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주도 아는 본사갑질…김상조 맹비난으로 덮어

[아침신문 솎아보기]
문 대통령 최저임금 1만원 공약파기에 사과에 했는데
중앙일보, 대기업도 부담 나눠지자는 공정위원장에 뭇매

2018-07-17 07:25       이정호 기자 leejh67@mediatoday.co.kr

문재인 대통령이 최저임금 3년내 1만원 공약을 못지켜 대국민 사과했다. 세계일보는 17일 1면 머리기사로 이 소식을 보도했다. ‘문 대통령, 최저임금 1만원 공약 못지켜 사과’라는 제목을 단 세계일보 1면 기사는 “후보 시절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달성이 어려워지자 속도조절을 공식화했다고 평가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4일 내년 최저임금을 시간당 8350원으로 정했다. 재계는 이를 두고 원래부터 있던 주휴수당을 끌여들여 “주휴수당까지 합치면 지금도 1만원을 넘었다”고 주장했다. 재계의 억지가 계속되자 한겨레신문은 17일 5면에 ‘처음부터 최저임금서 주휴수당 뺐는데… 합치면 1만원은 억지’라는 제목의 기사로 반박했다.

▲ 중앙일보 1면
▲ 세계일보 1면

한국일보도 4면에 ‘문 대통령 2020년 1만원 공약 못지켜 사과’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문 대통령의 사과는 재계를 대변해온 보수신문은 환영해야 마땅하다. 반대로 진보진영에선 공약불이행에 반발해야 마땅하다. 실제로 진보 지식인들은 내일(18일) 문재인 정부의 사회경제 개혁 후퇴를 비판하는 성명을 낸다. 경향신문은 이 사실을 17일 2면에 ‘문 정부, 사회경제 개혁 후퇴, 진보 지식인들 내일 비판성명 낸다’는 제목으로 다뤘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 정치적 적폐청산, 절차적 민주주의 복원 등의 과제는 성공적으로 추진하면서도 유독 사회경제 개혁에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최근에는 크게 후퇴하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의 최저임금 속도조절론에 보수신문은 환영 대신 더욱 거세게 정부를 몰아붙였다. 중앙일보는 17일 1면 머리기사에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비판하는데 집중했다. 중앙일보는 1면 머리에 ‘최저임금 부담 기업에 떠넘기는 김상조’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갑자기 김상조 위원장으로 화살을 돌렸다. 중앙일보는 김상조 위원장이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가맹점주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가맹)본부의 불공정행위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겠다”고 말한데 발끈했다.

김상조 위원장은 1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오늘부터 시행하는 하도급법 개정안을 설명하며 “중소 하청업체의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부담을 대기업도 나누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는 이 말이 최저임금 부담을 기업에 떠넘기는 걸로 해석했다. 중앙일보는 ‘기업’이라고 말했지만, 김상조 위원장의 발언과 발언 자리의 성격상 가맹본부, 즉 대기업을 얘기할뿐이다. 공정거래위원장이 하도급법을 설명하면서 하청업체의 부담을 대기업도 나누어 져야 한다고 한 게 뭐가 문제인지 모를 일이다.

중앙일보는 17일 4면에도 ‘을의 고통 지적에… 김상조 예정 없던 대기업 갑질조사 카드’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대기업 갑질조사는 박근혜 정부도 줄곧 얘기해온 주제다. 문재인 정부 공정위가 대기업 갑질조사하겠다는 게 1면과 4면 머리기사로 보도할 만큼 대단한 일인가.

▲ 중앙일보 4면

중앙일보는 4면 아래쪽에 ‘편의점주, 가맹수수료 내려라… 가맹본부, 본사 영업이익률 1~4%뿐’이라는 기사에서 중소영세 자영업자가 아닌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신문임을 명확히 했다.

▲ 중앙일보 4면

2년 동안 두 자리 수 인상을 보인 최저임금에도 편의점주들은 최저임금이 문제 본질이 아님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편의점주들의 모임인 편의점협회는 정부와 가맹본부를 향해 “가맹 수수료를 인하하고 점포간 근접 출점을 중단하라”고 밝혔다. 편의점은 일본에서 출발했지만 현재 한국의 편의점 점포 수는 이미 2016년에 3만개(3만 2611개)를 넘어 1개 점포당 인구가 1500명 밑으로 떨어졌다. 그만큼 편의점이 난립해 개별 점포주들은 장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편의점 전체의 총매출액은 늘어나는 반면, 점포당 수익은 계속 줄고 있다.

중앙일보가 4면에 ‘가맹본부, 본사 영업이익률이 1~4%뿐’이라고 엄살을 부릴 때, 한겨레는 1면과 4면에서 ‘편의점주들, 최저임금 넘어 본사 갑질 정조준’이라는 제목으로 가맹본부가 그동안 어떻게 편의점주들에게 갑질을 해왔는데 보여줬다.

▲ 한겨레 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