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퇴진행동 “세금먹는 기무사, 해체가 답”

기무사 계엄령 준비에 “광장 피로 물들 뻔, 정치군인 잔존 확인”… ‘기무사 존재 이유 없다’ 주장

2018-07-09 16:19       손가영 기자 ya@mediatoday.co.kr

국민 1700여만 명이 참여했던 ‘박근혜 정권 퇴진 촛불집회’ 주최 측이 당시 계엄령 준비를 논의한 국군기무사령부의 해체를 주장했다.

퇴진행동기록기념위원회,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민중공동행동, 416연대 등은 9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인근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친위 군사쿠데타를 기획한 내란 음모 기무사를 해체하라”고 주장했다.

▲ 퇴진행동기록기념위원회,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민중공동행동, 416연대 등은 9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인근에서 국군기무사령부 해체를 주장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손가영 기자

이들은 “기무사가 존재하는 한 군의 정치적 중립은 있을 수 없다. 군에 대한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는 유일한 방법은 기무사 해체다. 미봉책으로 마무리된다면 기무사는 언젠가는 또 국민을 향해 총부리를 들이댈 것”이라고 밝혔다.

퇴진행동기념위는 이와 함께 △민간인사찰·계엄령계획 등 기무사 불법행위 관련 자료 전면 공개 △한민구 전 국방부장관·김관진 전 청와대 안보실장·황교안 전 대통령 권한대행 철저 수사 △기무사 불법행위 피해자에 대한 국가 원상회복 및 배상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기무사가 지난해 3월 작성한 ‘전시 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 문건에는 전 대통령 박근혜씨의 탄핵심판이 기각되면 서울 시내에 △탱크 200대 △장갑차 550대 △특전사 1400명 등 무장병력 4800명을 투입하는 계획이 담겼다.

기무사는 정권 퇴진 집회 참여 시민을 ‘진보(종북)’로 규정했고 “국민들의 계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고려해 초기에는 위수령을 발령해 대응하고 상황악화 시 계엄시행을 검토한다”고 썼다.

▲ 국군기무사령부가 작성한 "전시 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 문건 중 '계엄선포' 부분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대표는 “아직 국군 내 정치군인들이 암약하다는 게 확인됐다. 우리 역사엔 4·19혁명 이후 5·16 군사정변을 일으킨 군, 1972년 10월 유신 쿠데타, 1979년 12월12일 신군부의 쿠데타 등 총 3번의 쿠데타가 등장했다. 이번 기회에 다시는 이런 정치군인들이 헌정체제를 전복할 수 없게, 쿠데타를 획책할 수 없게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태호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은 “기무사가 왜 수사를 하느냐. 왜 부패 관련 정보를 기무사가 수집하느냐. 군 관련 정보는 무엇이고 왜 기무사가 작전을 계획하느냐”라 물으며 “어떤 권력도 기무사를 통해 친위 쿠데타를 준비할 수 있다. 기무사는 즉각 해체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기무사의 민간인 사찰 문제는 1990년 윤석양 일병의 양심선언으로 최초 확인됐다. 당시 윤 일병은 기무사가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등 정치인을 비롯해 김수환 추기경 등 4천여 명의 민간인을 사찰한 사실을 폭로했다. 기무사는 20년이 지난 이명박 정부 하에서도 용산참사, 4대강 사업과 관련된 여론조작 정황과 정부 비판인사에 대한 사찰 정황이 드러나 논란을 일으켰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유가족도 기무사 사찰의 피해자다. ‘국방 사이버 댓글사건 조사 TF’가 지난 2일 공개한 ‘실종자 가족 및 가족대책위 동향’ 문건엔 기무사가 가족과 가족대책위의 활동 동향, 관계, 경력 등을 정리하고 성향을 강경·중도 등으로 분류한 사실이 드러났다. 기무사는 ‘진도 여객선 침몰 관련 안산 단원고 일일보고(45보)’ 문건도 남겨 팽목항 뿐 아니라 안산 단원고에서 기무사 정보관이 배치돼 동향을 보고한 정황도 확인됐다.

안순호 416연대 대표는 “세월호에 탄 학생, 시민들이 생사의 갈림길에 놓여있었다. 국민 모두가 간절히 생환을 바라며 지켜보고 있을 때 기무사는 피해 지역 곳곳을 넘어 단원고에까지 불법 포진해 민간인을 사찰했다”며 “실로 분노를 넘어 국가가 무엇인지 허망하다. 정부는 왜, 누구로부터, 어떤 지시를 받고 유가족을 사찰했는지 파헤져 적폐 세력을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