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핑방지위원회도 채용비리 의혹 드러나

비관련학과 졸업자도 정규직 합격, 채용공고·서류심사·면접 없이 채용도 다수
임원은 업무용 차량을 출퇴근 용도로 사적 사용, 유류비에 매달 교통비도 받아

2018-07-01 11:51       강성원 기자 sejouri@mediatoday.co.kr

국민체육진흥법에 따른 법정기관으로 예산 전액을 정부로부터 지원받는 한국도핑방지위원회(위원장 진영수)에서도 채용 비리 의혹이 불거졌다.

미디어오늘이 1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서 받은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에 대한 문화체육관광부의 종합감사 자료에는 2013년부터 올해까지 정규직 등 직원 채용에 수십 건의 채용 부적정 사례가 확인됐다.

KADA는 이 기간 총 20건의 채용을 통해 정규직과 기간제 근로자, 대체인력 등을 채용했는데 △채용 예정 인원을 공고하지 않은 채용이 8건 △서류심사 및 면접 없는 채용이 4건 △임용자격 요건을 인사규정과 다르게 공고한 게 9건 △서류심사 계획 수립 없이 서류심사한 게 9건 △서류심사 평가기준 수립 없이 서류심사는 7건 △채용 근거 없이 7개월 이상이 경과된 직전 채용 예비합격자를 채용도 1건이 적발됐다.

2014년 정규직 6급 채용 때는 관련학과를 졸업하지 않은 응시자가 최종합격했고 2013년 단기 계약직 채용에선 채용공고조차 내지 않고 채용한 경우도 5건이나 됐다. 지난해 9월엔 기간제 직원을 채용하면서 직전(2월)에 실시한 채용 불합격자를 예비합격자 1순위라는 이유로 근거 없이 채용했다.

한국도핑방지위원회는 국가도핑방지기구로서 스포츠의 공정한 경쟁 확립과 스포츠 정신의 고양을 도모하고, 약물로부터 선수들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경기단체에 등록된 선수에 대해 도핑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사진=한국도핑방지위원회
문체부는 이번 감사에서 KADA 임원이 업무용 공용차량을 본인 출퇴근 용도로 사용하면서 유류비 570여만 원도 KADA 예산으로 집행한 것도 적발했다. 그러면서 이 임원은 2015년 12월28일 취임 후 지난 3월까지 매월 20만 원의 교통비를 별도로 받았다.

KADA의 ‘차량운영관리규칙’에 따르면 공용차량을 특정 임직원이 출퇴근 용도로 사용하도록 하면서 이에 소요되는 유류비를 KADA 예산으로 집행해서는 안 된다. ‘임직원 행동강령’에도 임직원은 차량 등 위원회 소유의 재산을 정당한 사유 없이 사적 용도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나와 있다.

KADA 측은 이 같은 문체부 지적사항에 공용차량 운영의 문제를 인정하면서도 ‘출퇴근 용도로 차량을 사용한 것은 사적 용도가 아닌 업무의 연속으로 봐야 하며, 임원에게 지급한 유류비가 아닌 교통보조비를 감사 결과에 따라 조치하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문체부는 “특정인이 공용(업무용 차량)을 출퇴근 용도로 사용한 것을 업무의 연속으로 볼 수 있는 법령 등의 근거가 없으므로 KADA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고, 사적 용도로 사용된 공용차량의 유류비를 환수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시정 지시했다. 공용차량을 ‘차량운영관리규칙’에 부합해 이용하지 않은 점에 대해선 ‘기관주의’를 내렸다.

이번 감사에선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노웅래 의원이 지적한 KADA 직원들의 수당 부정 수급이 사실로 밝혀졌다.

앞서 노 의원은 지난해 10월 국감에서 KADA 직원들이 국내에서 열린 각종 국제대회에 도핑검사관으로 파견 시 규정을 어기고 수천만 원대의 수당을 이중으로 부정하게 받은 것을 지적하며 문체부에 종합감사를 요구했다.

문체부 감사결과 KADA가 ‘2014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등 7개 국제경기대회 조직위원회에 도핑검사 업무 감독을 위해 파견한 직원 중 12명이 규정상 외부 시료채취 요원에게만 지급하는 시료채취 업무수당 2000여만 원을 부당하게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문체부는 시료채취 업무수당을 부당 수령한 KADA 직원들을 징계 처분하고, 수령액 전부를 환수 조치하도록 했다.

노 의원은 “더 놀라운 사실은 KADA 직원들의 수당 부정 수급이 2013년부터 계속됐음에도 이에 대한 내부 감시와 견제가 단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스포츠계의 검찰로 불리는 KADA는 그 어느 곳보다 공정하고 투명해야 하지만 지금까지 그렇지 못했다. 이번 감사를 통해 드러난 KADA의 비위 행위들을 엄격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