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불매운동? 기아차를 불매운동할 판!

[연재기획 기고] 나가랏,기아차 성차별① 기아차지부 화성지회 홍보물로 드러난 탐욕과 거짓말

2018-06-28 22:33       명숙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활동가 media@mediatoday.co.kr

연재기획의 변

쏘렌토라는 차종으로 유명한 기아자동차는 현대기아차그룹이라는 국내자동차시장 점유율 68.7%에 달하는 한국 최대 자동차재벌이 경영하는 자동차회사이다. 기아차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당기순이익이 5년간 평균 2조 6천억이 넘는 기업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불법파견으로 비정규직을 쥐어짜 배를 불러온 역사가 있다. 2010년 현대차 ‘사내하청은 불법파견’이라는 판결을 받은 이후 기아자동차의 비정규직 조합원들도 소송을 해서 2014년 1심 법원과 2017년 2심 법원에서 기아차의 사내하청도 불법파견이라는 판결을 받았다.

법원판결에 따르면 사내하청 비정규직들은 전원 정규직화하면 된다. 하지만 현대기아차그룹은 그렇게 하지 않고 우대채용이나 특별채용이라는 편법으로 비정규직 일부를 정규직 채용했다. 기아차도 2013년과 2015년까지 1500명을 정규직 전환했는데 그 중 여성은 한명도 없었다. 그뿐 아니라 원래 일하던 곳에서 쫓겨나(강제전적) 더 열악한 노동조건과 임금을 받으며 일해야 하는 불이익까지 받아야했다.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은 기아차 여성비정규직 차별문제를 알리기 위해 ‘나가랏, 기아차 성차별’이란 제목으로 미디어오늘에 4회에 걸쳐 연재한다.

이글을 막 올리려는 28일 저녁, 기아차는 정규직 전환(특별채용자) 명단을 공개했다. 하지만 채용된 여성의 숫자는 생색내기 수준이며, 강제전적 여부도 불투명하다. 한마디로 여전히 기아차 성차별을 완전히 시정되지 않았다. 그래서 연재를 하기로 했다. 

지난달 16일 국가인권위에 기아자동차의 여성비정규직에 대한 성차별 진정 기자회견을 하고 사태가 조금 나아지는 듯했다. 2013~2015년까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특별채용자 1500명 중 여성은 단 한명 없었으니, 회사도 달리 변명할 여지가 없었다. 그래서인지 현장에는 여성을 조금 채용할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런데 상황이 다른 방향으로 전환된 것은 6월 11일 금속노조 기아차지부 화성지회, 즉 기아차 화성공장 정규직 집행부가 현장에 뿌린 홍보물 때문이다.

홍보물을 보자니 기가 찼다. 회사도 발 뺄 수 없는 명백한 성차별에 정규직 노조 집행부는 “여성을 정규직으로 채용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 “준비 없는 여성 정규직화는 혼란만 키운다”며 여성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데 반대했다. 게다가 그 입장을 지난 14일 고용노동부 담당자를 만나서 전달했다니 뻔뻔하기 그지없다. 기아차지부 화성공장 정규직 집행부가 낸 홍보물이 얼마나 허구적 논리인지 짚어보려 한다.

준비가 안 돼 있다고? 지금이라도 개선하라는 요구가 정답!

1차 홍보물에서 기아차지부 화성지회(이하 정규직노조 집행부)는 두 번의 특별채용이 준비가 안 된 상황에서 진행됐고 그래서 작업환경이 열악해졌다며, 이것은 특별채용이 준비가 안 된 상황에서 진행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번 특별채용에서 여성이 정규직화되면 혼란이 더 가중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화장실, 탈의장, 분임토의장 등 복지와 현장 흡연 등 안전보건이 보장되지 않는다며 반대한다. 얼핏 보면 여성의 정규직 전환을 반대하는 이유가 있나보다 착각하기 싶다. 하지만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보기엔 터무니없는 소리다.

금속노조 기아차지부 화성지회(이하 정규직노조) 지난 11일 만든 노조소식지

그동안 제조공정에선 최소 15년 넘게 남성정규직, 남성비정규직, 여성비정규직이 혼재작업을 해왔다. 그런데도 언론인터뷰에서 정규직 집행부는 마치 여성비정규직이 편한 일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말했다. 무엇보다 15년 넘게 열악한 조건에서 일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방해하고 반대하는 입장은 큰 문제다.

여성비정규직들도 그동안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그대로 일했다. 여자 화장실도 적고 현장 탈의실도 좁고 지저분한 상태에서 일을 했다.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현장노동자의 노동안전을 책임져야하는 것이 회사의 의무다. 열악한 노동환경은 여성비정규직만이 아니라 남성비정규직도 겪었던 건강권, 노동권의 침해였다. 하지만 정규직은 이를 바꿀 노력을 게을리 했고 회사는 팔짱끼고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비정규직이 일하도록 했다. 지금이라도 시급하게 작업환경 개선을 회사에 요구해야 할 사항이다.

그런데 이제 와서 정규직 집행부가 이를 여성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반대근거로 쓰다니 궤변도 이런 궤변이 없다. 더구나 기아차는 국내외 자동차시장에서 굴지의 대기업으로 그동안 작업환경 개선에 비용을 투자하기 어려운 상황도 아니다.

강제전적이 단협에 의한 공정한 절차라니!

