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직원 사망에 ‘안전모 쓰고 인증하라’가 대책?

KT 노동자 업무 중 사망 사고 이후 ‘안전모 착용’ 지침 전달, “안전모로 해결 못 해, 근본 원인 해결해야”

2018-07-11 20:21       금준경 기자 teenkjk@mediatoday.co.kr

KT그룹에서 노동자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KT가 안전확인을 위해 직원들에게 안전모를 쓴 사진을 찍어 보고하라는 지침을 내려 노조가 반발하고 나섰다.

KT새노조는 11일 긴급논평을 내고 회사가 안전모를 쓴 사진을 찍어 보고하라는 내용이 담긴 안전지침을 비판하며 “사진 보고로 산업안전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KT경영진의 안이한 발상이야말로 바로 KT 산업재해의 최대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3일 KT제주지사 소속 노동자 김아무개씨가 제주도에서 전신주에 걸린 나뭇가지를 제거하는 작업 중 추락해 사망했다. 김씨는 태풍으로 기상이 악화된 상태에서 혼자 작업하다 추락한 걸로 보인다. 인근 작업자가 쓰러진 김씨를 발견했다.

▲ 지난 9일 KT가 직원들에게 내린 안전지침

KT는 지난 9일 ‘안전사고 예방 필수활동 지침’을 내고 △아침행사시 개인책상에 안전모 비치 △출동 전 작업공정 체크 등 점검 실시 △작업 중 안전모를 착용한 모습을 찍고 하루 두 차례 촬영해 팀장에게 문자로 통보하라고 지시했다.

KT새노조는 “회사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가 뒤늦게 연이은 사고가 발생하자 대책을 마련했지만 그 대책이라는 게 경악할 수준”이라며 “모든 산업재해 책임을 현장에 떠넘기는 황창규 회장과 경영진의 무책임한 태도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오주헌 KT 새노조 위원장은 “안전모로 해결할 게 아니라 위험한 작업은 2인이 하는 등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KT노조도 9일 성명을 내고 “당시 재해 발생과 관련 태풍 등 열악한 자연조건속에서 안전을 함께 담보할 충분한 인력과 시간 및 장비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강행할 수 밖에 없었는지 충분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KT그룹 노동자의 업무 중 사고는 반복되고 있다. KT새노조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KT그룹 노동자 4명이 숨지고 5명이 중상을 입었다.

지난 5월14일 서울에서 작업하던 노동자가 업무 중 슬레이트 지붕에서 추락해 숨졌고, 지난해 9월6일 전북 순창에서 빗속에서 작업하던 노동자가 감전 추락해 숨졌다. 지난해 6월16일 충북 충주에서 AS 업무 도중 노동자가 고객에게 살해당했다. 이번에 제주지사 김모씨까지 숨져 지난해 6월부터 13개월 동안 사망자는 4명으로 늘었다. 그밖에도 지난 4~5월 동안 다섯명의 KT 또는 자회사 노동자가 업무 중 추락, 감전사고를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