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봐주기 논란’ 포털제휴평가위 누가 평가하나

[해설] 또 대형매체 봐주기 논란, 이해관계자 중심 구성에 폐쇄적 논의 이어지는 한 의심 해소 못해

2018-07-17 15:10       금준경 기자 teenkjk@mediatoday.co.kr

지난 13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들이 우왕좌왕했다. 원래는 18층 외신기자클럽에서 조선일보 제재를 논의하는 제재소위원회를 열고 19층 엠바고룸에서 언론사 입점을 심사하는 입점소위원회를 열 계획이었다.

그러나 회의 직전 뉴스제휴평가위 사무국은 제재소위를 프레스센터가 아닌 건너편 건물로 옮겼고 입점소위를 19층에서 18층으로 옮겼다. 제휴평가위 사무국 관계자는 “우리 회의는 원래 비공개다. 취재 올 것으로 예상돼 자리를 옮겼다”고 했다. 세간의 주목을 받은 조선일보 제재가 있었지만 보도자료 하나 내놓지 않았다. 뉴스제휴평가위원회가 얼마나 폐쇄적으로 운영되는지 드러난다.

또 대형매체 봐주기 논란

13일 제휴평가위 제재소위는 조선일보에 포털 48시간 노출중단과 재평가 제재를 결정했다. 제휴평가위 규정은 제휴를 맺지 않은 매체의 기사를 우회해 노출하는 제3자 전송행위를 금지하는데 조선일보가 이를 어겼다. 조선일보는 사내 팀인 더스타가 법인독립 뒤에도 기사를 4000건 넘게 내보냈다.

미디어오늘 확인결과 제휴평가위는 조선일보에 50점이 넘는 벌점을 부과했으나 정작 제재는 ‘48시간 노출중단’에 그쳤다. 48시간 노출중단은 벌점 8점에 해당하는 제재 수위다. 제휴평가위 규정은 벌점 10점 이상이면 2점을 초과할 때마다 노출중단을 24시간씩 늘린다. 즉, 조선일보는 몇 주에 걸친 노출중단 조치를 받았어야 했다.

▲ 13일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 전체회의장. 포털 제휴평가위원회의 모든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된다. 사진=금준경 기자

복수의 제휴평가위 관계자에 따르면 위원들은 ‘법인 독립 후에도 이전처럼 기사를 내보낸 건 실수’라는 조선일보의 소명을 수용했다. 제대로 모니터링하지 않은 포털에도 책임이 있다고 봤다. 일찍 문제인 걸 알았다면 시정됐을 가능성이 높아 벌점을 단순 계산하지 않았다.

이런 사정을 감안해도 조선일보 제재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이 곱지 않다. 이유는 제휴평가위가 대형매체에 관대한 판단을 내려와서다. 조선일보를 비롯한 종합일간지와 경제지는 종이신문에 돈 받고 쓴 기사형 광고에 ‘애드버토리얼’이라고 명시하면서도 포털에 ‘기사’로 내보내 논란이 됐다. 이와 관련 평가위는 지난해 11월 제재방안을 논의했으나 “애드버토리얼을 별도로 규정해 직접 제재하지는 않겠다”는 안건이 다수결로 통과됐다.

2016년 11월 제휴평가위 내에서 업계 추천 위원들을 중심으로 입점된 매체에 ‘퇴출 심사’를 하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자 시민사회 추천 위원들이 ‘성명’을 쓰고 반발했다. 이후 기준 점수에 미달되면 제휴 구분에 상관 없이 즉각 퇴출하는 방안이 1표 차이로 가까스로 통과됐다. 조중동 등 종합일간지가 소속된 한국신문협회는 산하 기조협의회를 통해 반발했다. 

결국 ‘재평가’ 조항은 지난 2월 개정돼 즉각 ‘퇴출’이 아닌 점수에 따라 ‘강등’되는 것으로 완화됐다. 한 평가위 관계자는 “일간지 계열사인 코리아타임스가 퇴출되자 일부 위원들 사이에선 구명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고 전했다. 강력한 퇴출심사 방안이 완화된 채 통과된 건 코리아타임스 퇴출 이후 3개월 뒤의 일이었다. 

3기까지 출범했으나 여전히 ‘깜깜이’ 위원회 

포털이 굳이 독립기구를 만든 이유는 제휴심사의 ‘불투명성’ 비판이 많아서다. 2015년 양대 포털이 제휴평가위 설립을 발표하며 ‘공개형’이라고 이름을 붙인 배경이다. 

그러나 제휴평가위는 지나치게 폐쇄적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모든 회의 일정과 장소, 소위원장과 위원장을 제외한 27명의 위원 명단이 비공개다. 입점, 퇴출 심사결과 어떤 매체가 어느 정도의 점수를 받았는지도 모른다. 회의록조차 공개하지 않는다.

제휴평가위는 “위원 신상이 공개되면 로비할 우려가 있다”며 비공개 방침을 유지하지만 제휴평가위에 위원을 추천하는 단체가 정해져 있어 어차피 단체에 로비할 수 있다. 더구나 위원이 임명될 때마다 평가위 추천단체를 중심으로 명단이 돌아 ‘비밀’이 완전히 유지되지도 않는다. 중요한 정책 개정이나 현안을 공개하지 않는 것도 문제다. 제휴평가위는 심사에 나선 이후 지금까지 단 한번도 기자회견이나 기자간담회를 열지 않았다.

▲ 경기도에 위치한 네이버 사옥. ⓒ 연합뉴스

김은경 제휴평가위 제재소위원장은 제휴평가위가 지나치게 폐쇄적이라는 지적에 “우리도 어떤 내용이 있었는지 알기 위해 회의록이 있어야 한다는 논의를 최근 했다. 그 내용이 외부로 (공개하는 것까지) 확대돼야 한다면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8개 단체 독점 구조도 개선해야

제휴평가위 심사가 공정하지 않다는 의심은 설립 때부터 제기됐다. 평가위 준비위원회 때 최초 참여한 단체 8곳 가운데  조중동 등 종합일간지와 연합뉴스 등이 소속된 한국신문협회와 종합일간지의 ‘닷컴사’가 소속된 한국온라인신문협회, 유력 인터넷매체 중심으로 구성된 한국인터넷신문협회,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케이블), 한국방송협회(지상파) 등 5곳이 언론사 이익단체이기 때문이다. 이후 평가위는 현업인단체와 전문가단체, 시민사회단체 등을 추가한 15개 단체로 출범했으나 여전히 이해관계자가 많다.

평가위 참여단체가 고정불변인 점도 문제다. 2015년 심재철 제휴평가위 준비위원장은 “공개형이고 오픈되어 있다. 다른 단체도 참여할 기회가 열려있다”고 공언했지만 3년 동안 단 한 곳의 단체도 바뀌지 않았다. 제휴평가위 사무국 관계자는 “단체를 추가로 넣을지 결정할 권한은 운영위원회에 있다”고 했다. 운영위원회는 평가위 준비위원회 단체들을 말한다. 업계 중심 5개 단체를 포함한 준비위원회 8개 단체가 기구를 개방할 가능성은 낮다.

지난 3월 3기 제휴평가위는 출범 보도자료를 통해 “공정성과 형평성을 높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해관계 당사자로 구성된 조직이 폐쇄적으로 운영되는 한 앞으로도 입점과 퇴출을 둘러싼 공정성 논란에서 자유롭기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