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 전환? 나아진 것 없다” SK브로드밴드 노동자들 거리로

SK브로드밴드 자회사·협력업체 노동자 25일부터 파업 돌입, “최저임금 겨우 넘는 기본급, 정규직 전환 약속 안 지킨 사업장도”

2018-06-25 15:16       금준경 기자 teenkjk@mediatoday.co.kr

유료방송 노동자들이 다시 거리에 나왔다.

IPTV·인터넷 기업인 SK브로드밴드 자회사·협력업체 노동자로 구성된 희망연대노조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지부(이하 비정규직 지부)는 25일 서울 SK서린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업에 들어갔다.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지부 선거관리위원회는 2018년 임금협약 결렬에 따라 지난 11~18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벌였다. 대표노조인 비정규직지부와 2노조인 SK홈앤서비스노동조합 통합 투표 결과 조합원 2163명 가운데 2052명이 투표(투표율 94.9%)해 찬성 68.2%, 반대 26.1%로 나타났다. 대표노조인 비정규직 지부에선 90.9%의 압도적 찬성이 나왔다.

▲ IPTV·인터넷 기업인 SK브로드밴드 자회사·협력업체 노동자들로 구성된 희망연대노조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지부(이하 비정규직 지부)는 25일 서울 SK서린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업에 돌입한다고 발표했다. 사진=금준경 기자.

이들은 왜 파업에 돌입했을까. 지난해 SK브로드밴드는 협력업체에 고용된 비정규직 설치·수리기사와 상담원 등 노동자 전원 ‘정규직 전환’을 약속하고 이들을 홈앤서비스라는 자회사로 고용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SK브로드밴드 강서홈고객센터, 마포홈고객센터, 제주홈고객센터 소속 노동자는 직접고용하지 않고 있다.

비정규직 지부에 따르면 정규직 전환 이후에도 노동조건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자회사 홈앤서비스 소속으로 전환된 노동자 월 기본급은 158만 원에 불과하다. 비정규직 지부에 따르면 노조는 근속수당 신설, 시급 1만원, 실적에 따른 포인트제 임금체계 폐지, 대고객서비스 노동자 감정수당 신설을 요구했으나 홈앤서비스 사측은 ‘기본급 10만원 인상’만 수용했으며 포인트제 임금을 유지하고 ‘유연근무제 시행’을 요구하면서 교섭이 결렬됐다.

정범채 희망연대노조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 지부장은 “SK 옷을 입고, SK 일을 하고, SK에서 왔다고 고객에게 이야기하는데 우리는 SK노동자가 아니다. 저들은 우리에게 정규직 전환해줬는데 왜 이렇게 요구하는 게 많냐, 단계적으로 해준다는데 왜 그렇게 요구하냐고 한다. 우리는 SK노동자로서 인정받기 위한 투쟁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를 인정할 때까지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비정규직 지부는 SK브로드밴드 홈앤서비스 사측이 노조를 위축시키는 대응에 나선 정황이 있다고 주장했다. 쟁의가 가시화된 상황에서 홈앤서비스는  대대적 신입, 경력사원 채용을 진행중이다. 노조는 파업 대체인력 투입 정황도 있다고 주장했다.

연대발언에 나선 제유곤 희망연대노조 LG유플러스 비정규직 지부장은 “최근 주파수 경매 기사를 봤다. 통신사들은 몇조 원씩 돈을 쓰면서 우리 노동자에게는 한 푼이 아까운 것 같다. LG유플러스 비정규직 지부도 곧 쟁의권을 얻을 것 같다. 같이 투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사측은 최근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 직접고용 요구를 거부했다.

희망연대노조 SK브로드밴드지부는 25일 SK서린빌딩 앞에서 농성에 들어갔고, 오는 29~30일 이틀 동안 전국 1600명의 조합원이 파업 후 상경해 SK 규탄 집회를 벌일 계획이다. 한편 오는 26일 추혜선 정의당 의원실은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 자회사 전환 이후 노동실태와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개선방안’ 토론회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