이어서 여성들은 현재 일하던 곳이 아닌 곳으로 배치(강제전적)하는 것은 공정한 일인양 홍보물에 적었다. 화성지회(정규직 집행부)는 “3차 특별채용 대상부서인 도장 2,3부, 프라스틱, 그리고 남아있는 출하, PDI 부서 등은 현장 조합원들이 가고 싶어 하는 부서입니다. 여성이라 하여 단협(단체협약)과 관례를 어기면서까지 이런 공정에 여성조합편성”해서는 안 된다고 쓴 내용이 그것이다.

정규직 집행부가 적시한 부서는 모두 현재 비정규직 여성이 일하는 부서다. 그 부서는 여성 비정규직만이 아니라 남성 비정규직도 일하고 있으며, 물류 같은 경우는 남성 정규직도 일하는 부서다. 기아차는 그동안 모든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는 것이 아니라 비정규직 공정을 정규직 공정으로 하는 방식으로 정규직 전환을 진행했다. 따라서 위에서 열거한 공정을 정규직 공정으로 전환하는 것이니 비정규직 여성들이 그대로 정규직으로 일하면 해결되는 일이다.

정규직 집행부가 단협 운운하는 내용은 이렇다. 신규채용을 할 경우, 신입사원을 어느 부서에 배치할지 정규직 노조에게 권한이 있다는 단협 내용을 일컫는 것이다. 그런데 비정규직들은 신규채용이 아니다. 길게는 15년 넘게 일한 사람이다. 이는 회사가 2016년 제시한 특별채용안에도 ‘근속은 50~60% 인정, 임금도 근속인정 기준에 맞춰 적용’이라고 돼있다. 그런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신규채용인양 왜곡하는 정규직 집행부의 행태는 회사보다 더 차별을 용인하는 태도다. 단협과 공정을 운운하며 정규직의 특권을 주장하는 것은 법원의 판결에 반하는 노동권 침해 주장이다.

한겨레 불매운동? 기아차를 불매운동할 판!

이를 한겨레신문이 6월 22일에 보도하자 다시 화성공장 집행부는 6월25일 또 홍보물을 냈다. 이번에는 더 심각하다. 도대체 정규직 집행부는 어느 정도까지 망가질 셈인가! 여성채용문제로 특별채용 공고가 연기돼 정규직 조립라인 조합원이 비조립라인으로 갈 기회를 차단했다니! 그래서 여성채용은 절대 안 된다고 한다. 법원 판결을 차치하더라도 이러한 입장은 성차별이다.

금속노조 기아차지부 화성지회(이하 정규직노조) 지난 25일 만든 노조소식지 

특별채용을 회사가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바로 사내하청 비정규직은 불법파견이라는 법원 판결때문이라는 것을 잊었는가. 불법파견을 1%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특별채용은 기아차가 불법 파견의 면죄부를 받기 위해 비정규직 일부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편법이지, 정규직 조합원들이 비정규직이 일하던 자리를 빼앗기 위해 만들어진 수단이 아니다.

한술 더 떠서 정규직 집행부는 한겨레 불매운동을 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지회의 입장에 대해 ‘정규직 노조의 횡포’이자 ‘이기적 행태’라고 한 것이 “편파적 보도”라는 것이다. 부끄럼을 모르나 보다. 사측의 입장에서 여성 비정규직 차별을 지속하라는 게 정규직 노조의 이기적 행태가 아니면 뭐란 말인가. 불매운동을 시민들이 할 판이다. 기아차가 여성 비정규직에 대한 성차별을 지속한다면 기아차불매운동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정규직 집행부가 깨닫기를 바란다.

2018년은 어느 때보다 성평등에 대한 요구가 높은 때다. 정규직 집행부도 더 이상 여성비정규직의 일자리를 탐내고, 회사도 여성비정규직을 쥐어짜 이윤을 내려는 행태를 그만둬야 한다.

정규직 노조의 이기적 행태를 가능케 한 특별채용

이렇게 정규직 노조의 이기적 행태가 가능케 된 배경은 기아차 회사가 법원의 판결을 그대로 이행하지 않고 ‘특별채용’이라는 방식으로 편법을 썼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규직 공정으로 전환되는 비정규직 공정에 기존 정규직을 배치하는 것이나 장기근속자 자녀가 들어갈 수 있는 것처럼 여지를 준 탓에 저렇게 뻔뻔한 주장을 펼치는 것이다. 이 문제를 제대로 풀려면 남성이든 여성이든 법원 판결대로 불법파견된 모든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된다.

꼼수는 꼼수를 낳을 뿐 아니라 탐욕도 낳는다는 걸 새삼 느낀다. 정규직노조 집행부가 저렇게 말도 안 되는 것을 당당하게 요구하게 된 배경은 특별채용이 회사의 꼼수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회사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고 비정규직들의 정당한 요구를 짓밟는 것이다. 법원 판결에 따라 정규직으로 전환해야할 여성조합원들은 현재 250여 명이다. 이들은 불법파견에 맞서 열심히 싸웠던 조합원들이다. 이들이 강제전적될까 두려움과 불안에 떨지 않도록 평등과 정의를 염원하는 시민들의 지지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여성비정규직들은 원래 일하던 자리에서 정규직으로 일하는 것이 법원 판결이다. 회사는 더 이상 꼼수 부리지 말고 법원 판결대로 불법파견된 비정규직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기아차지부 화성지회는 더 이상 꼴불견인 이기적 행태를 이제는 그만둬야 한다. 이제라도 반성하고 거대한 성평등 물결에 동참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