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연 성추행 혐의 조선일보 전직 기자 첫 재판 내달 13일

검찰 “조씨, 소속사 대표 생일 장자연 추행하고 술자리 없던 지인에 거짓 진술 회유”

2018-07-23 18:50       강성원 기자 sejouri@mediatoday.co.kr

지난 2008년 신인 배우였던 고(故) 장자연씨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지난달 26일 재판에 넘겨진 전직 조선일보 기자 조아무개(49)씨의 첫 공판이 내달 13일 열린다. 조씨의 변호는 법무법인 평산(담당 변호사 강찬우·정홍주·신성윤)이 맡았다.

앞서 지난달 26일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홍종희)는 조씨를 불구속기소한 이유에 대해 “원 처분청(수원지검 성남지청)은 목격자 진술의 신빙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불기소 처분했으나, 재수사 결과 사건의 핵심적이고 본질적인 부분에서 목격자 진술이 유의미하게 일관되고 목격자 진술을 믿을 만한 추가 정황 및 관련자들이 실체를 왜곡하려는 정황이 명확히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검찰이 적시한 공소사실에 따르면 조씨는 장씨의 소속사 대표 생일이었던 2008년 8월5일 밤 10시30분경부터 11시30분경 사이에 서울 강남구(청남동)에 있는 M가라오케 VIP룸 술자리에 참석했다. 조씨는 이 자리에서 장씨가 테이블 위에서 춤을 추는 것을 보고 갑자기 손으로 장씨의 손목을 잡아당겨 자신의 무릎 위에 앉힌 다음 장씨의 몸을 추행했다.

▲ 지난달 28일 JTBC ‘뉴스룸’ 리포트 갈무리.
복수의 검찰 관계자들에 따르면 조씨는 수사 초기에 장씨와 같은 소속사 동료 연예인이었던 윤아무개씨를 제외한 나머지 참석자들과 진술을 짜 맞추는 등 거짓말을 반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처음에 조씨와 함께 장씨의 소속사 대표 생일 축하 술자리에 참석했다고 진술한 A씨는 조사 결과 이 자리에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럼에도 A씨는 이 자리에 참석해 장씨가 테이블 위에 올라가 춤춘 것을 본 것처럼 진술했다. 그 역시 장씨의 성추행 피해 사실을 보지 못했다고 입을 맞췄지만, 사실 그는 이날 외국에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그는 “조씨가 시켜서 그랬다”고 실토했다.

아울러 조씨는 경찰 조사에서 당시 현장에도 없었던 모 경제신문 B사장에겐 성추행 혐의를 덮어씌우려고도 했다. 조씨는 B사장이 그 술좌석에 참석해 자신과 서로 통성명을 하는 등 인사를 나눴고, 장자연이 테이블 위에서 춤을 출 때 자신을 향해 넘어져 피했는데 옆에 있던 B사장이 성추행을 한 것처럼 진술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조씨가 비교적 세상 물정에 밝은 유력 신문사의 기자로 오랜 기간 근무한 경력이 있으며, 그의 처는 현직 법조인(검사)으로 일반인에 비해 법적 판단 능력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단순히 강요방조죄로 의심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두려워 현장에 있지도 않았던 사람에게 누명을 씌우면서까지 거짓 진술을 했다는 사실은 상식적으로 전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관련기사 : [단독] 장자연 성추행 피의자 처, ‘서지현 사건’ 조사단이었다)

2009년 수사 당시 경기 분당경찰서는 장씨에 대한 강제추행과 강요방조 혐의를 인정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지만, 검찰에서 결과가 뒤집어졌다.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김형준 검사)은 2009년 8월19일 장자연 사건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조씨의 범죄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 지난 4월3일 KBS ‘뉴스 9’ 리포트 갈무리.
하지만 장자연 사건 중 공소시효가 임박한 피해 부분을 집중적으로 검토한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이 검찰 과거사위원회(위원장 김갑배)에 2009년 검찰이 내린 불기소처분은 부당하다는 의견과 함께 사건을 재기해 수사함이 상당하다는 보고서를 제출했다. 이에 검찰 과거사위는 지난 5월28일 조씨에 대한 검찰의 과거 불기소 처분이 증거 판단에서 미흡한 점이 있고 수사 미진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재수사할 것을 권고했다.

검찰은 과거사위 재수사 권고 이후 장자연 사건 강제추행 혐의를 받은 조씨를 다시 불러 당시 술자리 상황을 재차 추궁한 후 형법 제298조(강제추행)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기소 했다. 법원에서 유죄가 인정되면 조씨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조씨는 1995년 조선일보에 입사해 9년간 사회부·경제부·정치부 기자를 거친 후 2003년 퇴사, 2004년 한나라당 후보로 총선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그는 2008년 사건 발생 땐 국내 한 사모투자전문회사 상무이사였다.

경찰이 현직 법조인(검사)이라고 밝힌 조씨의 아내는 현재 부산지검에 있는 장아무개 검사로 장자연 사건 때는 서울남부지검에 재직 중이었다. 장 검사는 지난 1월29일 서지현 검사의 검찰 성추행 피해 폭로 이후 출범한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단장 조희진 전 서울동부지검장)에서 공보 업무를 맡았다.

한편 박종세 조선일보 경영기획실장은 23일 미디어오늘에 ‘반론보도 요청의 건’이란 제목의 공문을 보내어 “앞으로 관련 기사를 낼 경우 ‘전직 조선일보 기자’란 표현을 쓰지 않거나, 해당 인물이 ‘조선일보를 퇴사한 상태였다’는 취지의 보충 설명을 써서 명확히 해줄 것을 요청한다”며 “만약 이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필요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