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심의제재 가장 많이 받은 방송사는

부실취재·부주의한 태도 이어진 지상파에 철퇴, 종편 ‘시사탱크’식 막말 줄었지만 선정적·광고성 보도 심각

2018-07-23 18:49       금준경 기자 teenkjk@mediatoday.co.kr

올해 상반기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가장 많은 법정제재를 받은 방송사는 MBC, MBN 순으로 나타났다. 종편의 막말 방송이 줄었지만 재승인 조건에 해당되지 않는 선정적, 광고성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출범한 4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상반기 법정제재 내역을 종합하면 MBC가 7건으로 가장 많았고 MBN(6건), SBS(5건), KBS(4건), 채널A·JTBC(각각 2건), TV조선·YTN·연합뉴스(각각 1건) 순으로 나타났다. 경징계인 행정지도까지 더하면 MBC가 35건으로 가장 많았고 TV조선이 23건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MBN(18건), 채널A·KBS(15건), SBS(14건), JTBC(12건), YTN(5건), 연합뉴스TV(3건) 순이다. 다만, MBC 법정제재 7건 가운데 3건은 김장겸 전 사장 체제 때 방송에 대한 제재였다.

▲ 올해 상반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제재 내역(행정지도 포함). 디자인=이우림 기자.

▲ 올해 상반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법정제재 내역. 디자인=이우림 기자.

법정제재는 방송사 재허가, 재승인 심사 때 방송평가에 감점되는 중징계이고 행정지도는 강제력 없는 경징계다. 법정제재는 주의(1점), 경고(2점), 관계자 징계(6점) 등이 있고 행정지도는 의견제시, 권고 등이 있다.

지상파는 취재 대상과 사회적 약자 등에 대한 부주의한 방송으로 잇따라 제재를 받았다. MBC ‘전지적 참견시점’ 세월호 희화화 논란이 가장 높은 제재 수위인 ‘프로그램 중지 및 관계자 징계’를 받았고 정봉주 전 의원 성추행 논란에서 정 전 의원 측 입장을 대변하는 사진을 공개한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는 ‘관계자 징계’를 받았다.

종합편성채널은 ‘오보·막말·편파방송 관련 법정제재 4건 이하를 유지할 것’을 지난해 재승인 조건으로 부과 받으면서 비교적 신중한 방송을 하고 있다. 특히 채널A와 TV조선 관계자들은 방통심의위 출석 때마다 여야 패널의 균형을 맞추고 진행자가 도를 넘은 발언을 하지 않도록 주의를 준다고 강조해왔다. 허위사실이 아닌 이상 패널의 ‘막말’에 비교적 관대한 4기 방통심의위 기조도 이번 제재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차명진 전 의원이 MBN에 출연해 중국인을 떼놈이라고 비하했으나 즉각 사과가 이어졌고 출연제한 조치가 있었다며 제재하지 않은 것이 한 예다. 

대신 종편과 보도채널 뉴스에서 광고와 구분이 되지 않는 방송이 지속적으로 문제 되고 있다. 연합뉴스TV ‘뉴스11’은 온라인 쇼핑몰을 노골적으로 홍보해 ‘관계자 징계’ 제재를 받았다. 채널A ‘뉴스A’는 한국라면의 세계화를 소개하며 특정 업체의 라면을 부각해 법정제재 ‘주의’를 받았다. MBN은 메인뉴스인 ‘뉴스8’에서 최근 출시된 소형 SUV차량과 새로 개장한 특정 쇼핑몰을 다루는 과정에서 광고처럼 노골적으로 홍보해 각각 법정제재 ‘주의’를 받았다.

▲ 특정 자동차와 쇼핑몰을 노골적으로 홍보해 법정제재를 받은 MBN 뉴스8 보도화면 갈무리.

선정적 보도 역시 이어지고 있다. TV조선은 이영학씨의 아내 자살 장면 CCTV화면을 수차례 방송에 내보냈다. 제재는 행정지도인 ‘권고’에 그쳤다. MBN ‘뉴스BIG5’는 살인사건을 다루며 현장검증 영상을 여과 없이 내보내고  살해장면을 자세히 묘사한 삽화를 반복적으로 노출해 ‘주의’를 받았다. MBN은 이 외에도 ‘뉴스8’에서 마약 구입 과정을 다루고, 이영학씨 딸 친구 살해를 보도하던 중 특정 수면제 구입 방법과 가격 등을 자세히 설명해 비판을 받았다. 윤정주 위원은 “MBN 뉴스가 종편4사 통틀어 성폭력 보도와 살인 보도를 가장 많이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보도에 대한 방통심의위의 대응이 소극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지난 5월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이영학씨 아내 자살장면 보도가 법정제재를 받지 않은 데 대해 “이걸 용인하면 시청률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내보내는 방송을 멈출 수 없다”고 비판했다.

다만 4기 방통심의위는 이전 방통심의위에 비해서는 양성평등 및 소수자 보호 관련 심의에서 나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관련 제재 건수는 2015년 9건, 2016년 13건, 2017년 0건에서 올해 상반기에만 37건으로 늘었다. 강상현 위원장은 취임 때부터 방통심의위가 ‘정치 심의’를 지양하고 ‘시청자 보호’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4기 방통심의위의 여성 위원은 3명으로 9명의 위원 모두 남성이었던 3기 때보다 구성도 개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