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한미군사훈련 유예는 비핵화 향한 미국의 제1 액션”

“비핵화 이행 북한이 미국보다 앞서나가…CVID는 합의문에 포함”… 하태경 “반공보수 정당은 문 닫아야”

2018-06-19 19:49       강성원 기자 sejouri@mediatoday.co.kr

한국과 미국 국방부가 오는 8월로 예정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한미연합훈련을 유예하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해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북미 간 신뢰 구축을 위한 후속 조치 일환이며 비핵화를 향해 미국이 제1 액션을 취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박 의원은 이날 오후 여야 5당 공동주최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 성과와 한반도 비핵화, 그리고 남북경제협력’ 토론회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 진정성 있는 대화를 하는 한 한미군사훈련을 중단한다’고 하고 오늘 UFG를 유예한 것은 미국이 북한의 체제 보장을 위해 해준 첫 액션이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언제든 말로 공동합의문을 찢을 수 있어도 북한은 폐기한 시설과 핵무기를 복원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데 북한이 외려 행동 대 행동으로 굉장히 앞서 나가고 있다”면서 “북한은 풍계리 갱도를 폭파하고 미사일 시험장도 폭파하겠다고 하는데 미국은 북한에 해준 건 말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북미 간 신뢰가 구축돼야 미국이 북한에 체제 보장을 해준대도 김정은 위원장이 믿을 수 있고, 북한이 핵을 폐기한대도 트럼프 대통령이 믿게 된다”며 “이번에 한·미·일 안보 책임자(외교장관)가 만나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말자’고 한 것은 가장 중요한 메시지라 본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4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 등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이 비핵화를 어떻게 실현할지에 대해 생각이 일치한다. 북미 공동선언문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약속했다”며 “싱가포르 회담을 통해 많은 모멘텀이 생겼다. 과거 실수를 되풀이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2일 싱가포르의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에서 열린 역사적인 첫 북미정상회담에서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서명했다. ⓒ 연합뉴스
박 의원은 북미 회담 공동성명에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포함 여부를 두고 언론과 정치권의 해석이 분분한 것과 관련해선 “두 정상의 4개 합의문을 보면 1항(새로운 북미관계)과 2항(북미가 한반도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노력)은 북한의 체제 보장을, 3항(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은 CVID를 포함하고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종국적으로 북한은 자기 체제 보장을, 미국은 CVID 요구할 것이고 ‘완전한 비핵화’ 합의문에 포함된 CVID는 목표이지 과정은 아니다”며 “지금 트럼프 대통령은 말과 종이로 보장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은 핵 시설과 핵무기 폐기로 보여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 사진=민중의소리
이날 토론회 1세션(북미 정상회담의 성과와 향후 과제)에 참여한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도 “완전한 비핵화와 관련한 방법(CVID)과 시기(타임 스케줄), 체제 안전 보장과 관련한 ‘종전선언’ 등과 관련한 구체적 내용이 빠졌다고 일부에서 실망하거나 아쉬움을 보일 수 있다”면서 “하지만 북핵 해결의 방향과 원칙에 합의하고 후속 회담에서 단계별 이행 조치를 구체화하고 이행해나가기로 합의함으로써 출발이 나쁘지 않다”고 평가했다.

2세션(한반도 비핵화와 남북경제협력) 토론자에 나온 정한범 국방대 교수는 “북한의 입장에서 내용과 상관없이 미국 네오콘의 표현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자발적인 비핵화가 아니라 강대국의 힘에 굴복하는 굴욕적 비핵화로 받아들였을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은 CVID가 이루어진 다음에야 북한에 대한 보상 조치를 시행하길 원하고 있기 때문에 현 단계에서 구체적인 내용이 적시된 장황한 합의문은 어차피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반면 김우상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한 비핵화 CVID와 시간표는 전혀 언급되지 않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문구만 포함된 6·12 담판은 김정은 위원장의 승리”라며 “전 세계의 이목을 끄는 데 성공했지만 의미 있는 공동합의문 도출에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어 “향후 진행될 2·3차 등 미북 회담에서 어떤 결과가 도출되든 간에 CVID가 달성 때까지는 ‘최대 압박’을 해제해서는 안 된다”며 “광범위한 대북 경제 제재 조치가 흔들려서는 안 되고, CVID에 대한 국제사회의 전폭적 지지를 얻기 위한 중견국 외교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한편 이날 1세션 토론자로 나온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최근 지방선거와 남북·북미 정상회담이 주는 메시지를 읽지 못하고 평화에 반대하는 반공보수는 청산해야 할 극우일 뿐”이라며 “이 시점에도 반공 깃발을 휘날리며 유령과 싸우는 세력이 대한민국 정치권에도 꽤 있는데 그런 정당은 문을 닫아야 한다”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