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PD수첩에 또 3억소송…제보자엔 형사고소

본사도 손배소‧검찰고소 “명예훼손‧구성원 모독” 제작진 “법정서 밝혀야…끝까지 갈 것” 정민우 “정당한 비판에 겁박”

2018-07-12 20:04       조현호 기자 chh@mediatoday.co.kr

포스코가 자원외교 의혹을 방송한 MBC PD수첩과 방송에 나온 핵심 제보자(취재원)에게 잇달아 민형사 소송을 제기했다. 포스코건설과 포스코는 포스코 해고자이자 제보자 정민우씨를 검찰에 형사고소했다. 이 때문에 포스코가 이전 정권 때 해외투자 실패의 실체와 책임규명 요구를 조직적으로 입막음에 나서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포스코 본사는 12일 MBC PD수첩의 ‘MB형제와 포스코 2부-백색황금의 비밀’(지난 3월27일 방송)과 관련해 MBC를 상대로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이라며 3억 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서울서부지법에 냈다고 밝혔다. 앞서 포스코건설도 PD수첩에 3억 원의 손배소를 제기했다.

MBC 방송 “이상득의 지시, 무리한 투자 왜?”

MBC는 방송에서 이상득 전 의원이 포스코에 리튬사업을 떠넘겨 당시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이를 받아들였다고 보도했다. ‘이상득 전 의원이 포스코 회장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고, 포스코가 추출비를 지원하기로 약속했다’는 이 전 의원의 자서전 내용도 방송했다. MBC는 “실제로는 이상득 의원이 포스코에 리튬 사업을 지시했다고 한다”며 이 전 의원의 남미사절단으로 동행한 OO기업 사장의 증언을 전했다.

MBC는 제철회사 포스코가 왜 리튬사업에 진출했는지 사내에서도 비판이 나왔고, 결국 그후 해외투자로 우리나라가 지금까지 확보한 리튬은 한 줌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방송은 권오준 회장 취임 후 아르헨티나의 포주엘러스 염호를 보유한 ‘리테아(Lithea)’사와 사업을 추진한 과정도 방송했다. MBC는 포스코 실무자조차 투자부적격으로 판정을 내렸는데 최씨와 다시 사업을 추진한 경위에 의문을 제기했다. 

제작진은 리테아사 염호의 가치를 평가한 회사 책임자가 현지 법원에 제출한 자술서에 “포스코와 최씨 측이 보내온 지시는 명확하게 리테아 사를 과대평가하라는 것이었고, 그에 맞춰 본인이 리테아사에 관해 호의적인 보고서를 발표했음을 인정한다”고 적혀 있다고 방송했다. 제작진이 리테아사의 포주앨러스 염호에 가봤더니 4000m 고지대에 벌판만 있을 뿐 아무런 투자흔적이 없었다.

▲ 지난 3월27일 방송된 MBC 'MB형제와 포스코 2부-백색황금의 비밀' 편. 사진=MBC 동영상 갈무리
PD수첩은 권오준 회장이 2500톤 규모의 리튬 가공공장을 세운 과정도 의혹을 제기했다. 제작진은 ’리튬사업 연구개발 책임자 퇴직 관련 모니터링‘ 제목의 내부문건을 입수했다. 리튬 추출기술이 부풀려져 있고, 추출비용도 4~5배 가량 축소해 보고했다는 내용이다. 문건에는 경제성이 없어 사업이 곤란하다고 보고하자 권 회장이 격노했다고 적혀있었다. 그런데도 포스코는 계속 리튬사업을 추진했다. 방송은 지난해까지 포스코가 리튬사업에 1385억 원을 투자했는데 매출은 36억 원이었다고 했다.

포스코 해고자 정민우 전 포스코 대외협력실 팀장은 방송에서 “리튬을 리튬으로 계속 덮고 있는 거죠. 지금 염호 사업은 계속 다 실패했어요. 염호사업이 실패하니까 이제 리튬광산을 들고나오죠.”, “포스코는 자원외교의 처음이자 끝이에요. 몸통이죠”라고 말했다.

포스코 3억 손배소 제기 ”허위보도 명예훼손”

포스코 본사는 PD수첩 방송이 허위보도라며 3억 원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PD수첩 상대 소송은 포스코건설에 이어 두 번째이다. 포스코는 “지난달 22일 정정보도 및 3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서울서부지법에 제기했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정권의 압박을 받아 리튬사업을 추진했다는 PD수첩 보도에 “당시 정부는 회사에 ’리튬추출 기술개발‘을 요청해 온 바, 회사가 리튬의 중요성도 인식하고 있고 관련 요소기술에 대한 경험이 있어 개발에 착수했다”고 답했다. 해발 4000m 고지대에서 공장을 건설한다는 비판에 폭스코는 “아르헨티나 염호는 모두 해발 4000m 고지대에 있으며, 아르헨티나 염호에 운영중인 리튬공장(美FMC 20년, 豪Orocobre 3년 등)은 모두 4000m 고지대에 위치한다”고 주장했다.

포스코는 광산 평가사에 리테아(Lithea)의 염호를 LAC 염호보다 과장해서 평가해달라고 부탁한 적 없고 리테아사와 밀약에 의해 협력한 것도 아니라고 밝혔다. 포스코는 리테아 염호에 공장의 흔적이 없다는 것에 “없는 것이 당연하다. 리테아가 약속한 인허가를 진행하지 않아 (2016년 6월) 투자없이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1385억 원을 투자하고도 매출은 3%도 올리지 못했다는 방송에 “투자금액은 광양PosLX 상용화 데모플랜트와 미국의 Li 3사 지분인수(200억원)로 모두 624억 원이며 기술개발 연구비는 761억 원”이라며 “(투자로) 얻은 수익은 탄산리튬 및 기술실시권 판매로 185억 원이었다”고 설명했다.

