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다큐찍다 사망한 독립PD 추모식 ‘무시’ 논란

EBS, 독립PD 추모제 영상협조요청·초청장 등기 받고서 무시… 독립PD들 “치졸한 작태, 구성원들 언제까지 방관할 거냐”

2018-07-20 17:14       금준경 기자 teenkjk@mediatoday.co.kr

EBS 다큐멘터리 제작 도중 사망한 독립PD 추모식에 EBS가 초청과 협조요청을 무시하고 그 이유를 제대로 밝히지 않고 있다.

EBS는 지난 15일 박환성·김광일 두 독립PD의 추모식 초청에 응하지 않고 고인들이 제작한 영상 제공 협조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EBS는 지난 16일 미디어오늘에 초청, 영상제공 협조요청이 “확인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두 독립PD는 2017년 7월 아프리카에서 EBS 다큐멘터리 촬영 도중 부족한 제작비 탓에 현지에서 직접 운전하다 사망했다. 박환성 PD가 독립PD들이 받은 정부지원금의 일부를 EBS가 간접비 명목으로 요구했다고 폭로한 직후였다.

▲ 한국독립PD협회는 지난 15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고 김광일, 박환성PD 1주기 추모식을 열었다. 이날 추모식장에는 KBS, MBC, SBS 사장과 한국PD연합회장, 방송통신위원장 명의로 화환이 왔다. 사진=김현정 PD

독립PD협회는 19일 성명을 내고 EBS 사장실, 언론노조 EBS지부에 등기를 보냈지만 회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독립PD협회는 EBS가 등기를 확인하고도 무시했을 가능성을 언급하며 “직접적 관련이 있는 당사자이자 독립PD들과 상생하고 협력하겠다는 공영방송의 태도라고 볼 수 없는 치졸한 작태”라고 비판했다. 

EBS와 달리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을 비롯해 KBS, MBC, SBS 사장들은 화환을 보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페이스북에 방송계 불공정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독립PD협회는 EBS에 영상 제공 협조요청을 한 사실을 언급하며 “EBS의 담당자인 조직법무부 직원과 직접 통화했고, 그로부터 전달받은 이메일 주소로 공문을 보낸 우리는 유령인가”라고 반문했다.

▲ 2017년 7월29일 서울 마포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고 김광일(왼쪽), 박환성 PD의 영결식이 엄수됐다. 사진=금준경 기자.

독립PD협회는 “EBS 구성원들에게도 묻는다. 언제까지 이 사태를 방관만 할 것인가? 잘못된 과거를 반성하는 것이 그리도 어려운가?”라며 경영진 뿐 아니라 EBS 구성원들의 자성을 촉구했다.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 역시 20일 성명을 내고 “EBS가 두 PD의 죽음을 잊은 것은 이렇듯 EBS가 과거에서 한 발짝도 내딛지 못하고 있음을, 불공정한 갑질 관행을 개선하려는 의지마저도 어느새 망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극명한 단면”이라고 비판했다.

잇따른 성명과 관련한 입장을 묻자 EBS측은 그동안 발표한 상생방안과 노력 등을 설명하며 “현재 전달드릴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