대표와 함께 찍힌 사진을 바꾸라고 조언하는 분들이 있습니다만, 나는 당분간 바꿀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전통과 원칙이 있는 조직은 조직 스스로 세운 사람이 권한과 책임을 다하고 걸어 왔던 것, 그 자체를 존중하면서 다음을 모색한다”고 말했다.

아이러니하게도 홍 대표가 지난 16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끝으로 “나는 이제 더 이상 말하지 않고 페이스북 정치는 끝낸다”고 한 이후로 강 변호사의 ‘페북 정치’는 더욱 활발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