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뇌물죄 이재용과 만남 “삼성에 포획되나”

[인터뷰] 김경율 참여연대 집행위원장 “경제문제 해답 재벌에서 찾나…우경화 경계” 청 “정치문제 경계”

2018-07-06 16:36       조현호 기자 chh@mediatoday.co.kr

문재인 대통령이 동남아 순방 때 삼성전자의 인도 노이다 공장에 방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만남이 예상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근혜 국정농단 사건에서 뇌물 준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고, 여전히 재판 받는 이 부회장을 만나 사법부와 경제계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 참여연대 등은 이번 만남이 최근 들어 경제문제의 해법을 찾지 못하는 문재인 정부가 재벌을 통해 해결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 아니냐며 우려했다.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은 5일 브리핑에서 오는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8~13일까지 5박6일간 인도와 싱가포르를 각각 국빈방문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삼성전자의 인도 노이다 신공장 준공식도 참석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이재용 부회장이 참석할지도 모른다고 들었다. 참석 여부는 삼성전자에 확인 바란다”며 “지금까지 경제행사에 누구는 오고 누구는 오지 말라고 한 적이 없다. 얼마전 한화 큐셀에 갔을 때 김성룡 회장이 갑자기 나타나 사진도 찍고 했지만 우리는 기업이 해당 국가에서 새로운 투자를 하고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줄곧 지원하는 정책을 펴왔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인도 핸드폰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1위지만 중국계 기업들과 시장점유율 1%를 갖고 싸우고 있다.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현대 자동차가 굉장히 어려움을 겪는 춘칭 공장을 직접 방문하고 격려했다. 롯데와 LG 배터리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해결을 직접 주도했다. 지금까지 흐름대로 경제가 큰 이슈라서 신공장 준공식에 참석한다”고 말했다.

▲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 평가와 과제' 국제 콘퍼런스에서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는 이번 행사를 두고 “최근  중국과 일본이 엄청난 투자와 물량공세를 해서 위협받고 있다. 우리기업이 잃어버린 실지를 회복한다는 의미”라고 자평했다. 이 때문에 장병규 4차 산업혁명 위원장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동행한다고 덧붙였다.

재판중인 이 부회장과 만나는 것이 부적절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왜 오면 안되는지,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퀘스천(의문)”이라고 답했다.

이를 두고 시민사회는 우려하고 있다. 김경율 참여연대 집행위원장(회계사)은 “인도에서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만남은 지난 1년 동안 민생과 경제문제에 해법을 찾지 못한 문재인 정부가 도로 다시 재벌에게 해법을 찾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며 “소득주도성장이나 혁신경제와 같은 미사여구를 동원했는데 최근 1년의 성과에 조급해하면서 해답을 재벌에 찾는 건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별거 아니라지만, 그렇지만은 않을 것 같다. (두 사람의 만남을) 상징적 사건으로 볼 것 같다”고 우려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러시아 하원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김 위원장은 “지금 당장도 삼성 바이오로직스에 대한 결정을 앞둔 민감한 상황이다. 재판부 판단에 영향을 주고 정부기관의 판단을 앞두고 이런 일이 생겨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고 김종필 장례식에 안간 것에 메시지가 있듯이 이번 방문은 여러 해석을 남겨둔다. ‘관리의 삼성’이라는데, 관리의 삼성에 포획되지 않으려면 안 만나는 것도 방안이다. 사소한 만남 하나로 포획해나가는 삼성을 생각할 때 여러 생각이 든다. 대통령이 굳이 해외를 방문해 재벌 오너를 만나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다. 안 만나는 것이 낫다”고 지적했다.

이에 청와대 김현철 경제보좌관은 6일 “과도한 정치적 정무적 해석에는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 지난 2월5일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353일만에 구치소에서 석방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