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입사기자 2명 중 1명은 서울대 출신

2000년~2017년 조선일보 신입 공채 합격자 232명 출신학교 전수조사 결과

2018-07-02 15:30       정철운 기자·이소현 대학생 기자 pierce@mediatoday.co.kr

미디어오늘이 2000~2017년까지 유료부수 1위 신문사 조선일보가 진행한 신입 공채 20건을 조사했다. 해당 기간 동안 조선일보는 232명의 신입기자를 채용했으며 이 가운데 서울대 출신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서울대 출신 합격자는 109명으로, 전체의 약 47%에 달했다.

앞서 미디어오늘은 2014년 3월 25개 주요 언론사의 주요간부 104명의 출신학교를 전수조사한 결과 서울대 출신은 36.5%였다. 당시 조선일보는 편집국장·정치부장·경제부장·사회부장이 모두 서울대 출신이었다.

▲ 2000년~2017년 조선일보 신입공채 합격자가 가장 많은 학교. 디자인=안혜나 기자.
조선일보의 신입기자 채용에서 눈에 띄는 점은 서울대 채용비율뿐만이 아니었다. 이번 조사결과 서울대 합격자 가운데 정치학과 합격자가 24명으로 매우 많았다. 뒤이어 법학과 13명, 외교학과 12명, 경제학과 9명, 언론정보학과 7명(신문학과 1명 포함), 사회학과 6명, 국어국문학과 6명 순이었다. 정치학과 출신이 다른 학과에 비해 월등이 높은 것.

앞서 2006년 서울대의 ‘조선일보사 2006년도 하반기 수습기자 특별채용 공지’가 오마이뉴스에 보도되며 ‘채용 특혜’ 논란이 있었다. 당시 서울대는 “조선일보에서 우리 대학 인재를 특별히 채용하고자 한다”며 지원 자격을 알려준 뒤 “사회과학대학에서는 최종적으로 2인이 채용 된다”고 명시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조선일보 채용이 공정하지 않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렇다면 실제 채용 결과는 어땠을까. 미디어오늘 확인 결과 당시 하반기 채용에서 서울대 사회과학대학 출신 합격자는 정치학과·외교학과·언론정보학과 각각 1명씩 총 3명이었다.

▲ 서울대 조선일보 합격자 가운데 가장 많은 학과. 디자인=안혜나 기자.
서울대 정치학과 출신의 높은 비중은 어떻게 설명할까. 서울대 정치학과 출신의 한 중견 언론인은 “과 수석을 했더니 방일영문화재단에서 장학금을 주겠다며 연락이 왔다. 거절했다. 그런데 방일영문화재단이 제안한 특전 중 하나가 조선일보 입사였다”고 말했다. 서울대 사회학과 출신의 한 언론인은 “과거 조선일보에서 괜찮은 정치학과 학생을 추천해달라는 요청이 학과 사무실로 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조선일보 합격자 중에는 SKY출신 비율도 매우 높았다. 연세대 출신은 41명으로 전체의 약 18%였고, 고려대 출신은 37명으로 전체의 약 16%에 달했다. 소위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출신은 모두 187명으로, 전체 합격자의 약 81%였다. 이어 이화여대 12명, 서강대 7명, 성균관대 5명 순이었다.

조선일보의 SKY비율은 높은 편일까. 2016년 방송기자연합회가 KBS·MBC·SBS·YTN(지역사 제외) 기자 1287명의 출신학교를 전수조사 한 결과 SKY출신 비율은 60.1%로 나타났다. 이에 비춰보면 조선일보 SKY비율은 주요 방송사와 비교했을 때도 높다. 방송4사의 SKY비율이 서울대 27.7%, 고려대 16.6%, 연세대 15.8% 순이었는데, 조선일보는 방송4사와 고려대·연세대 비율은 비슷하지만 서울대 비율이 월등히 높다. 1993년 언론노보에 따르면 조선일보는 1988~1991년 사이 신입기자의 75.8%가 서울대 출신이었다.

조선일보의 ‘서울대 사랑’은 여전하다. 21세기 들어 조선일보는 신입공채로 평균 11.6명을 뽑았고 이 중 SKY출신은 9.4명이었으며 그 중 서울대 출신은 5.5명이었고 이 가운데 정치학과 출신이 1.16명이었다. 박두식 현 조선일보 편집국장도 서울대 정치학과 출신이다.

▲ 서울대·고려대·연세대 로고.
이 같은 ‘학벌지상주의’가 조선일보만의 현상은 아니다. 2000년 미디어오늘 보도에 따르면 1960년대 이후 1990년대까지 중앙지 편집국장 184명 중 77%가 SKY대 출신이었다. 2003년 발간된 ‘학벌 리포트’에 따르면 2003년 6월 기준 조선·중앙·동아일보와 경향·서울·한겨레신문의 부장급 이상 간부 263명 중 서울대는 39.9%, 고려대는 17.9%, 연세대는 9.3%로 SKY점유율은 67.3%였다.

강준만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자신의 책 ‘강남 좌파’에서 “극소수 명문대 독과점 체제를 그대로 두고선 앞으로 어떤 입시정책을 편다 하더라도 초중등 교육의 정상화는 기대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이에 대한 문제제기는 거의 없다. 가장 좋은 학벌을 가진 집단이 일부 유력 언론사들이라는 사실과 관련돼 있는 건 아닐까”라고 지적했다. 강준만 교수는 “언론은 대체적으로 학벌 경쟁을 사실상 긍정하거나 미화하는 보도 프레임을 고수하고 있다. 그래서 변화의 출구가 보이질 않는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