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으로 팩트체크 해주는 시대 올까

빌 아데어 듀크대 교수, 팩트체크 컨퍼런스 참석해 “자동화 팩트체크 모델 구현될 것”

2018-07-18 17:04       정철운 기자 pierce@mediatoday.co.kr

세계적 팩트체크 권위자 빌 아데어(Bill Adair) 美 듀크대 교수가 ‘거짓정보 시대의 저널리즘’이란 주제로 열린 2018 팩트체크 컨퍼런스에 참석해 “언젠가 자동화 팩트체크 모델 구현될 것”이라 전망했다. 18일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진행된 이날 행사는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와 한국언론학회가 주최했고 한국언론진흥재단과 네이버가 행사를 후원했다.

이날 컨퍼런스 키노트 스피치 연사로 나선 빌 아데어 교수는 2009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미국의 정치전문 팩트체크 사이트 폴리티팩트(PolitiFact)의 창안자로, 그가 도입한 ‘진실 검증기’는 진실부터 새빨간 거짓말까지 6단계로 검증 사실을 시각적으로 드러내 오늘날 전 세계 팩트체크의 모델이 됐다. 한국도 SNU팩트체크 프로젝트가 비슷한 모델을 쓰고 있다.

부시 정부까지 기자로 활동하던 그는 듀크대에서 현재 팩트체크와 관련한 다양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두교서를 실시간으로 팩트체킹 하는 팩트스트림(FactStream) 어플리케이션 개발을 주도했다. 그는 현재 TV에서 정치적 발언이 등장하면 진실 검증기가 화면 옆에 등장해 실시간 펙트체크에 나서는 모델도 준비 중이다.

▲ 빌 아데어 듀크대 교수. ⓒ듀크대
▲ 18일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18 팩트체크 컨퍼런스에서 빌 아데어 교수가 발언하고 있는 모습. ⓒ정철운 기자
빌 아데어 교수는 “부시 정부 때 정치기사를 쓰면서 정치인의 주장을 검증 없이 그대로 전달하면서 부끄러움을 느꼈다”고 전한 뒤 “지난 10년간 팩트체킹이 디지털기술과 함께 발전해왔다. 이제는 자동화를 시도하며 새로운 단계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팩트체킹이 활성화되며 이제 정치인들은 쉽게 거짓 주장을 하기 어려워졌다”고 자평했다.

듀크대에 따르면 전 세계 53개국에서 149개의 팩트체크 사이트가 존재한다. 한국도 지난해 대선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거짓 주장이 반복되는 가운데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가 주도해 만든 SNU팩트체크 프로젝트가 주목 받았다. 팩트체크는 최근 몇 년간 가짜뉴스의 증가와 함께 세계적 흐름이 되었다.

빌 아데어 교수는 “이제는 정치인의 주장과 관련한 팩트체킹 스코어를 보여줄 수도 있다. 그러나 여전히 소수의 유권자에게만 팩트체크 결과가 전달되고 있다”며 팩트체크 콘텐츠의 접근성 강화 차원에서 태그 등을 이용해 구글 등 검색엔진에 쉽게 노출시키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최근 개발한 클레임 버스터 알고리즘을 거치면 특정 발언에서 문제가 될 만한 문장을 찾아내 이를 팩트체커들에게 자동으로 보내게 된다”며 “언젠가 대량의 데이터와 질문을 매칭 시킬 수 있는 순간이 올 것이고 자동화된 팩트체크 모델이 구현될 것”이라 전망했다. 그는 “지금 자동화는 매칭 작업에 국한되어 있지만 미래에 완전한 자동화가 가능할 것”이라 강조하며 “음성→텍스트 변환과 자연어 매칭 기술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 게티이미지.
그러나 이날 토론에 참가한 오세욱 한국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위원은 “완전한 팩트체크 자동화가 가능할지 의문이다. 사람이 보더라도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며 “팩트에 대한 최종판단 주체는 여전히 사람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은미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팩트체킹 서비스가 활성화될 수록 미디어리터러시를 기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밝혔다.

듀크대에서 팩트체크 연수를 받았던 김필규 JTBC 앵커는 “책커블(checkable, 검증할 수 있는) 팩트라는 개념이 있다. 결국 팩트체크는 기자 개인 역량에 달려있다. 또한 팩트체크는 노동집약적이다”라고 말한 뒤 “팩트체크는 보통 선거를 거치며 성장하지만 한국은 아이러니하게도 선거 때 팩트체크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공정성 문제를 지적하는 선관위 유권해석 때문”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