▲ 지난 3월27일 방송된 MBC 'MB형제와 포스코 2부-백색황금의 비밀' 편. 사진=MBC 동영상 갈무리
포스코는 전 대외협력실 팀장 정민우씨를 지난 4월 서울동부지검에 형사고소했고, 앞서 포스코건설도 3월에 정씨를 검찰에 고소했다. 포스코는 “해직자 정민우 등은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허위사실로 공공연하게 국회에서 기자회견이라는 이름으로 국민들의 현혹시켰을 뿐 아니라, 포스코 회장 후보는 물론 포스코그룹 구성원 모두를 음해하고 모독해 포스코 그룹 임직원 전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이를 방치할 경우 국민들이 잘못된 정보를 사실로 여기게 될 수 있으며, 주주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강력한 법적 조치가 필요하다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MBC 제작진 – 제보자 반박 ”끝까지 갈 것”

이에 PD수첩은 방송한 사실관계에 아무 문제가 없다며 법정에서 진실을 밝히도록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PD수첩 리튬 편을 제작한 김재영 PD(현 MBC스페셜팀)는 “이상득 의원이 비행기 안에서 ’포스코 시키면 된다‘고 말했다는 증언 등을 확보했다. 그것을 포스코는 ‘요청’이라고 표현하고 우리는 ‘압박’ ‘지시’ 등으로 봤다. 팩트가 문제가 아니라 해석의 차이일 뿐”이라고 했다.

아르헨티나의 다른 염호도 4000m 고지대에 있다는 포스코 반론에 김 PD는 “다른 염호의 문제가 아니라 포스코가 투자하려한 (리테아 보유) 포주엘로스 염호가 4000m 지대에 위치한다는 것이며, 거기까지 가는 길이 험하고 비포장 도로여서 접근성이 떨어진 곳이라는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리테아와 밀약이 없었다는 포스코 반론에 김 PD는 “우리는 밀약이 있었다고 보도한 적 없다. 수백억대의 투자피해를 입힌 최씨와 왜 사업을 했는지, 2013년엔 문제가 많으니 안했다면서 왜 2015년엔 다시 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그 사업결과도 안 좋았고, 책임도 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1385억원을 투자해 185억원의 수익을 얻었다는 포스코 반론에 김 PD는 “우리는 매출이 얼마냐고 물었고, 60여 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는 포스코가 보내온 답변을 방송했다. 기술이전료(기술실시권 판매액)이 무슨 개념인지 설명하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 김재영 MBC PD수첩 PD. 지난 3월27일 방송된 MBC 'MB형제와 포스코 2부-백색황금의 비밀' 편. 사진=MBC 동영상 갈무리
PD수첩 강지웅 CP는 12일 “포스코라는 거대기업에 견제와 비판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우리가 전현직 경영인 제보로 최선을 다해 프로그램을 제작했지만 이것으로 끝난 것 아니다. 소송을 제기했으니 법정에서 진실규명을 하고, 그에 따라 더 나은 프로그램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끝까지 갈 것이고 절대 꼬리 내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 CP는 “언론중재위에서 포스코는 제대로 소명도 하지 않았고, 취재과정에서도 적극 임하지 않다가 방송 끝나고 나서 틀렸다고만 하느냐. 소송까지 제기하는 건 거대권력의 횡포”라고 비판했다.

제보자 정씨를 고소한 것에 강 CP는 “위협하려는 것 아니겠느냐. 과거 촛불집회 때 조용히 있다가 집회가 잠잠해지니 한 명씩 검찰수사로 괴롭힌 것과 같다”고 했다.

포스코에 형사고소를 당한 정민우 전 포스코 대외협력실 팀장은 12일 “포스코야말로 수사받아야 할 곳이다. 서울중앙지검이 포스코 수사를 통해 진위여부를 밝혀야 제가 명예훼손 했는지도 가려질 것”이라고 했다. 정 전 팀장은 “포스코가 떳떳하다면 자료를 오픈해야 한다. 내부구성원도 회사 설명에 동의하지 못하는데 문제제기한 시민단체 대표(자신)와 언론(PD수첩)을 겁박하려 하느냐. 소수의 포피아들을 위한 회사로 계속 전락하는 모습을 보니 개탄스럽다”고 했다.

▲ 정민우 전 포스코 대외협력실 팀장. 지난 3월27일 방송된 MBC 'MB형제와 포스코 2부-백색황금의 비밀' 편. 사진=MBC 동영상 갈무리

포스코는 13일 김재영 PD 주장에 “기술이전료 관련 서면답변을 통해 PD수첩에 ‘리떼아와 기술사용계약을 할 때 관련특허기술이 7건, 노하우4건이 포함되어 있었으며 리떼아에서 받은 150억원은 리떼아 보유 염호를 사용해 실시한 리튬 추출기술 현지 시연에 들어간 비용 20억원을 제외하고 포스코 및 포항산업과학연구원, 설비공급사 등에 분배’했다고 설명했으나 방송에는 반영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PD수첩 방송 전, 취재 및 질의에 ‘광양 리튬사업공장 현장방문/공개, 리튬사업 현황을 설명했고, 모두 3차례에 걸쳐 12페이지 분량의 답변서를 송부, 정민우 페이스북 게시내용, 그외 카톡과 유선상으로 답변’ 등을 통해 충분히 설명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